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이 원하는 인재 “열정과 인성으로 회사의 가치에 부응하는 사람”

“외국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해야 하고, 해외대학 출신자들만 우대하는 곳 아니에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외국계 기업에 대해 갖는 선입견이다. 그래서 외국계 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이들은 첫째도 외국어, 둘째도 외국어에 얽매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평소 국내 기업에 비해 부족한 입사정보와 낮은 접근성 등으로 외국계 기업에 대한 목마름이 심했던 사람이라면 주목하시길. <캠퍼스 잡앤조이>가 주요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상대로 채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참여 기업구글코리아, 유한킴벌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한국지멘스, 한국P&G, GE코리아, 한국IBM, 홈플러스, 소니코리아, 볼보그룹코리아, 한국바스프, 필립스코리아, 아디다스코리아, 도레이첨단소재, 한국암웨이


훈풍 불지 않는 2015 채용시장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15개 기업 중 2015년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모두 8곳이었다. 특히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 30’ 조사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구글코리아가 올해 채용계획(00명)을 밝힌 것이 눈에 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규모 미정)·한국지멘스(규모 미정)·한국P&G(00명)·GE코리아(규모 미정)·한국IBM(00명)·홈플러스(규모 미정)·필립스코리아(00명) 등도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기업은 7곳이었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는 새해 벽두지만, 채용시장에는 아직 온기가 돌지 않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외국어에 대한 과도한 걱정은 금물외국계 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외국어 능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신입사원에게 어느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요구합니까’라는 질문에 ‘원어민 수준’을 바란다는 곳은 총 15개 기업 중 단 한 곳도 없었다. 14개 기업은 ‘비즈니스 회화가 가능한 수준’ , 1개 기업은 ‘초급 수준’이라고 답했다. 모든 상황에 매끄럽게 대처할 만한 외국어 능력이 없어도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면 된다는 말이다.
또한 ‘공인 영어 성적을 제출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는 7개사가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답했고, 7개사는 ‘선택사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기업들도 대부분 지원자의 점수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과정을 무난히 마친 사람이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본 외국어 능력을 검증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는 8개 기업이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답했다. 3개사는 ‘선택사항’, 4개사는 제출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한 가전 제조업체 인사담당자는 “외국계 기업에 지원할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영문으로 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신경 써서 작성하기 바란다. 국내 기업들처럼 지원자를 1차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이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량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10개 기업이 ‘열정(5곳)’과 ‘인성(5곳)’을 꼽았다. 반면 ‘어학능력’과 ‘해외경험’을 꼽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외국계 기업도 결국 인재를 평가할 때는 열정과 인성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말이다. 이밖에 ‘다양한 직무경험’이라고 답한 곳이 2곳, ‘전공’은 1곳, ‘기타(인재상 및 기업가치)’를 택한 곳도 2곳이었다.

외국계 기업의 매력, 해외근무와 높은 연봉외국계 기업 입사지원자들은 대부분 일종의 ‘로망’으로 해외근무를 떠올린다. 14개 기업이 ‘입사 시 해외근무 기회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있다’고 답했다. 로망은 환상이 아닌 현실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근무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장·단기 출장이나 해외 지사 파견 등의 형태에 그친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해외 본사에서 근무하거나 대륙별 순환근무 시스템을 통해 일하는 만큼 국내 기업과 차원이 다르다. 또한 이 경우 안정된 생활과 의료, 교육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해외근무는 외국계 기업 지원자들을 설레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비 직장인들로서는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의 연봉 수준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높은 연봉’의 대명사로 불리는 외국계 기업이라면 말이다. 외국계 기업은 과연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을까? 연봉 수준을 밝힌 8개 기업을 살펴보면, ‘3500~4000만 원’이라고 답한 곳이 5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4000~4500만 원’ 2곳, ‘3000~3500만 원’ 2곳 등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기업 평균연봉이 3140만 원(취업포털 사람인 ‘신입사원 초임 수준’ 조사결과)인 것에 비추어보면 외국계 기업 연봉이 비교적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한국경제 DB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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