국회에 구름떼처럼 몰린 취준생들, 이유가?


국회에서 개원 후 처음으로 취업박람회인 ‘대한민국 청년 20만 플러스 창조 일자리 박람회’가 2일 열렸다. 사진 김수정 기자.

“앞으로도 이런 채용 박람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한가로운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모처럼 수천 명의 인파가 2일 몰려들었다. 바로 이날 국회에서 개원 후 처음으로 취업박람회인 ‘대한민국 청년 20만 플러스 창조 일자리 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열린 국회, 열린 일자리’란 슬로건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한진, CJ 등 올해 채용 수요가 있는 기업체 200여 곳과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번 박람회는 청년 구직자나 취약계층에게 다양한 취업기회를 늘리는 한편 우수 중견·중소기업 인지도 제고를 통해 구직자와 기업 간의 윈-윈(win-win) 효과를 내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 기업별로 다양한 채용설명회와 취업컨설팅이 진행되면서 행사장을 찾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한진, CJ 등 대기업 채용공간에는 부스마다 시종일관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인사담당자들 대부분은 구직자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질문에 상세히 답해줬다. 대한항공 박성진 인사전략팀 과장은 “예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놀랐다”면서 “이 때문에 원래 1회로 예정됐던 설명회도 특별히 2회로 늘려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그동안 수많은 채용설명회를 개최했지만 모처럼 이렇게 탁 트인 야외에서 구직자분들과 만나보니 또 다른 느낌”이라며 “요즘 청년 취업 문제가 국가적 문제인 만큼 앞으로도 또 기회가 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한진만큼이나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CJ 오병서 인사팀 대리도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모처럼 좋은 취지의 채용박람회가 진행된 것 같다”며 “구직자들의 호응도 좋고, 다시 이런 행사가 열리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준생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단국대학교에 재학 중인 24살 A양은 “전공이 인문계열이어서 꼭 맞는 채용박람회를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웠다”면서 “이곳에 오니 평소에 하고 싶었던 승무원에 대해 A부터 Z까지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박람회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의상을 전공한다는 23살의 B양도 “지인을 통해서 이번 박람회를 알게 됐다”면서 “그저 취업이 막막하게만 느껴져서 이렇다 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공개형식의 채용박람회가 국회에서 열려서 반갑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는 자기소개서 클리닉이나 즉석으로 이력서 사진을 찍어주는 채용서비스 부스도 설치돼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국회에서는 현재 러시아 순방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을 대신해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박형준 국회사무총장,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안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등이 박람회장을 방문했다. 이 국회부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은 여야가 따로없고, 정부·국회·기업 등 이 시대에 사는 사회지도층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국회 잔디광장에서 국회와 정부가 함께 처음으로 개최한 일자리 박람회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정부는 능력중심 채용·상생 고용 지원 등 다양한 고용 정책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 7월부터 경제계와 함께 청년일자리 기획 20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달에 노사정대타협을 이루면서 노동개혁이 국회입법을 통해 잘 마무리 되면 청년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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