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쯤 쉬어가도 괜찮아. 당신의 게으른 하루를 위한 도심 속 쉼터 4

하루쯤 쉬어가도 괜찮아 당신의 게으른 하루를 위한 도심 속 쉼터 4
따사로운 햇빛에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게 되는 요즘. 하지만 우리에겐 잠시 책상 위에 엎드릴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시험이 끝난 후 쏟아지는 과제와 계속되는 취업준비의 압박. 봄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쁜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친구와 뒹굴며 만화를 볼 수 있는 만화카페부터 눈치 보지 않고 낮잠을 잘 수 있는 해먹카페까지. 당신의 게으른 하루를 위한 최적의 장소 4곳을 소개한다.
만화카페 연극보다가 만화 | 내 집 같은 편안함 만화방 하면 생각나는 것은 퀴퀴한 냄새와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 이런 만화방의 이미지를 과감히 깨버린 만화카페가 있다. 바로 혜화동에 위치한 만화카페 ‘연극보다가 만화’.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파란 간판 아래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면 젊은 여사장님, 일명 만화방 언니가 손님을 맞는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벌집 모양의 공간들. 내 방처럼 편하게 누워 만화를 볼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일본식 난방기구인 코타츠와 입구 바로 옆에 숨겨진 작은 방도 손님들이 애용하는 공간이다.

카페 오른쪽에는 1만 7000여 권의 만화책이 빽빽하게 책장에 꽂혀있다. 다른 만화방과 달리 검색 앱이 있어 보고 싶은 만화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만화방 언니가 추천하는 만화는 순정만화 <너에게 닿기를>과 <연공>. 감수성 풍부한 언니는 손님이 있음에도 <연공>을 읽다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고.


만화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간식거리! 만화방 언니가 만화를 보면서 먹기 좋은 메뉴들을 준비했다. 강력 추천 메뉴는 이름도 귀여운 ‘피치봉봉’. 카페라떼에 복숭아 알갱이가 들어있는 여름 겨냥 음료다. 단맛, 쓴맛, 부드러운 맛이 조화된 오묘한 맛이 난다.
주소 서울 종로구 동숭길 64 지하 1층 이용요금(시간제) 1시간 2400원, 추가 10분 400원. 평일 종일권 1만8000원. 가격 아메리카노 2500원, 피치봉봉 3500원, 컵밥 4형제(김치·새우·소불고기·낙지) 4000원, 수제 요거볼(딸기·피치·플레인) 3500원, 맥주 3500원.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문의 02-766-1475 약다방 봄동 | 오직 나만을 위한 맞춤약차 한적한 서울 동교동 골목에 위치한 카페 ‘약다방 봄동.’ 외관상으로는 가정집인지 카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일상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의료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택을 개조했기 때문. 그래서일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진다.


‘약다방 봄동’은 카페지만, 커피를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손님들의 정신·신체 상태를 고려하여 그에 맞는 약차를 제공한다. 개인의 상태에 최적화한 천연재료를 가공하여 원하는 목적과 상황에 따라 기능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식 ·음료를 개발한 것. 더욱 많은 사람들이 카페라는 편안한 공간을 통해 잃어버린 본연의 미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약차의 종류는 크게 ‘바디(Body)차’와 ‘브레인(Brain)차’로 나뉜다. 그 중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바디차 중 ‘복잡하다’의 민방(悶方)과 ‘피곤하다’의 고방(痼方). 홍시주스, 생강레몬차 등 약차 이외의 음료도 준비되어 있다.
홍시주스( 8000원)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족욕도 인기 메뉴. 입욕제를 넣은 물에 발을 담그면 온몸의 피로가 풀린다. 6월 말 즈음에는 약이 되는 술 ‘팅크(Tinc.)’도 판매할 예정이다. 건강한 차와 술로 진정한 휴식을 맛보고 싶다면 ‘약다방 봄동’을 방문해 보자.
족욕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12-13 가격 바디(Body)약차 1만1000~1만3000원, 브레인(Brain)약차 8000~9000원, 홍시주스 8000원, 매실배주스 7000원. 운영시간 약다방 봄동 오전 11시~오후 11시/ 한의원 평일 오전 10시~오후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문의 070-4639-2221
레트로카페 트레이더 | 그 시절 추억의 게임 “거기 버섯 먹어!” 카페에서 버섯이라니? 정말 버섯이 들어간 샌드위치라도 파는 것일까? 카페를 찾은 손님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 컴퓨터 화면을 보니 추억 속의 게임 ‘슈퍼 마리오’의 게임 캐릭터가 열심히 뛰어다닌다. 2만 여 가지의 고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레트로카페 트레이더’의 풍경이다.

‘레트로카페 트레이더’는 마리오 시리즈와 드래곤볼 시리즈로 유명한 패미컴과 슈퍼 패미컴, 갤러그·서커스의 재믹스(MSX), 아랑전설·사무라이 스피리츠의 네오지오 등 다양한 게임기와 게임 CD를 보유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데 동전은 필요하지 않다. 자유롭게 원하는 게임기 앞에 앉아 설명을 읽고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게임카페라고 해서 메뉴가 빈약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 신경 써서 고른 에스프레소 머신과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 맛이 일품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요즘은 블루베리 스무디가 인기다. 카페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고전 게임을 서로 사고 팔 수 있도록 위탁판매도 진행한다.
주소 서울 서초구 효령로 316-1 2층 가격 아메리카노 4000원, 카페라떼 4500원, 요거트 스무디 6000원, 또띠아 6000원.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문의 070-8807-6910
카페 낮잠 | 마시멜로보다 달콤한 낮잠 쉿! 카페 ‘낮잠’에 가기 위해선 3층 계단을 오르는 동안 잠시 말을 아껴야 한다. ‘낮잠’에서는 일상에 지친 손님들이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낮잠’은 지난해 8월 말 서울 계동에 문을 연 해먹카페다. 낮잠을 자거나 책을 보는 등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내부는 깔끔함 그 자체다. 탁 트인 공간에 의자 모양 해먹과 일반 해먹 14개가 적당히 떨어져 매달려 있고, 크고 작은 화분 외에는 가구나 장식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해먹은 100% 면으로 이루어져 고단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또 해먹마다 가리개가 있어 자는 동안 마음껏 흐트러질 수 있다.

손님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온도와 습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새소리·물소리 위주의 자연의 소리를 틀어놓는다. 알람 서비스도 제공한다. 원하는 시간을 말하면 사장님이 직접 깨워준다. 이용요금은 시간제로, 차 한 잔 값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 메뉴는 직접 담근 매실차다. 주말에는 오후 3~5시 손님이 많으니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 시간대는 피할 것.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4길 27 이용요금 1시간 5000원(커피/차/음료 포함), 추가 30분 3000원 추가운영시간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무), 주말 오후 1시~오후 8시문의 nazzzam8@naver.com, 010-5141-0741

글 한선주 인턴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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