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지난 1984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선보인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5번째 영화이니 아주 수명이 긴 명작이다. <터미네이터>는 현재 나의 엄마·아빠 세대에서 아주 큰 충격과 전율을 선사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어온 바 있다.
그러나 흥행한 1, 2편에 비해 3, 4편은 졸작에 가깝다는 혹평을 들으며 터미네이터의 위상을 잠시 움츠러들게 했다. 전작의 평가가 명성에 부끄럽게 참혹했지만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달랐다. 단언컨대,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터미네이터 전설을 부활시킬 것이다.
영화는 로봇 군단 스카이넷이 인류의 운명을 손에 쥐게 되며 인간 저항군 리더 존 코너가 사람들을 이끌고 로봇 군단과 맞서는 전쟁, 1984년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구하기 위한 과정, 그리고 2017년 현재 전쟁을 동시에 그려냈다. 역대 시리즈를 대표하는 시간 여행이라는 요소는 유지하되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적 전쟁 상황을 겪는 설정을 추가했다.
그렇다고 관객들이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데이비드 엘리슨 프로듀서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단순한 후속편이나 프리퀄, 혹은 리메이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구상한 원작 <터미네이터>의 세계를 완벽하게 새로 만든 버전”이라고 말하는 만큼 전작의 구성을 포함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맛 좋은 비빔밥처럼 잘 비벼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작의 연속성을 뒤로하고 캐릭터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리부트 시리즈라는 형식은 원작 골수팬에겐 서운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 터미네이터의 아이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부활은 <터미네이터>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불러 흥미를 끌 만하다.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캐릭터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 세팅된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차가운 금속 덩어리처럼 보이는 그는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내적으로 진화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녀관계를 연상케 하는 모습은 이번 시리즈에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더불어 스카이넷이 미래 인간 저항군 존 코너의 탄생을 방해하기 위해 시간 여행으로 살인 병기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T-1000(이병헌)을 보냄에 따라 존 코너를 열렬히 따르는 부하 카일 리스가 뒤를 따르는 시간 여행과 최첨단 나노 입자로 만들어져 변형이 자유롭고 제거할 수 없는 완벽한 터미네이터이자 존 코너인 T-3000(제이슨 클락)이 인류의 희망에서 최악의 위협이 되는 순간순간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뛰게 한다.
이 외에도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시나리오가 관객들의 예상을 빗나가며 즐겁게 해줄 것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대사 “난 늙었지만 쓸모없진 않아”와 같이 “아 윌 비 백(I’ll be back)”언제나 다시 돌아와 임무를 해내는 터미네이터 T-800의 부활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시선을 압도하는 스케일의 이 영화를 보며 느낄 흥분과 세세한 감정들은 관객이 직접 느끼길 바란다. 영화에서 계속 반복되는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다”라는 메시지처럼 종결된 스카이넷과의 전쟁을 뒤로 한 채 앞으로 보여줄 <터미네이터>의 미래가 기대된다. 오는 7월 2일 개봉된다.
장희원 대학생 기자(고려대 영어영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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