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의 희망칼럼]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일의 세계에선 불효자가 웃는다


한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직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 특히 부모의 희망을 반영해 직업을 선택한다. 10년, 20년 후에 자신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지를 따지기 전에 지금 부모가 원하는 직업이 무엇인지부터 따진다. 부모가 권하는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과 비슷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서로의 생각이 다른 경우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과 부모가 원하는 길이 다를 때 후자를 선택하는 이들은 그것이 부모에 대한 효도이자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는 길이라고 믿는다. 흔히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을 하지만 직업을 결정할 땐 ‘부모 이기는 자식 없다’는 말이 더 일반적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일까. 부모가 원하는 길을 가면 정말 좋은 것일까. 본인은 내키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진정 행복한 것일까. 먼 훗날까지도 그 선택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까.

필자는 결단코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선택만이 자신과 사랑하는 부모를 모두 행복하게 하는 길임을 확신한다. 주변에서 반대하는 길을 가다 보면 자신이 매우 이기적으로 보이고 불효를 하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원하지 않지만 부모가 바라는 일을 하면 이타적이고 효도하는 삶을 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부모의 진짜 소망은 자식이 스스로 가야 할 길을 알고 그 길을 가는 것이다. 남을 행복하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나를 희생한 대가로 남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도 행복해한다. 내가 먼저 만족하고 즐거워야 부모도 기쁘고 행복한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과 부모의 의견이 다를 경우에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어디이고 왜 그 길을 가려고 하는지 본인의 포부와 각오를 부모에게 진솔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를 반대자가 아닌 동조자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수많은 젊은이들이 결국 부모가 원하는 길을 갈까. 자신이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정작 주인공인 본인 스스로가 모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직업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 일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가치를 어떤 사람들을 위해 실현할 것인지 명확히 규정하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 한다. 그때 비로소 자신이 가진 열정과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다. 그 길을 가는 본인이 즐거우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주변의 사람들도 기뻐한다. 내가 먼저 만족스럽고 행복해야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부모의 소망은 자식이 스스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내가 먼저 만족스럽고 행복해야 부모도 행복하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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