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랜드·한화생명, 1박2일 면접 때 뭘 했을까
게임 통해 팀워크 평가예비선배의 직장생활 멘토링
지난달 29일 강원도 설악 켄싱턴호텔서 열린 이랜드의 상반기 신입채용을 위한 합숙면접. 이랜드 제공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1박2일 합숙면접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통상적인 면접 방식으로는 입사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채용을 완료한 기업 가운데에는 삼성생명, 기아자동차, 한화생명, 이랜드, 기업은행 등이 합숙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가렸다. 합숙면접에서는 해당 기업이나 업(業)에 대한 지식만을 보는 게 아니라, 취업 희망자의 인성 등을 함께 체크하는 경우가 많다. 한 대기업 취업 담당자는 “취업 준비생들은 먼저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의 합숙면접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살펴보고 면접에 임하는 게 좋다”며 “기업들이 지원자 가운데 면접 컨설팅까지 받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매번 다양한 면접 방식을 적용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성까지 살핀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한 번에 320여명씩 총 3회에 걸쳐 합숙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장소는 충북 충주연수원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충주연수원으로 가기 전 기업은행 본사에 집합하는 순간부터 평가를 시작했다”며 “이동하는 중 담배를 피우거나, 길거리에 침을 뱉으면 감점을 줬다”고 말했다.
충주연수원에서 진행되는 합숙면접은 각 조의 조장 및 부조장을 뽑는 ‘아이스브레이킹’, 각종 게임을 통해 팀워크를 살펴보는 ‘IBK챌린지’, 찬반토론, 개인별 프레젠테이션(PT), 팀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됐다.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지원자들이 영업직원 역할극을 해보는 롤플레잉(RP) 면접을 도입했다. 이동규 기업은행 인사과장은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는지, 기업은행의 상품이나 업무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롤플레잉 면접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설명회로 꾸민 이랜드
이랜드는 지난달 29~30일 강원도 설악산 켄싱턴호텔에서 입사 지원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합숙면접을 치렀다. 프로그램은 조원들의 팀프로젝트 발표와 각 사업부장의 사업부 소개, 이랜드 인사담당 임원의 미래비전 특강, 먼저 입사한 예비 선배들의 직장생활 조언 등으로 구성했다.
안은정 이랜드 인사팀장은 “회사 구성원들의 강의를 통해 지원자들이 이랜드에 대해 제대로 알고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숙박면접은 회사가 우수인재를 선발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지원자에게는 그 회사가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영업역량 파악한 한화생명
한화생명은 영업, 계리, 자산관리 분야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와 분당·수원 지역단, 용인 연수원 등에서 합숙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한화그룹의 역사와 성과에 대한 발표, 그룹PT, 개별수행 과제 발표, 직무역량 면접 등으로 이뤄졌다. 개별 과제로는 ‘1인 가구 고객을 겨냥한 상품개발’ ‘신규 고객 유치 방안’ 등 영업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과제를 집중적으로 출제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