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되는 학과 갈 걸”... 대학생 태반이 전공 선택 ‘후회’

대학생 90% 가까이 "전공 다시 선택하고파"문과생 위한 융합교육 확대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4.4.18


대학생들이 전공 선택에 취업률을 크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대학생 및 대졸자 566명에게 ‘대학에 진학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61.0%가 ‘그렇다’고 답했다.
후회 이유로는 ‘취업이나 실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답변이 63.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87.9%는 ‘고3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선택할 것’이라는 답변이 전체 비율 26.4%로 가장 높았다.
인문계 대상 SW 교육 및 채용 확대
취업난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학과로는 단연 인문계열이 꼽힌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지난 5월 18일 “인문계 전공자를 위한 획기적 취업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방안 중 하나가 비전공자가 참여할 수 있는 IT/SW 특화과정 개설이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최근 인문계생을 상대로 한 SW교육 프로그램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삼성은 2013년 신입채용에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부문 채용전형인 SCSA를 도입한 데 이어 일년 뒤인 지난 2014년에는 아예 SCSC(Samsung Convergence Software Course)를 만들었다. SCSC는 비전공자 대상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채용 프로그램으로 대학 때부터 SW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견 및 중소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5월 31일까지 지원서를 접수받고 신입을 채용 중인 검사장비 개발업체 고영테크놀러지는 올해부터 SW인재 채용문을 기존 공학 및 자연계열 전공자에서 인문계로까지 확대했다.
인문-이공 융합채용, 구직자도 원한다
정재계의 이러한 방침은 실수요자인 취업준비생의 요구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이상준 직업능력개발정책센터장이 대학 3·4학년 재학생 8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훈련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문·사회 등 문과계열 학생의 56.2%가 ‘이공계 분야로의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과정에 참여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연계전공을 통해 공학수업을 이수하는 문과생도 늘고 있다. 지난 2013년 비전공자에게도 문호가 열린 인하대의 소프트웨어융합공학에도 인문대생이 대거 몰렸다. 일 년 새 인문대생 중 다전공자의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
편입도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 A대학 영어영문학과 2학년을 마치고 한양대 화학공학과 편입을 준비 중이라는 대학생 양씨(24)는 “문과와 공대는 취업을 준비하는 것부터 다르다. 공대생들은 학과공부가 취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문과는 이 외에도 인턴경험, 자격증, 해외봉사 등 더 다양한 스펙을 쌓아야한다”며 “하지만 문과는 이렇게 노력해도 취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아예 공학을 전공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아 편입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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