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학식 먹을래. 프롤로그

'고민이 있거나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솔루션은 뭘까.'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고민스러울 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지?”하면서 숱하게 고민했고 이유도 말 안 해주고 떠나간 연인 때문에 “내가 뭐가 못나서?” 하면서 힘들어 본 적은 있지만 그 어디에도 해결방법은 없었다. 그래도 빨리 메뉴를 고르라는 엄마의 다그침에 가까운 물음 때문에 매번 짜장면 또는 짬뽕을 선택할 수 있었고, 무료통화 다 쓸 때까지 나의 푸념을 들어주던 친구와 배배 꼬인 혀로 외계어를 늘어놔도 술 잔을 부딪치며 들어주던 선배가 있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방법, 들어주기'
나는 대학생과 관련된 ‘복잡 다양한’ 일을 4년 째 하고 있다. 덕분에(?) 대학을 졸업한지 꽤 됐지만 끊임 없이 대학생들을 만나며 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날도 대학생 친구 한 명과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언제부턴가 친구들이 수업 끝나면 모두 ‘칼퇴’(대학생 표현을 그대로 옮김)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시간표 잘못 짜면 밥도 못 먹고 공강시간이 아니면 수다 떨 타이밍도 없어서 이런저런 고민은 많은 데 정작 어디다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래서 본인도 삼김(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수업 몰아 듣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상태라고. 그 날 의도치 않게 두 시간이 넘도록 우리는 대화를 이어나갔고 그 속에서 나는 짜장면 짬뽕을 다그치던 엄마가 되기도 하고 술 잔을 부딪치며 푸념을 들어주던 선배가 되기도 했다.

'나랑 학식 먹을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왠지 더부룩했다. 대학생 때 워낙 선배들에게 밥을 많이 얻어먹은 탓인지 마음이 더부룩했다. 그때 선배들이 베푼 ‘공강시간 학식’의 자비로 내가 점심을 편의점에서 때우지 않을 수 있었구나, 공강시간에도 외롭지 않았구나. 하면서 어느새 감사일기를 쓰고 있었다.
졸업하고 선배들과 공강시간에 밥 먹던 시절을 떠올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동시에 “이제 내가 자비를 베풀 차례가 된 건가?” “그래, 그래도 학식 한 끼 먹으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고민이든 뭐든 그냥 무작정 털어놓고 나면 좀 후련해지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기 보다 그럴 선배가 없을 수도 있잖아?” “음.. 내가 들어주면 어떨까, 한 끼 사주면서? 학식 한 끼 그까이꺼…”
그렇게 시작된 <출장고민상담소> "나랑 학식 먹을래?" 요즘 대학생들의 달달하거나 외롭거나 숨막히는 이야기. 다음주부터 시작됩니다.

나랑 학식 먹을래 1화. ″500일 만난 남자친구가 있어요.″나랑 학식 먹을래 2화. ″공대생은 광고/마케팅 공모전 하면 안 되나요″"나랑 학식 먹을래?" 참여신청 >> (클릭)
기획·글 캠퍼스 잡앤조이 nyr486@hankyung.com그림 BOXI(웹툰 '여대생의 정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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