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학식 먹을래 5화. ″파워블로거 1년 만에 성공!″

가톨릭대학교. 지하철 1호선 역곡역에서 내려 북부역 방면으로 나오면 마을버스가 있다. 남부역 방면으로 나오면 셔틀버스가 있다. 아무거나 타면 된다. 3분 이면 정문 도착.
보통 학식 메뉴를 고를 때는 학생이 추천해준 메뉴를 먹는다. 오늘 추천한 메뉴는 바로 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라면+밥’이 최선이라는 말에 학식을 주문하러 갔는데 웬걸 라.면.품.절.
l 가톨릭대 CU 새우탕면과 짜왕, 스프라이트 2+1(각 1,050원 1,500원 2,200원)
다른 메뉴를 추천할 줄 알았더니 학생식당을 나와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렇게 오늘은 '새우탕'과 '짜왕'을 마주 놓고 학식타임을 진행했다(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삼각김밥도 품절이었다).
컵라면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기다리며 물었다."요즘 만나는 사람 있어?""뷰티 블로거 친구들이요!"

"쇼핑몰 대외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파워블로거가 됐어요."

3학년에 재학 중인 ‘사이다양’(*어떤 상황에서든 솔직하게 말해서 보는 사람들이 속 시원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은어 ‘사이다’를 몸소 실천하는 여대생)은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다. 파워블로거의 정의는 제각각이지만 한 마디로 ‘블로그 운영만 잘해도 별다른 아르바이트 없이 생활이 가능한 블로거’. 하루 평균 방문자 2,000명, 이웃만 2,700명 수준이다.
음식점부터 시작해 미용실, 병원 등 체험해보고 후기를 써달라는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들어오는데 이름처럼 사이다양은 너무 솔직하게 써서 체험후기를 보고 다시 의뢰가 안 들어온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도 그 덕에 파워블로거를 2년째 유지하고 있다는 그녀의 소신 있는 발언에 처음부터 “아… 진짜 사이다다”
처음 시작은 A기업 쇼핑몰 대외활동이었다. 대부분 기업 대외활동은 기업을 홍보하는 게 주요 미션인데 사이다양이 하게 된 쇼핑몰 대외활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제 기획전을 열고 파는 게 미션이었다. 소위 말해 팀을 이뤄 실제로 MD 체험을 하는 격이었다.
"제품 선택부터 구성, 마케팅까지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어요. 정말 잘 하고 싶어서 개인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제 블로그에서 먹는 거, 입는 거,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리뷰 해 보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어요. 그 반응을 토대로 제품을 선택하고 실제 쇼핑몰에서 팔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이런 사이다양의 판단은 적중했다. 다른 친구들은 화장품이나 옷, 신발 등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했는데 사이다양이 속한 팀은 브랜드 제품이 아닌 화장할 때 사용하는 ‘리필쿠션’을 패키지로 기획해 판매했던 것이다. 사이다양은 이후에도 꾸준히 블로그를 활용해 대외활동을 해나갔고 그 해 1등을 차지했다. 물론 대외활동이 끝날 무렵 블로그에 파워블로거 배지도 달았다..

"12명 중에 3명에게 면접 기회를, 1명에게는 인턴 기회를 줘요"

사이다양은 오늘 기준 23살로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다. 학점은 19학점을 신청했고 부전공까지 진행 중이다. 일주일에 3~4일은 아르바이트, 파워블로거 유지를 위해 주 2~3회 블로그 포스팅을 한다. 얼마 전부터는 H화장품 회사의 서포터즈 활동도 시작했다.
"대외활동은 할 만큼 했어요. 이번 화장품 회사 대외활동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총 12명이 활동을 하는데 우수 활동자 3명에게는 인턴 면접 기회를 주고 그중에 1명은 실제로 인턴을 할 수 있거든요."

"이랑주 비주얼 머천다이저처럼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어떻게 재학 중에 아르바이트에 대외활동까지(심지어 연애도 한다) 무소의 뿔처럼 밀고 나갈 수 있는지 궁금했다.
"아니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중학교 때부터 상담을 꾸준히 받았어요. 특별히 무슨 일이 있어서라기 보다 고민이 있으면 상담실 가서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고 실천하고 그 훈련을 반복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도 취업상담을 받았는데 제가 직업을 선택할 때 한 쪽으로만 치우치는 것 같다고 다른 쪽 인턴도 해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복수전공하니까 학점 관리도요 ㅎㅎㅎ"
"어떤 직업?"


"MD(Merchandiser)요! 대외활동에서 MD를 해본 탓도 있지만 비주얼 머천다이저 이랑주님을 알게 되고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이랑주 대표님처럼 전통시장 컨설턴트가 되고 싶어요. 그 분 이야기 살짝 들려드리면,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한국에 있는 시장은 왜 똑같고 재미가 없지? 생각하셨대요.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컨설팅 하다가 본인도 뭔가 답답함을 느끼셨는지 전 세계 시장투어를 떠나신 거예요. 그리고 그 일에 빠져서 우리나라 전통시장 살리기를 시작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지난 방학 미국으로 여행 갔을 때 플리마켓을 얼마나 열심히 돌아다녔는지 몰라요. 그 분에 이어 저도 대한민국 플리마켓의 대중화를 이뤄보려고요!!(히히히) 나중에 기회 되면 한 번 만나보고 싶어요. 저 이거 신청도 혹시 기사 나가면 이랑주님이 보시지 않을까 해서 했어요!!(히히히)"
<출장 고민 상담소>라기 보다 <출장 힐링 상담소>였다. 비록 컵라면은 불어터져 제대로 못 먹었지만 사이다양의 청량감 넘치는 시원한 언변 덕에 에너지가 솟구쳤다. 먹다 남은 컵라면은 잘 분리수거하고 마지막으로 블로그 초보자를 위한 팁 몇 가지 훔쳐서 서울로 돌아왔다.

<사이다양이 알려주는 블로그 운영 TIP>1. 1000번을 흔들려야 파워 블로거가 된다.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고 금전이나 무료 시식, 물품 제공 등을 이야기하며 포스팅을 의뢰하려는 쪽지도 참 많이 받았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고 정보를 주는 만큼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의뢰들을 모두 거절해왔다. 외부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색이 담긴 블로그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2. 밥 먹고 포스팅만 하냐? "응"꾸준함을 이길 장수는 없다. 밥 먹듯 포스팅 히라. 꾸준히 포스팅한다면 블로그의 품격은 상승할 것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대외활동 때문에 시작한 블로그라 규모가 작았다. 매주 쏟아지는 미션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하게 포스팅했고, 덕분에 대외활동할 때도 큰 도움이 됐다. 성실한 포스팅은 메타블로그(개별 블로그를 하나로 묶기 위한 일종의 블로그 포털 사이트)에도 노출이 많아져 점차 방문자 수가 늘어날 것이다.
3. 공들인 포스팅은 기본, 키워드와 타이밍이 관건!블로그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키워드와 타이밍'이다. 좋은 타이밍의 키워드 선점이 관건. 실제로 대외활동 블로그 포스팅 미션 대부분은 상위 노출을 중점적으로 보는 편이다. 상위 노출을 위한 키워드를 미리 분석하고 타이밍을 주시하라. 가령, 한 인기가수의 신보가 나온다고 하면 미리 관련 소식을 수집하고 신보가 뜨길 기다린다. 이후 그 신보가 발표되자마자 타이밍을 노려 포스팅하면 상위노출을 점할 수 있을 것. 그러나 상위노출에만 너무 집착해서도 안 된다. 블로그의 질이 저하될 수 있으니까. 공 들인 포스팅은 말 안 해도 절대 조건!
기획·글 캠퍼스 잡앤조이 nyr486@hankyung.com그림 BOXI(웹툰 '여대생의 정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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