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과열…'공직박람회' 한해 한번만 연다

공시 과열…'공직박람회' 한해 한번만 연다"공시족 양산 부추겨"

"고교생까지 시험에 매달려"혁신처, 올해부터 규모 축소서울서 9월에 1회만 개최전국 순회 박람회는 폐지
공직 채용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매년 여는 공무원 채용박람회가 올해부터 대폭 축소된다. 공직박람회가 과도한 공무원 시험 열풍을 부추겨 ‘공시족’을 양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사혁신처는 9월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서울 코엑스에서 ‘2015 공직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서울을 비롯해 대구, 광주, 충북 지역에서 공직박람회를 열었지만 올해는 서울에서만 개최하기로 했다. 박람회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관련 예산도 지난해 5억원에서 올해 3억5000만원으로 30% 삭감했다.
2013년에는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춘천 등 5곳에서 공직박람회를 열었다. 2011년부터 매년 열리는 공직박람회는 그동안 공직에 관심 있는 국민이 보다 쉽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 외에도 지역 거점 도시를 순회했다. 이진 혁신처 인사정책과장은 “‘대한민국 공무원 되기’ 등 공직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홈페이지가 있어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굳이 박람회를 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혁신처 안팎에서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하는 와중에 공직박람회가 과도한 공무원 시험 열풍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처에 따르면 공직박람회 참가자는 연간 10만여명에 이른다. 박람회에선 채용정보 제공뿐 아니라 기관별 채용 부스와 상담 및 모의면접 등이 열려 수험생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 혁신처의 설명이다.

혁신처는 참가자 중 최소 3분의 1 이상은 고등학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고교 졸업생의 공직 진출 기회를 늘리기 위해 2012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에 사회 수학 과학 등 고교 과목을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일선 특성화고 학교에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1학년 때부터 ‘공무원 취업준비반’을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처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이를 정도로 공시족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굳이 앞장서 공무원 채용을 홍보하는 행사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도 최근 고등학생들이 앞다퉈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한국경제신문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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