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 영화 사도

[하이틴 잡앤조이 1618]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 영화 사도
국민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의 완벽 조화

국가대표 배우 송강호와 차세대 대표 배우 유아인이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인 ‘영조’(송강호 분)와 ‘사도세자’(유아인 분)로 만났다.
영화 ‘사도’는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도’의 가족사에 집중했다.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만 했던 아버지 영조와 한순간만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의 이야기를 조선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 가족사로 풀어냈다. 이준익 감독은 “56년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두 시간 안에 담아낸다면 3대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남다른 총명함으로 영조를 기쁘게 한 사도의 어린 시절부터 서로의 진심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대리청정’과 두 사람의 갈등이 빚어지는 ‘양위파동’, 그리고 부자지간을 둘러싼 가족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를 밀도 있게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의 극적인 긴장감과 감성을 자극한다.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 vs 떠오르는 대표 배우 유아인 영화 ‘사도’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의 극적 대립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부자지간이지만, 한 나라의 왕과 세자로서의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아버지 영조가 아들 사도에게 거는 기대와 아들 사도가 그토록 목말라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집중을 더 배가시킨다. 특히 영조가 아들 사도를 뒤주에 가두는 장면에서는 공간의 답답함을 넘어 아버지와 아들이 어긋난 사랑에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괴물’,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등 흥행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배우 송강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 왕으로 변신했다. 그는 “영조는 한 나라의 군주이기도 했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기에 영조의 인간적인 고뇌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영조의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기를 하다 보니, 외형은 물론, 호흡과 목소리, 걸음걸이 하나에도 신경써야 했다”고 전했다.
또한 ‘완득이’, ‘베테랑’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 관객 섭렵은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은 유아인은 강압적인 아버지 영조와 갈등하며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사도세자’ 그 자체가 되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유아인은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영조와 사도 부자 사이의 지독한 감정들에 녹다운이 될 정도였다”며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세자로서의 버거운 운명을 짊어진 사도의 감정이 무엇일까에 대해 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근영, 김혜숙 등 주연만큼 돋보인 신스틸러 대거 캐스팅이 영화에는 송강호, 유아인 투톱 외에도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우선 국민 여동생 배우 문근영이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정조의 친모인 ‘혜경궁’ 역을 맡아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남편을 외면하는 비정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배우 전혜진은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역을 맡아 남편과 아들 사이 벌어진 비극을 목도하는 애통한 모습을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또 ‘해바라기’, ‘깡철이’, ‘도둑들’ 등 국민 엄마에서부터 독한 악역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배우 김해숙이 영조의 양어머니 ‘인원왕후’ 역을 연기했다. 김해숙은 사도에게는 한없이 인자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영조에게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 대왕대비의 냉철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이준익 감독은 “사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파생되는 심리변화를 따라가는 영화여서 가족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었다”며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박원상 등 명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비극적인 역사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를 밀도 있게 표현해줬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준익 감독에게 듣는 영화 ‘사도’의 비하인드 스토리

Q. ‘사도’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게 된 계기는? A. ‘사도’는 모두가 아는 역사 이면의 비극적 가족사를 담아낸 영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도’의 가족사에 집중해 ‘영조’와 ‘사도’, ‘정조’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인과관계를 그려내고 싶었다.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사연, 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심리를 따라간다.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영조’와 ‘사도’의 갈등에 관객들이 공감하고 사극을 더욱 가깝게 만났으면 했다.
사실을 근거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결국 사람이 존재한다. ‘영조’와 ‘사도’, ‘정조’, ‘혜경궁’, ‘영빈’을 포함한 수많은 인물들 사이의 심리와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Q. ‘영조’와 ‘사도’를 어떻게 그려내고 싶었나?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는 어땠나?A. “송강호라는 배우가 ‘영조’이고,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사도’다”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왕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송강호는 ‘영조’ 그 자체였다. 카메라 앞에서 매 순간 단 일초도 ‘영조’가 아닌 적이 없었고, 그야말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과정에도 ‘사도’ 역할에 계속해서 유아인을 떠올렸다. 유아인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반골 기질이 ‘사도’를 느끼게 했고, 연기 디렉션 없이도 훌륭하게 해냈다.

Q. 영조, 사도, 정조 3대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인 듯하지만, 남자들을 둘러싼 여자들의 관계도 흥미롭다. 가족관계이면서 동시에 권력관계인 그들의 관계를 어떻게 그려냈나?A.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고, 부엌살림은 모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회적 역할이 부여되면 그것과 상충되는 부분이 가족 안에서 발생한다는 뜻인데, ‘영조’와 ‘사도’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성숙하는 과정 안에서 관계의 갈등을 얼마나 지혜롭게 잘 극복해내느냐가 삶의 전체를 이루는 방향이다. 권력을 중심으로 남자들의 주변부에 있는 여자들이 아니라, 권력 이상의 가치로서 여성들의 생각과 선택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도 남자들 못지않게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걸고 목숨을 건 채 자신의 가치관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여성들이다.

Q. 이준익 감독이 제시하는 <사도>의 관람 포인트는?A. 56년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두 시간 안에 담아낸다면 3대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 속 인물들을 명료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그들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순간순간의 인물과 인물 사이에 깊숙이 들어가는 심리와 감정에 집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글 강홍민 기자ㅣ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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