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지원 때 '라이프스타일' 본다며 "연애 경험은? 몸매는?" 묻는 기업들

입사 지원 때 '라이프스타일' 본다며 "연애 경험은? 몸매는?" 묻는 기업들
하반기 공개채용 시즌을 맞아 최근 각종 기업에 지원서를 넣고 있는 최모씨(26)는 지난주 한 투자증권사의 신입사원 공채에 응시했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 ‘연애 경험은 몇 번인가’ ‘현재 자신의 체형은 어떤가’ 등의 질문이 서류전형 문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연애 경험 질문에는 ‘없다’ ‘1번’ ‘2번’ 등 답지에서 하나를 골라야 했고, 자기 체형에 대해서도 ‘마름’ ‘조금 마름’ ‘보통’ ‘통통’ 등의 선택지에 표시해야 했다.
최씨는 “입사 지원을 하기 위해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하는 게 너무 굴욕적이어서 답지를 클릭할 때 손가락이 다 떨렸다”며 “이 질문들이 지원자의 인성이나 업무 역량을 평가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해당 기업은 “우리회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알아보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학벌이나 스펙이 좋은 사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 자사와 잘 맞는 사람을 선별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일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지나치게 사적이고 민감한 사항을 물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기업들이 전공이나 업무지식 관련 시험과 별개로 일종의 ‘성격테스트’를 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지원자의 성격과 성향, 라이프스타일 등을 파악한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연애 횟수나 몸매 등에 대한 질문은 당혹스러울 뿐 아니라 굴욕적이라는 지원자의 의견이 많았다.
서울YMCA가 23일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 중 입사지원서를 확보한 28개 기업에서 각각 계열사 한 곳을 골라 분석한 결과 3곳은 키와 몸무게 등 신체사항 기재를 요구했다. 회사 내에 아는 사람이 누구인지와 트위터 계정을 쓰도록 한 기업도 있었다. 한 기업은 지원자에게 집이 월세인지 전세인지 자택인지 답하게 했다.
마지혜 한국경제신문 기자 looky@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