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달콤 쌉싸름한 남자, 피오키오 윤균상



윤균상 1987년생 세한대 뮤지컬학과 재학 중2012년 드라마 <신의>로 데뷔 2013년 영화 <노브레싱> <금지된 장난> 2014년 드라마 <갑동이> <피노키오>


크림화이트 컬러의 터틀넥 니트는 잭앤질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훈훈한 외모로 많은 여성시청자를 설레게 한 배우 윤균상. 요즘 그는 꿈속을 헤매는 듯 어지럽다. <피노키오> 속 ‘기재명’과 이별해야 한다는 것도, 오롯이 배우 윤균상으로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는 것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 꿈속의 달콤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다.

오늘 촬영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 오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거든요. 너무 오랜만에 사진촬영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하고요. 긴장했는데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잘 마쳤어요.
균상 씨를 만나러 간다니 많은 여성이 환호하더라고요. 얼떨떨해요. 드라마 <신의>를 통해 데뷔했는데, 그때도 조연이었지만 나름 큰 역할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사극의 특성 때문인지 알아보는 분이 거의 없었어요. 당시 팬 카페도 있었는데 말이죠.(웃음) 요즘은 간간이 알아보는 분도 생겼고, 지인들이 “주변에서 사인 좀 받아달라고 한다”는 말씀도 해주시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제 이름이 올라 깜짝 놀랐어요.
드라마의 파워인가요? <피노키오>가 균상 씨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큰 작품일 듯해요. 종방에 대한 아쉬움도 클 것 같고요. 정말 저에게는 의미가 큰 작품이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신인배우를 감독님이 믿고 써주셨잖아요. 저를 배우로 처음 알리게 됐고, 많은 사랑도 받게 해준 작품이어서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감독님은 균상 씨의 어떤 면을 보고 캐스팅했을까요? 드라마 <갑동이>에서 감독님을 처음 뵈었어요. 그때는 굉장히 작은 역할이었죠. 그 인연으로 <피노키오>의 오디션 기회를 얻게 됐어요. <갑동이>는 또래 남자배우들과 뭉쳐 다니며 굉장히 재미있게 찍었거든요. 그때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보신 듯해요.
커다린 슬릿이 들어간 니트는 쏘잉바운더리, 체크 팬츠는 잭앤질
지금까지의 촬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부분이에요? 맨홀 살인이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오열하는 장면이지요. 스태프들 앞에서 감정을 끌어올려 연기하던 그 순간도 기억에 남고, 그 모습을 TV를 통해 보던 때의 느낌도 잊지 못하겠어요. 연기에 대한 피드백이 많이 오기도 했고요.
야외촬영이 많은 편이잖아요? 추워서 늘 귀가 빨개져있어 안타깝더라고요. 사실 연기할 때는 추운 줄 모르고 찍어요. “컷” 소리가 나고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면 그때부터 추위가 느껴져요. 방송에서 엄청 추워 보였는지, 팬들의 선물이 대부분 핫팩·귀마개 같은 방한용품이더라고요.(웃음)
추위보다 더 힘든 것이 있었을까요?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늘 함께 연기할 수 있는 배우들이 있었거든요. 무리지어 다니거나 함께 호흡을 맞추는 사람들이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맡은 ‘재명’이라는 캐릭터는 외로움이 큰 역할이다 보니 혼자 연기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니까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감독님·스태프들과 소통하면서 많이 나아진 듯싶어요.
외로움을 잘 타나 봐요? 그런 것 같아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촬영 중에도 시간이 나면 친구들 만나면서 수다 떨고 노는 것을 좋아해요.
그럼 연애를 해야죠. 하고 싶어요.(웃음) 재미있고 밝은 여자 분을 만나고 싶어요. 일할 때는 늘 진지해야 하니 여자친구를 만날 때만큼은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외모는 손으로 딱 꼽는 특징이 없어요. 어디 한 군데가 예뻐 보이면 모든 게 다 예뻐 보이거든요. 웃는 게 예쁘다거나 눈이 예쁘다거나요.
사실 드라마 속 배역이 냉소적이어서 좀 차갑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SNS를 보니 애교가 넘치더라고요. 친구들이 그렇게 쓰지 말라고 해요. 좀 멋있게 쓰라고요.(웃음) SNS에서 저와 친구를 맺은 분들은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잖아요? 같이 재미있게 놀자는 의미죠. 다행히 ‘밝다’ ‘귀엽다’고 말씀하셔서 감사해요. 사실 실제로는 그렇게 애교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문자로만 귀여운 척하는 거죠.
이종석 씨와 나란히 서도 전혀 굴욕적이지 않다며 호평이 자자하더군요. 키는 언제부터 컸나요? 키를 재보지 않은 지 한참 됐어요. 군 입대를 위해 신체검사를 할 때 이후로는 안 쟀거든요. 그때 188.4cm 나왔어요. 고2 때 키 그대로예요. 어릴 때부터 늘 또래 아이들보다 컸어요. 유치원 때는 초등학생 같았고, 초등학생 때는 중학생 같았죠. 부모님이 모두 크시기는 한데 제가 유독 잘 자란 듯해요. 짚업 카디건은 지플리시
어릴 때 사진을 보니 통통한 모습이던데요?굴러다녔죠. 고등학교 3학년 초까지만 해도 몸무게가 100kg을 넘었는걸요. 그래도 키가 커서 그렇게 뚱뚱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어릴 때가 오히려 더 살집이 있어보였죠.
살은 언제 뺐어요? 수능시험 보고 나서 마음먹고 다이어트를 했죠. 4개월 정도 만에 36kg을 뺐어요. 안 먹고 운동만 했어요. 굉장히 위험한 다이어트 방법인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죠. 너무 안 먹다보니 거식증까지 왔어요. 그만 빼야겠다고 생각하고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먹으면 바로 구역질이 나더라고요. 그때 이력이 나서인지 요즘은 찌우고 빼는 게 쉬워졌어요.
모델 활동도 했다고요? 살을 빼고 나서 1년 반 정도 했어요. 살면서 모델을 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살을 빼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일단 서울로 올라와 우연히 모델센터에 들르면서 일을 시작했죠.
부드러운 캐멀 컬러 코트는 로우클래식, 스웨트셔츠는 어나더맨, 블랙 팬츠는 비슬로우, 니트 양말은 에디터 소장품
왜 계속하지 않았나요? 연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극이요.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순간이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런웨이는 짧잖아요. 그즈음 뮤지컬을 관람하다 ‘저거다’ 싶었죠. 그런데 제가 노래나 춤에는 정말 재능이 없어요. 그래도 무대에는 서고 싶어 뮤지컬 대신 연극을 생각하게 된 거죠.
노래·춤이 안 되는데 전공이 뮤지컬학과예요? 뮤지컬학과 안의 연극학부예요.(웃음) 군에서 제대하고 좀 늦게 학교에 입학했어요. 입학 후부터 촬영하느라 학교생활은 잘 못했어요. 벌써 3학년 2학기가 끝났네요. 무사히 졸업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특별히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진한 우정이나 사랑을 나누는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좀 가벼운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나이가 들면 꼭 연극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레슨도 받고, 다양한 작품도 공부하고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정말 많거든요. 연기를 하며 나이를 먹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박해나 기자 I 진행 이동찬 기자 I 사진 신채영(신채영 스튜디오) I 헤어·메이크업 장해인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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