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U턴 입학’, 용기있는 선택을 한 그들의 이야기

전문대 ‘U턴 입학’, 용기있는 선택을 한 그들의 이야기
취업난을 증명하듯 일반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으로 발길을 돌린, 이른바 ‘U턴 입학’이 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문대학으로 재입학한 학생이 연간 1,000명 이상에 이른다.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케아세대’ ‘취업깡패’ ‘5포세대’ 등 취업난을 실감케 하는 신조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한다. 최근에는 열정페이와 관련해 청년인턴사원 고용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의 고용률은 2009년(40.5%) 이후 외환위기 수준으로 하락했다.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높은 취업률을 앞세운 전문대학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높아져 지난해 2월에는 교육부가 ‘전문대학 육성사업 시행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의 전문대학을 일자리 중심의 특성화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전문인재 육성과 실무중심의 교육, 창업교육 강화를 통한 기업맞춤형 인력 양성이 목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2015년도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문대학 총 지원자는 154만 명으로 전년도(147만 명)에 비해 7만 명이 증가했다. 경쟁률도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으로 재입학하는 ‘유턴 입학’ 지원자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전문대학으로 재입학한 학생은 전국적으로 3,638명으로, 연간 1,000명 이상이 발길을 돌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턴 입학생들을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4년제 대학에서 조소과를 전공하고 졸업 후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권영은 씨는 현재 배화여대 유아교육과에 재학 중이다. 권씨는 재입학을 결심한 이유로 취업난을 꼽았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했다. 전공한 미술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미술을 계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미술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유아교육이었다. 배화여대 유아교육과가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턴 입학생인 김혜경(배화여대 국제무역 2) 씨는 “원하는 분야는 아니었지만 전망이 있는 전공이라는 생각에 재입학을 선택했다. 하루빨리 졸업해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밝혔다.
김용주(대림대 건축과 2) 씨는 “어린 나이에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일반대학교로 진학했으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했다. 다시 4년제 대학에 다니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데다 빠른 시간에 많은 전문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대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턴 입학은 대부분 관련 직종 취업률이 높은 과에 집중된다. 전문대학에서는 실무 위주 교육을 통해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고, 체계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수 있다. 김혜경 씨는 전문대학의 강점으로 ‘생생한 실무교육’을 꼽았다. 김씨는 “전문대학에서는 교수님들로부터 현장의 생생함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공 교수님들이 대부분 전·현직 실무경험자들이어서 실무를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다. 지금 배우는 부분이 회사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바로 알 수 있어 더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용주 씨는 “일반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저렴하고 수많은 장학금 혜택과 국가장학금 혜택까지 더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다. 더불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전문대학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재입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권영은 씨는 “전문대학을 통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보인다면 충분히 알아본 후 재입학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혜경 씨 역시 “자기만의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도전해도 괜찮다. 원하는 전공을 정확히 찾아 입학한다면 꿈을 향한 지름길을 찾게 될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글 최지현 대학생기자(배화여대 국제무역 2)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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