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HMAT “이번엔 역사에세이보다 공간지각이 어려웠다”

HMAT 역사에세이는 ‘무난’공간지각영역 “문제 이해하기 어려웠다”HMAT 합격자 결과 발표 ‘4월 넷째주’
지난 4월 11일 서울 송파구 가락중학교에서 치러진 현대자동차 인적성검사(HMAT) 에 응시하기 위해 구직자들이 문을 들어서고 있다. 이도희 기자

<2015 상반기 HMAT 역사에세이 문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라는 사건이 미국 탄생의 토대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약탈이라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시오.- 현대자동차의 5가지 핵심가치 중 2가지에 해당하는 역사적 사실을 각각 서술하시오.

4월 11일, 'HMAT(현대자동차그룹 인적성검사)'가 서울 등지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많은 응시생들이 우려했던 역사에세이는 예상보다 평이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신 대다수가 공간지각영역에서 신유형이 출제돼 시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펜 사용이 금지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자동차 외에도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카드, 현대제철, 현대다이모스 등 신입 채용이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동시에 HMAT를 진행했다.
현대자동차는 서울과 부산, 전주 등 세 지역에 고사장을 마련하고 정기공채 및 상시채용, 인턴전형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했다.
결시율에 대해서 응시생들은 체감으로 따지면 사실상 ‘0%’라고 말했다. 가락중에서 시험을 치른 이모씨(25)는 “한 반의 정원이 30명이었는데 빈 자리가 한 개도 없었다”며 “현대모비스등 다른 계열사에 응시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결시자가 없거나 많아봐야 1~2명 정도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번에 상시채용전형으로까지 역사에세이 평가를 확대한 현대자동차 대신 다른 계열사를 선택한 구직자가 많아 오히려 현대자동차 외에 다른 계열사 고사장의 결시율이 낮은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대차, 가락중에 555명… ‘공간지각’ 어려웠다
현대자동차 서울 고사장 세 곳 중 한 곳인 송파구 가락중학교에서는 총 555명이 30명씩 19개 반에 흩어져 시험을 치렀다. 공식 입실은 7시 50분부터 진행됐지만 일찌감치 도착한 응시생들은 고사실 출입문이 개방되기만을 기다리며 학교 안의 벤치에 앉아 자료를 읽는 등 긴장된 모습으로 임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중학교에서 치러진 현대자동차그룹 인적성검사(HMAT) 시험장 안내판. 이도희 기자

8시 35분, 언어이해 영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험이 진행됐다. 이번 현대자동차그룹 HMAT는 언어이해(25문항/30분), 논리판단(15문항/25분), 자료해석(20문항/30분), 정보추론(25문항/30분), 공간지각(25문항/30분), 인성검사(112문항/60분) 등 총 6과목으로 진행됐다. 인성검사까지 완료된 오후 1시부터는 현대자동차 응시생들에 한해 15분의 휴식 후 역사에세이 문제가 주어졌다.



특히 공간지각 영역은 지난해 상반기 ‘공간지각’에서 하반기 ‘도식이해’라는 이름으로 대체됐다가 올 상반기 다시 치러졌다. 수시로 바뀌는 이름 만큼 난이도에 대해서도 구직자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전반적으로는 ‘많이 까다로웠다’는 분위기다.
가락중에서 시험을 치른 이모씨(25)는 “대부분 전개도의 최종 모형을 요구하는 형태였는데 3개 도형 각각의 전개도를 주고 기준면을 중심으로 다각도로 회전시킨 뒤 이 3개 모형을 합쳤을 때의 최종 형태를 찾는 문제였다”며 “특히 질문 자체가 이전보다 까다로워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전개도 문제는 그림을 그려보는 게 수월한데 펜 사용이 금지돼 머릿속에만 떠올리느라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중학교에서 HMAT를 치른 응시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도희 기자

역사에세이는 ‘무난’
올 상반기 역사에세이 문제는 지난해보다 평이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현대차가 배워야 할 점이나 저평가된 인물을 논하라고 해 구직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정형화 된 틀에서 벗어난 질문을 던졌다"고 평가받았다.
올해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라는 사건이 미국 탄생의 토대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약탈이라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시오.’ ‘현대자동차의 5가지 핵심가치 중 2가지에 해당하는 역사적 사실을 각각 서술하시오.’ 두 개 문제를 주고 이중 한 개를 선택해 30분 동안 700자 쓰도록 했다.
특히 현대차가 작년까지 이공계열 직무를 대상으로 하는 정기공채에만 역사에세이를 실시했던 것을 이번 상반기에는 비이공계열 직무인 상시공채 지원자에게도 적용키로 하면서 지난보다 관심도 뜨거웠다.
상시채용 응시생 장모씨(26)는 “문제를 보고 ‘딱 내 거다’ 싶었다”며 “영어영문학과라서 평소에 문학작품 등 책을 읽을 일이 많았는데 그동안 읽었던 책의 내용을 적극 활용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응시생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문제가 쉬웠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끝내고 바로 이랜드로
한편, 일부 응시생들은 시험이 끝난 뒤, 헐레벌떡 뛰어 나와 황급히 택시를 잡아타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이랜드그룹의 직무적성검사를 치르기 위해서였다.
이랜드그룹도 현대차와 같은 날인 4월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이랜드의 경우 오전 8시와 오후 2시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함에 따라 오후로 배정받은 일부 수험생들이 현대차와 이랜드 두 군데에 모두 응시하고자 한 것이다.
고사장 정문에서 만난 한 응시생은 “벚꽃축제 등 주말엔 행사가 많아 혹시 길이 막히지는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두 곳 모두 어렵게 붙은 만큼 어떻게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서둘러 뛰어갔다.
HMAT 결과는 4월 20~24일 중 발표된다. 이후 1차면접(4월 27일~5월 8일), 1차면접 발표(5월 18일~22일), 2차면접(5월 26일~29일), 2차면접 발표(6월 8일~12일)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다. 인턴 지원자는 5월 11일~15일 1차면접 후 6월 29일부터 7주간 인턴실습을 치러야 한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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