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도제교육 현장을 가다!

“기업현장에서 직접 만지며 실습하니까 새롭기도 하고 이해도 훨씬 잘 돼요”안성두원공고-(주)아이엘티 도제교육 현장탐방

기술 명장을 꿈꾸며 새벽 구슬땀을 흘리는 학생들이 있다. 2주 간격으로 학교에서는 이론을, 현장에서는 실무를 익히고 있는 안성두원공고 학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안성두원공고를 포함한 전국 9개교(157개 기업, 513명)를 산학일체형 도제시범학교로 지정한 이후, 올해 3월부터 기업과 학교가 손을 잡고 스위스.독일식 도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부터 도제학교를 전체 공업계열 특성화고에서 운영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특성화고는 475개교이며, 그중 공업계열 특성화고는 203개교다. 특히 교육부는 “올 하반기까지 특성화고 41개교를 추가 선정해 도제교육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학일체형 도제교육’ 확대 시행으로 능력중심사회의 기반을 닦아 고졸 채용을 장려하고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하며 전문 기술.기능인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안성두원공업고 기계과 2학년 학생 3인(이준혁.김상호.김철중)은 현재 우수중소기업 (주)아이엘티에서 압출.금형 분야 현장경력 36년의 베테랑인 김호연 생산기술부장의 지도를 받고 있다. 학교와 기업,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하이틴 잡앤조이 1618>이 도제시범교육 현장을 찾았다.

도제교육 참여학생 인터뷰“현장중심 도제교육 통해 기술명장 꿈꿔요”이준혁.김상호.김철중 안성두원공고 기계과 2학년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느끼는 도제교육의 장점은 무엇인가요?이준혁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교실에서 이론으로 다져왔던 것을 기업 현장에서 직접 만지며 실습하니까 새로워요. 이해도 더 잘되고요.
김상호 기술적인 궁금점이 바로 해결된다는 게 좋아요. 현장 선배님들에게 질문을 하면 바로 답을 해주시니까요. 추상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기계의 실물을 통해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거죠.
김철중 배우면서 일도 하고, 근로수당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다른 친구들보다 미리 사회생활을 접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도제교육 현장실습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는지?이준혁 기업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맞춤형 교재가 있었으면 해요. 생산기술부장님께서 현장지도 시간에 전수해 주신 핵심 내용을 잊지 않고 복습하고 싶거든요.
김상호 고등학교 생활 동안 이론과 실습 모두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 아쉬운 점은 별로 없어요. 다만 자신의 전공분야와 매치되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으면 좋겠어요.
김철중 2주 간격으로 학교와 회사를 오고 가는 스케줄이라 생활에 균형을 잡기가 힘들 때가 있어요.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생각보다 더 체력관리가 필요한 부분이고요.

도제교육 마친 이후의 꿈은?이준혁 기술 명장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현장 선배님들께 노하우도 많이 배우면서, ‘나만의 기술’이 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트레이닝할 생각이에요. 부모님도 처음엔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요즘은 제 목표를 믿고 지지해주고 계시죠. 경력을 쌓으면서 기계 분야의 후진학도 계획하고 있어요.
김상호 끊임없이 노력해서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해줄 수 있는 전문 기술?기능인이 되고 싶어요. 훗날 저만의 실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자신 있게 가르칠 수 있는 정도라면 ‘행복한 기술 전문가’가 아닐까 싶어요.
김철중 야간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기술 경력을 쌓은 후 기계 분야에 대해 좀 더 깊은 공부를 하면서 실력도 갖추고 싶어요.



도제교육 현장교사 인터뷰“36년 기술 노하우 전수…우수 기능인력 육성하는 게 큰 보람이죠”김호연 (주)아이엘티 생산기술부장 (압출?금형분야 경력 36년)
학교와 기업, 정부 차원에서 도제교육에 대한 협업은 잘 이뤄지고 있나요?아주 잘 이뤄지고 있어요. 선생님들도 회사에 자주 찾아와 현장을 체크하시고, 학생들을 담당하는 실무자끼리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해요. 하지만 아무래도 도제시범교육이 첫 발을 내딛는 상황이라 애로사항도 있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아요. 그래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학교와 기업에서도 협력해 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압출.금형 분야 경력 36년의 베테랑 기술자로서 도제교육의 장점은 꼽아주신다면?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도제교육을 통해 기술인을 꾸준히 양성하면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겠죠. 학교에서는 기초이론, 현장에서는 실무를 경험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테고요. 제대로 안착하기만 한다면 회사와 학교, 학생들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 생각해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도제교육이 학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조건들이 더 필요합니다. 병역특례 등의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특성화고를 졸업한 기술인력들이 더욱 업무지속성을 갖고 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겠죠. 그리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는 사실 정해진 ‘매뉴얼’보다는 ‘경력과 경험’이 우선입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대부분의 기술자들이 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그것을 고려한 현장 중심의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술 명장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바람이 있다면요?후계자들에게 나의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하고 현장에서 뿌듯하게 물러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좋은 기능인력을 육성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도제교육이 그 발판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요. ‘기술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에요. 필요하다면 공부도 더 해야 하고요. 순수 경험을 통해 익히고 배워야 하는 분야인 만큼 끈기와 책임감, 생활력을 가지고 일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도제교육 특성화고 교사 인터뷰“도제교육 실시 후 수업 분위기도 좋아졌죠”성기훈 안성두원공고 도제특성화부장
안성두원공고는 도제학교 시범사업에 선정돼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이론 과목을 배우고 있나요? ‘현장 훈련’(OJT)과 ‘현장 외 훈련’(Off-JT) 등 2개의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학교에서는 공작기계, 3D모델링, CAD/CAM, 기계CAD, 금형제작, 금형설계, 정밀측정 등 본교의 사업 분야(금형제작과 절삭가공)에 초점을 맞춰 교과목을 편제하여 운영하고 있죠.
도제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현장 실습’에 대한 관심과 태도는 어떠한가요?대부분의 학생들이 자발적 의지에 따라 도제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도제교육 직전부터 현장에서 OJT를 실시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관심도가 아주 높고, 태도도 성실한 편입니다. 현장에서 쓰일 기술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수업 분위기도 좋아졌어요.
‘도제학교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꼽는다면요?기업체 현장 교육을 통한 실무 적응력이 높아지고, 재교육 비용 절감 및 이직률 감소로 생산성이 향상되는 게 장점이죠. 반면, 참여학생들이 ‘근로자이면서 학생’이라는 ‘학습근로자’ 신분을 가지고 있기에,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김지윤 기자ㅣ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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