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비대면으로 진행된 ‘CES 2021’을 빛낸 한국기업…국내 최초 학부생 출신 변주영 씨 혁신상 수상

삼성, LG 대기업 비롯해 스타트업도 혁신상 수상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이윤서 대학생 기자] 세계 최대 전자제품전시회인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가 1월 11부터 시작해 1월 14일에 마무리됐다. 이번 전시회는 특별히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소비자 기술 하드웨어, 콘텐츠, 기술 제공 시스템 등의 제조업체, 개발자 및 공급업체를 포함한 기업들과 신제품을 전시하는 CES가 대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지난 50년간 CES 전시회에서 출시된 제품들을 보며 현시대에 필요한 기술 혁신의 아이콘들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CES 2021에서는 주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기업이 참여한 곳이 한국이었다. 대기업, 중기업, 스타트업까지 총 345곳의 기업이 참여한 한국은 집을 경제 활동의 중심이라는 ‘Homeconomy’라는 주제에 걸맞는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 (The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는 매년 부문별 가장 기발하고 뛰어난 기술을 선보인 전자 제품에 ‘혁신상’ (Innovation Awards Honoree)을 수여하고, 부문별 최고 점수를 얻는 제품에는 ‘최고 혁신상’ (Best of Innovation)이 수여된다. 한국 기업은 이번 CES 2021에서 총 100여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중 글로벌 전자업계를 선도하는 국내 기업 삼성은 TV와 모바일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 4개와 44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양대산맥을 이루는 LG 역시 게이밍 부문과 생활가전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 2개를 받았고, 그밖에도 추가적으로 24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집, 일상 속 혁신을 포인트로 CES 전시회에서 흥미로운 제품들을 선보였다.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 삼성전자
CES 2021에서 발표된 삼성전자의 프레스 컨퍼런스 발표 주제는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이었다. 삼성의 성과들을 집약해놓은 컨퍼런스 비디오에서 중심적으로 다뤄진 제품들은 ‘맞춤형 기술’과 ‘AI 기반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개인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색상과 식품 보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냉장고인 △4도어 플렉스 비스포크, 나만의 주방을 디자인 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쿠킹 서비스, 삼성 TV에 탑재되어 있는 △삼성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 서비스 등은 점점 다양화되고 있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1의 핵심인 ‘AI 기반’ 기술이 담긴 제품들도 다수 출시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사물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의 청소 경로를 선택하는 △제트봇 90 AI+, 제트봇 90 AI+의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한 반려동물 관리 서비스 △스마트싱스 펫, 소비자의 행동을 인지하고 관리해주는 로봇 도우미 △삼성 봇 케어, 집안일을 도울 수 있는 가정용 로봇 △삼성 봇 핸디 등을 발표하며 삼성은 CES 2021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한국 기술의 정점을 보여줬다.




△(위) 삼성전자 CES 2021 컨퍼런스 프레젠테이션 영상에서 발표된 제트봇 90 AI+. (사진=삼성전자 CES 2021 Digital Press Conference). (아래) AI 기술을 활용한 삼성 봇 핸디와 봇 케어. (사진=삼성전자 CES 2021 Digital Press Conference).


집을 더 아름답게, LG의 홈이코노미
CES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기업의 선두를 이끄는 LG도 눈길을 끄는 제품들을 다수 출시했다. ‘Life is ON(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하며, 집이라는 공간에서 끌어낼 수 있는 혁신과 관련된 제품 중 LG전자는 심리스 인스타뷰 (Seamless InstaView) 디자인의 △인스타뷰 도어인도어 냉장고,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으로 합쳐진 △LG 워시타워, 차세대 발광소자를 활용해 더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OLED EVO와 미니 LED TV인 △LG QNED TV 등을 출시해 ‘집’이라는 공간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소개했다.



△이번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에서 소개된 LG QNED TV와 OLED EVO. (사진=LG Global).


CES 2021 LG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처음 선보여진 가상인간 김래아도 주목을 받았다. 김래아는 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인간으로, 방역 작업을 전담하는 △LG 클로이 살균봇과 △2021 LG 그램 노트북, 그리고 OLED 패널로 더욱 해상도가 높아진 △LG 울트라파인 올레드 프로를 소개했다. 새로 출시된 △LG ThinQ 플랫폼도 이목을 이끌었다. 이 새로운 플랫폼은 가전 제품을 연계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소개돼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가상인간 김래아가 LG 전자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에서 신제품 LG 클로이 살균봇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LG Global).


이번에 처음으로 CES 2021에 참가하게 된 국내 기업 GS칼텍스 역시 신기술을 선보였다. ‘드론 배송’과 ‘미래형 주유소’를 주제로 참가한 GS 칼텍스는 △드론 물류 실증사업으로 시의성 있는 택배 시스템을 제시했고, 전기,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드론 택시 거점으로 활용되는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 플러스를 공개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 역시 차량 실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bW)를 개발해 혁신상을 받았다. 그밖에도 △생체신호처리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기업 '에이치에이치에스', 반려견의 감정을 분석해 사람과 소통을 용이케 하는 제품을 개발한 △펫펄스도 혁신상을 수상해 CES에 참가한 여러 한국 기업이 국내 기술의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했다.

한양대 변주영 씨, 국내 최초 학부생 신분으로 혁신상 수상
여기에 스타트업 LUX Lab 대표 변주영(한양대 화학공학과 3)씨도 국내 학부생 최초로 2개 제품, 3개의 카테고리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레이저를 물체에 보내고 반사되는 신호를 받아 물체의 거리와 각도를 측정하는 센서인 라이다 기술 (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을 활용한 △LUX NeckCare과 △LUX D102는 각각 개인의 턱과 얼굴 위치를 라이다를 통해 분석하여 거북목 자세를 측정하는 건강관리 디바이스와, 간단한 손동작만으로도 수온과 수압을 조절할 수 있는 샤워시스템이다.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LUX NeckCare와 LUX D102. LUX NeckCare은 Smart Cities 부문에서, LUX D102는 Smart Home과 Accessibility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변주영 씨 제공).


CES 2021에 제품을 출시해 사업목표를 성취했다는 변 씨는 이번 CES 2021에 참여한 기업들이 “세상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며 100여개의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한국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수상하였다는 점에서 그만큼 우리나라에 창의적인 기업들이 많고, 이들이 세상을 혁신하는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변주영 씨는 CES 2022에도 참가해 다양한 협력이나 기술이전의 기회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사진 6. 이번 CES 2021에서 국내 학부생 최초로 CES 혁신상을 수상하게 된 변주영 씨(오른쪽). (사진=변주영 씨 제공)


IT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전지현(서강대 경영학과 4)씨는 “CES 2021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자리를 빛낼 수 있는 전시회였다”고 말했다. 전 씨는 “AI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앞으로의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가상 인간 김래아가 첨단 기술의 가능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훌륭한 마케팅 전략인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대학생 김 모(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3)씨도 “코로나가 진행되면서 정말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플랫폼을 경험해봤는데, CES 2021는 비대면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 전시회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기업들의 미래전략을 직접 캐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훗날 스마트 라이프를 실현케 하는 나만의 제품을 이곳에 출시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를 주최했던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 (CTA) 최고 경영자 Gary Shapiro는 전시회에서 “기술은 우리가 더 스마트해지고, 안전해지고,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가 행동(Act), 혁신(Innovation), 결속(Unite)해야 할 시기이며, 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할 것”이라며 세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한국 기술의 여러 가지 면을 보여줬던 CES 2021. 코로나가 없는 CES 2022는 어떻게 진행되고, 거기서 우리나라의 역할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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