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취업에 필요한 뉴스만 쏙쏙 전해드립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챙기는 스마트폰부터 거울·신발·TV까지, 모든 물건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자기소개서, 인적성, 면접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데도 ‘필요’ 한것들이 있다. 각종 면접을 위한 시사·상식을 알뜰하게 정리한 요약본 같은. 그래서 박태훈 뉴스퀘어 대표(28)는 결심했다. ‘취업준비생을 위한 뉴스’만 재구성하기로.





























박태훈 1988년생 2013년~ 뉴스퀘어 대표·편집장


취업준비생이 하루아침에 ‘대표’가 됐다. 취업준비를 하다보니 시사·이슈 정보를 제대로 정리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스물 여섯의 박태훈 씨가 ‘뉴스 스퀘어’ ‘뉴스의 제곱’이라는 뜻을 담아 ‘뉴스퀘어’라는 이름을 걸고 2013년 9월 냉큼 대표직을 맡은 것이다.
박 대표가 구상한 뉴스퀘어의 임무는 뉴스를 재구성해 취업준비생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 이미 발표된 기사들을 가운데 취준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사만 선별해 500~600자로 요약해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요약한 기사들을 모아 시간 순서대로 배열해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 어떤 사안에 대해 꾸준히 관심 갖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전후 사정을 뉴스 하나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려운 용어 풀이는 물론 어떤 기사를 참조해 요약했는지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정제된 내용의 기사들을 모아 또 한 번 재구성해 깔끔하게 요약해 내놓는 일은 ‘전문 글쟁이’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 “언론사시험을 준비하는 기자 지망생이었느냐”고 묻자 대뜸 '컴퓨터'와 'IT'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전공은 중어중문학이에요. 부전공으로 정치외교학을 했고요. 정치외교학과 특성상 사회 뉴스를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 많이 접하거든요. 그래서 뉴스에 관심이 많았죠. 어린 시절 컴퓨터학원을 운영하시던 부모님 덕분에 컴퓨터가 익숙해 항상 IT와 뉴스를 결합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찾은 직군이 ‘포털뉴스 에디터’였다.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기업에 지원을 거듭할 수록 직접 선별된 뉴스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욕심이 커졌다. 면접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뉴스 소비 방법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새로운 뉴스 소비 방법을 알기 위해 국내·해외의 뉴스 전달 플랫폼을 찾기 시작했다.
유사한 미디어 사례를 수없이 공부한 끝에 300~500자의 짧은 요약글과 손가락을 움직일 필요 없이 ‘한 화면에 담기는 뉴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고민 끝에 2013년 9월 탄생한 뉴미디어가 뉴스퀘어였다. 대표가 되기로 마음먹고 사이트를 열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한 달. 워드프레스를 이용해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은 없었다.


“뉴스들을 모두 모아 이해하기 쉽게 새로운 뉴스로 만드는 작업은 엄청난 정성과 시간이 필요해요. 게다가 해외의 중요 이슈까지 섭렵하려면 인력이 필요하겠더라고요. 하지만 처음 뉴스의 재생산을 아이디어로 떠올렸을 때 막상 ‘힘들겠다’ 싶었던 것은 콘텐츠 생산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UX, UI부분에 대한 고민이 컸죠.”
팀원은 구하면 되고, 잠은 줄이면 됐다. 하지만 박 대표는 사용자들이 보기에 편한 화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문지식은 없지만 ‘일반 사용자’와 ‘제작자’ 입장을 오가며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 그때처럼 해외·국내 뉴스 서비스 샘플을 한 데 모아 지양해야 할 것과 지향해야 할 것들을 골라냈다. 그 중 뉴스퀘어에 적용할 것들을 골랐고, 지금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지난해 3월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살아남기가 녹록치 않은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뉴스퀘어가 생존전략으로 삼은 것은 관심 이슈, 카테고리에 대한 뉴스만 받아볼 수 있는 ‘푸쉬 기능’과 ‘디자인’.




“다른 뉴스 애플리케이션과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한국의 뉴스 앱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죠. 하지만 범용성이 있어야 하는 뉴스 특성상 웹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양쪽으로 신경 쓰고 있어요”


가이드라인 두고 객관성 유지… ‘요약’ ‘객관’ ‘흐름’이 핵심아무리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해도 콘텐츠가 좋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터. 박 대표가 말하는 뉴스퀘어 콘텐츠의 핵심은 ‘해설’이다.
“뉴스퀘어의 모든 콘텐츠는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이해를 줄 수 있는가’에 따라 생명이 갈려요.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에 아무것도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고 하면 판정 방식에 대한 정보, 검사 과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거예요. 한 가지 이슈에 대해 단계별로 밟아나가며 차근차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거죠.”
따라서 뉴스퀘어에서는 뉴스를 편집하고 재생산해내는 에디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콘텐츠를 만들어 보내기 때문에 회의 때를 제외하고는 모여서 일을 하지는 않지만, 기사 재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확실히 지킨다.
“우선 이슈를 선정할 때는 회의를 통해 스토리 단위로 뉴스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선정해요. 또 이슈마다 각각 다른 성향의 신문을 2개씩 묶어 총 6개의 신문을 참조하죠. 야당과 여당의 의견을 꼭 실어야 하고요. 이때 뉴스퀘어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용어가 있으면 단어 해설도 덧붙이고요. 이 과정에서 논문이나 사전을 참고하기도 해요.”
이렇게 생산해내는 콘텐츠는 하루 평균 6~7개. 3명의 에디터가 함께하고 있다. 하루에 10개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
'재생산'해내는 데 저작권과 관련한 문제는 없을까? 박 대표는 주변의 우려가 많아 저작권에 대해 철저히 공부했다. 개인의 사상이나 표현, 주관은 저작권에 위배될 소지가 있지만, 글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새로운 글을 만들어내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
덧붙여 저작권 위배와 관련해 다양한 업무를 하는 언론진흥재단이 오히려 뉴스퀘어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스타트업의 수명은 길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박 대표는 “아직 회사라고 보기 힘들다”며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도 아직은 부족한 듯싶다”고 말했다.
사실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자본’이 있어야 하기 때문. 지금까지는 서울시의 지원과 박 대표의 자본금으로 사무공간을 마련했지만 앞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3개월 전만 해도 ‘투자’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뉴스·미디어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전망이나 수익부분에서 비관적으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엄청나게 빠른 성장을 보이는 분야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지금 바람은 ‘뉴스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를 만나는 거예요.”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패키지 형식으로 콘텐츠를 묶어 판매하거나, 사용자들에게 퍼블리싱을 할 수 있는 부분도 기획하고 있다고.
박 대표의 고민은 비단 수익성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기술주도형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다. 즉,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디지털 독자들을 대상으로 더 나은 정보를 줄 수 있는 미디어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이다.
하지만 장기 목표는 잠시 제쳐두고, 현재는 정치·경제·국제·사회 등 4개의 카테고리에서 IT·문화·스포츠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취업준비생들에게 특화한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뉴스퀘어 이용 TIP취업준비 벼락치기용으로 딱! 면접 일주일 전에만 읽어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요. 하루 만에 읽기는 양이 다소 많으니 일주일 전쯤이 적당합니다. 깊게 논의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슈와 관련해 한마디라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면접에서 엄청난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글 김은진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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