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석굴암 주제 특강 개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31일 오후 1시부터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3층 제3회의실에서 황종연 교수(동국대 국문과)를 초청 '동양적 숭고-일본 제국 풍경 중의 석굴암'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의를 진행한다.
이번 강연은 IUC(국제한국학센터)와 성균관대인문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IUC 한국학 여름 특강’의 일부다. 지금까지 김흥규(고려대 국문과 명예교수), 강관식(한성대 회화과) 교수 등 국내 인문학계의 최고 석학을 초청했다. '식민성과 고유성, 한국의 근대에 관한 입장들'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한국학 연구자 간의 열띤 토론이 있어왔다.
앞서의 특강을 통해, 근대국민국가와 자본제, 합리주의와 자유와 평등의 이념 등을 원천으로 하는 서양사의 근대 개념과 내재적 발전론을 넘어서 동아시사에 적합한 고유한 시대구분과 ‘복수의 근대’ 개념이 필요하다는 입장들이 견지됐다.
특히 이번 황종연 교수의 강의에서는 한국 근대문화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는 ‘신라’가 이해되고 상상되는 맥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다.
황종연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라에 대한 사실과 이미지가 식민지 시기에 '만들어진 전통’이자 식민자와 피식민자 간의 교섭과 타협의 결과라는 개념을 제기한 바 있다.
‘신라’라는 형상은 민족의 단일한 이야기 형태로 그 민족역사의 인물과 사건을 통합하는 낭만주의적, 민족주의적 역사 담론에 제국일본의 로컬리티 담론, ‘동양의 미’ 담론이 결합해 생겨난 것이며, 경주와 나라(奈良), 교토를 잇는 일본의 ‘고대 동아시아사’관이 투영된 결과라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이번 강의는 ‘석굴암’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재와 상징물에 대한 일본의 역사, 미학 담론을 중심으로 ‘신라’가 어떻게 이해되고 ‘복원’되었는지, ‘신라’로 대변되는 “황혼의 동양미”가 어떻게 제국일본의 대동아 담론이나 파시즘의 미학에 접속되었는지를 따져볼 예정이다.
이번 강의는 지난 몇 년간 국내외 한국학자들의 뜨거운 논쟁이 된 식민지 근대성, 근대 경험의 특권화 논쟁을 둘러싸고 국내외 연구자 간의 국적과 세대를 뛰어넘은 치열한 2차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UC 특별 강연의 첫 번째 강연자이기도 했던 김흥규 교수과 황종연 교수는 근대성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두고 최근 몇 년간 치열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황호덕 IUC 센터장은 “이날 특강에는 해외 한국학 연구가 근대사 프레임이나 식민성 연구에 너무 특권적 지위를 부여해왔다는 비판을 가해온 미국 한국학계의 권위자인 존 던컨 UCLA 교수와 한국에 유학 중인 미국, 일본, 중국의 젊은 학자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이라 근대 특권주의 논쟁이 국내외학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IUC 설립의 견인차 역할을 한 존 던컨 교수는 IUC의 해외위원회의 의장이기도 하다. IUC의 한국학 특강은 모든 인문학 연구자와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한편, 이번 IUC 여름 특별 프로그램에는 주당 20시간의 한국어와 한문 교육 외에도, 김흥규(고전문학), 황종연(현대문학), 강관식(회화사), 송도영(인류학) 교수 등 국내 석학들의 특별 강연이 편성됐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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