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에 ‘해외대’ 유학생 몰린다




국내 벤처에 해외파 인재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최근 해외대 출신 유학생들이 국내 벤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별다른 채용공고가 없어도 먼저 이력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헬스케어 앱 개발사 눔코리아는 지난해 미국 와튼스쿨 출신 유학생을 인턴으로 고용했다. 당초 인턴 채용 계획이 전혀 없었지만 먼저 이메일로 지원서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입사의지를 표시한 데 감동을 받아 2개월간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
기업 평판서비스 업체 잡플래닛에도 최근 방학을 맞은 해외대 출신 인력들이 대거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채용 기간이 아닌데도 방학을 맞은 해외대생들이 수시로 인턴 채용문의 메일을 보내고 있다”며 “워낙 인재가 많아 국내파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라고 전했다.
아예 회사를 설립하는 창업 유행도 거세다. 특히 벤처의 중심지인 미국 유학생을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제로 국내 대형 벤처 CEO 중에도 미국 유학파가 상당수다.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는 펜실베니아대학을 졸업했고 김범석 쿠팡 대표도 하버드대 출신이다. 잡플래닛의 공동대표인 황희승, 윤신근 대표는 모두 미국 에모리대학교의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처럼 해외파들이 대거 벤처로 몰리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벤처의 글로벌화’를 꼽고 있다. 해외 진출을 앞둔 벤처들은 외국어 역량을 갖춘 유학파를 원하고 유학파는 벤처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해 서로의 요구가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벤처기업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 중 해외 수출기업은 33.0%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30.7%보다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012년 40.7%보다는 다소 줄어든 규모지만 여전히 3분의 1에 달하는 벤처가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류성곤 눔코리아 홍보담당자는 “벤처기업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어 역량이 뛰어난 해외대 출신 유학생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에 재학 중인 현승희 씨(가명)는 “국내 대기업은 비교적 조직 문화를 중요시 해 유학생들이 지원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보다는 외국어나 업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벤처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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