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전거 종주기] ① “‘젊음’이라는 엔진을 달고 다녀오겠습니다”

2015년 6월 23일 화요일
# Day 1. 출발 전“‘젊음’이라는 엔진을 달고 다녀오겠습니다”

명지대 4명의 친구가 6월 30일부터 8월 17일까지 동유럽 자전거 종주에 나선다. 남다른 계절학기를 보내겠다고 해서 팀 이름도 <계절학기>다. <캠퍼스 잡앤조이>는 총 49일간 계속되는 이들의 여행기를 앞으로 두 달 동안 싣는다. 마지막에는 이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다.

본격 종주 전, 4명은 1박 2일간 서울 북가좌동부터 양평캠핑장까지 라이딩하며 서로의 호흡을 맞춰봤다.

l 왼쪽부터 김훈호, 오승혁, 박찬빈, 최지호) 사진=계절학기
서로 다른 나이, 전공을 가진 4학년, 취준생 넷이 모였다. 스펙과 취업에 대한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대학생활에서 꼭 한번쯤 하고 싶은 것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우리는 돌아오는 계절학기, 자전거를 타고 동유럽으로 떠난다.


#특별한 계절학기에 도전하다
대학생에게 계절학기는 지옥과도 같다. 졸업학점을 채우기 위해서, 재수강을 통해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서 아주 덥거나 아주 추운 계절에 학교에서 힘들게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계절학기를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학교 강의실이 아니라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길 위에서 배워보기로 다짐했다. 우선 동유럽 10개국에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선정했다.


예를 들어 폴란드에서는 전쟁, 체코에서는 사랑에 대해 배우고자 한다. 10개의 주제에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많은 배움의 주제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들이 담겨있다. 진정한 배움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을 무대로 한 살아 숨 쉬는 공부를 하기 위해 우리만의 계절학기를 기획하게 됐다.
처음에는 자전거 문화가 잘 정착돼 있고 세련된 북유럽을 가고 싶었지만 물가가 비싸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또한 네 명 모두 서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있어 동유럽만 남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화려한 건축물과 세련된 문화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펼쳐져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유럽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同유럽(함께 가는 유럽)의 의미까지 더해진다.
#‘젊음’이라는 엔진을 달고 다녀오겠습니다
특별히 자전거 여행을 기획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네 명 모두 자전거를 좋아하고, 함께 라이딩을 하면서 더 친해졌기 때문이다. 또 ‘젊음’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무기인 우리에게 자전거는 최적의 이동수단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두 팔로 핸들을 직접 돌려 방향을 결정하고, 두 다리로 페달을 밟아 속도를 결정한다는 점이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훈련이자 준비과정이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이자 우리의 젊음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를 택했다.

미국의 자전거 선수 존 하워드는 “자전거는 이상한 탈것이다. 승객이 엔진이 된다”라고 말했다. 우리 몸은 어떤 엔진보다도 뛰어난 기관이다. 페달을 밟아 크랭크축에 전달한 회전력이 체인을 통해 뒷바퀴에 전달되고, 뒷바퀴가 굴러가며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 계절학기는 ‘젊음’이라는 엔진을 달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실행으로 옮기기까지 수많은 두려움과 걱정들이 우리를 에워쌌지만 젊기에 우리는 할 수 있고, 함께이기에 이 도전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우리와 같은 고민과 같은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젊다는 것. 그래서 도전해야 하고, 그 도전은 무모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말이다. ‘나중에’ 라는 말로 무기한 연기하는 실수는 하지 말자. 나중은 없다. 지금, 오늘의 젊음을 아낌없이 사용하자. “49일간 더 뜨겁게 배우고 오겠습니다.”
글·사진 계절학기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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