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과 고백에는 공통점이 있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밤이 괴로운 것이다. 깊어져서 길어지는 밤. 누군가에게 고백을 앞둔 복잡한 심정과 생리적인 배고픔 사이에는 어떤 연계가 있는 것 같다. 마음이 고프거나, 배가 고프거나…. 어쩌면 야식과 고백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여보세요?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전화 통화 가능하시죠? 제가 지금 배가 너무 고파서 그런데요, 아참, 제 소개를 깜빡했군요. 오늘 점심부터 쭉 그쪽 생각이 나더라고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치킨을 한 마리 주문해보고 싶은데. 음~ 그러니까 바삭바삭한 튀김에 매콤한 양념을… 여보세요? 여보세요?!”
고백 한 번 못해본 사람 있을지 몰라도, 야식 주문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킨 주문 저렇게 장황하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양념치킨 한 마리. 무 많이 주세요!”
군더더기 없는 이처럼 완벽한 고백.
그러나 그 사람 앞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뭐가 그렇게 어렵고 힘들어서 이 밤에 잠도 오지 않는 것일까.
대답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시작으로 달라질 거라 생각하는 모든 것들. 사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대답은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슬픈 이야기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 그런 것이니까. 닿을 수는 있어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더라. 그러고 보면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 것인지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고백은 고백 그 자체에 의미가 있으니까.
고백은 대답을 듣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는 일이라고 들었다. 말로써 부풀린 고백보다는 ‘양념치킨 한 마리요~’처럼 담백한 고백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진심을 담는다면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 말로써 온전히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우주 같은 마음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하니까. 그대의 숨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열대야 때문에 날도 더운데 잠 못 이루고 있다면, 이불 차면서 뒤척이는 이유가 매미 우는 소리 때문이 아니라면… 통닭집 전화번호 누르듯 그 사람에게 연락해보는 것은 어떨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는가?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는 얘기는 느끼할 테니 배가 고파서 그랬다는 핑계가 좋겠다.
마포 소문난 족발순대국(합정 직영점)
합정역 5번 출구에서 자전거판매점 왼쪽 길 50m 앞
t. : 02-333-2850
족발 제대로 하는 곳에서 맛있게 먹어본 사람은 안다. 야들야들한 족발의 유혹은 치킨보다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다이어트는 걱정하지 말 것! 족발에 다량 함유돼 있는 콜라겐은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으니 야식보다 약이라 생각하고 먹자. 합정역 5번 출구 근처에 공덕에서 이름난 족발집의 직영점이 있다. 갓 삶은 쫄깃한 껍데기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맛이 절로 술 생각을 부른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막역한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 좋은 곳. 안주 걱정도 필요없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시원한 북어 뚝배기는 이 집의 별미고, 순대는 무한 리필된다.
(족발 중 2만4000원, 대 2만8000원)
원조 신포닭강정(1호 분점)
인천 부평구 부평1동 534-59
t. : 032-505-5252
야식 하면 치킨! 치맥의 조합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야밤에 선선한 바람이 부는 야외라면 더욱 완벽하겠다.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에 식상해졌다면 ‘닭강정’에 도전해볼 것. 뜨거운 기름에 두 번 튀겨 더욱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하면서도 화~한 특유의 닭강정 소스의 조화는, 먹을 때는 모르나 돌아서면 생각나는 중독의 맛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인천이 멀다 한들 사람이 줄서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닭강정 미경험자라면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둘이라면 ‘中’, 3~4인이라면 ‘大’ 하나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닭강정 중 1만 원, 대 1만5000원)
셰프스 테이블(Chef’s Table)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541 B1F(서울스퀘어 지하 1층)
t. : 02-6456-8970
어릴 때만 해도 냉동피자, 유명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피자 맛을 보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동네 어디를 가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피자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늦은 시간에도 배달이 되면서 치킨과 족발을 잇는 대한민국 3대 야식으로 자리 잡은 것. 뜨거울 때 바로 먹는 꿀맛 같은 피자의 맛을 그 무엇과 비교하리오. 서울스퀘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셰프스 테이블(Chef’s Table)은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하와이안 불닭’은 불닭 특유의 매운맛과 싱그러운 샐러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다. 기분 좋아지는 매운맛은 콜라와 함께 먹으면 시너지를 발휘한다.
(하와이안 불닭피자 1만5800원)
김삿갓(김필범)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한 입씩 맛보길 원하는 극단적 경험주의자. 맛있는 일상을 블로그로 전하는 남자. 단국대 재학 중. 2010.2011 NATE(싸이월드)선정 파워블로거,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KBBA) TOP100 블로거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밤이 괴로운 것이다. 깊어져서 길어지는 밤. 누군가에게 고백을 앞둔 복잡한 심정과 생리적인 배고픔 사이에는 어떤 연계가 있는 것 같다. 마음이 고프거나, 배가 고프거나…. 어쩌면 야식과 고백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여보세요?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전화 통화 가능하시죠? 제가 지금 배가 너무 고파서 그런데요, 아참, 제 소개를 깜빡했군요. 오늘 점심부터 쭉 그쪽 생각이 나더라고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치킨을 한 마리 주문해보고 싶은데. 음~ 그러니까 바삭바삭한 튀김에 매콤한 양념을… 여보세요? 여보세요?!”
고백 한 번 못해본 사람 있을지 몰라도, 야식 주문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킨 주문 저렇게 장황하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양념치킨 한 마리. 무 많이 주세요!”
군더더기 없는 이처럼 완벽한 고백.
그러나 그 사람 앞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뭐가 그렇게 어렵고 힘들어서 이 밤에 잠도 오지 않는 것일까.
대답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시작으로 달라질 거라 생각하는 모든 것들. 사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대답은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슬픈 이야기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 그런 것이니까. 닿을 수는 있어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더라. 그러고 보면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 것인지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고백은 고백 그 자체에 의미가 있으니까.
고백은 대답을 듣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는 일이라고 들었다. 말로써 부풀린 고백보다는 ‘양념치킨 한 마리요~’처럼 담백한 고백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진심을 담는다면 때로는 말이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 말로써 온전히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우주 같은 마음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하니까. 그대의 숨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열대야 때문에 날도 더운데 잠 못 이루고 있다면, 이불 차면서 뒤척이는 이유가 매미 우는 소리 때문이 아니라면… 통닭집 전화번호 누르듯 그 사람에게 연락해보는 것은 어떨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는가?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는 얘기는 느끼할 테니 배가 고파서 그랬다는 핑계가 좋겠다.
마포 소문난 족발순대국(합정 직영점)
합정역 5번 출구에서 자전거판매점 왼쪽 길 50m 앞
t. : 02-333-2850
족발 제대로 하는 곳에서 맛있게 먹어본 사람은 안다. 야들야들한 족발의 유혹은 치킨보다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다이어트는 걱정하지 말 것! 족발에 다량 함유돼 있는 콜라겐은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으니 야식보다 약이라 생각하고 먹자. 합정역 5번 출구 근처에 공덕에서 이름난 족발집의 직영점이 있다. 갓 삶은 쫄깃한 껍데기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맛이 절로 술 생각을 부른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막역한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 좋은 곳. 안주 걱정도 필요없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시원한 북어 뚝배기는 이 집의 별미고, 순대는 무한 리필된다.
(족발 중 2만4000원, 대 2만8000원)
원조 신포닭강정(1호 분점)
인천 부평구 부평1동 534-59
t. : 032-505-5252
야식 하면 치킨! 치맥의 조합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야밤에 선선한 바람이 부는 야외라면 더욱 완벽하겠다.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에 식상해졌다면 ‘닭강정’에 도전해볼 것. 뜨거운 기름에 두 번 튀겨 더욱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하면서도 화~한 특유의 닭강정 소스의 조화는, 먹을 때는 모르나 돌아서면 생각나는 중독의 맛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인천이 멀다 한들 사람이 줄서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닭강정 미경험자라면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둘이라면 ‘中’, 3~4인이라면 ‘大’ 하나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닭강정 중 1만 원, 대 1만5000원)
셰프스 테이블(Chef’s Table)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541 B1F(서울스퀘어 지하 1층)
t. : 02-6456-8970
어릴 때만 해도 냉동피자, 유명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피자 맛을 보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동네 어디를 가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피자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늦은 시간에도 배달이 되면서 치킨과 족발을 잇는 대한민국 3대 야식으로 자리 잡은 것. 뜨거울 때 바로 먹는 꿀맛 같은 피자의 맛을 그 무엇과 비교하리오. 서울스퀘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셰프스 테이블(Chef’s Table)은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하와이안 불닭’은 불닭 특유의 매운맛과 싱그러운 샐러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다. 기분 좋아지는 매운맛은 콜라와 함께 먹으면 시너지를 발휘한다.
(하와이안 불닭피자 1만5800원)
김삿갓(김필범)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한 입씩 맛보길 원하는 극단적 경험주의자. 맛있는 일상을 블로그로 전하는 남자. 단국대 재학 중. 2010.2011 NATE(싸이월드)선정 파워블로거,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KBBA) TOP100 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