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地하下철鐵 Ⅱ

진짜로 쓰잘데기 없는 지식 전시관


이 코너를 굳이 만든 쓰잘데기 없는 이유를 지난 회에 이어 다시금 늘어놓자면, 21세기 지성인으로서 알아두면 언젠가 쓰일 곳이 딱 한 번은 있을 것 같은 지식과 정보를 그대들의 뇌에 심어주기 위함이 첫째며, ‘이런 쓰잘데기 없는 지식도 습득하고 있다’는 일종의 오타쿠力을 시전할 수 있게 함이 둘째니, 아아 어찌됐건 닥치고 진짜 쓰잘데기 없는 지식 ‘지하철 Ⅱ’ 편을 시작한다.


NO. 14호선 남태령~선바위 구간에서 차내 전등은 왜 꺼질까?

그의 애인은 과천에 거주하고 있었다. 첫 데이트, 서울 종로 근방에서 열심히 놀고 난 후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그들이 탄 4호선 열차는 사당역을 찍고 남태령역을 지나 선바위역을 향해 질주했다. 어라 근데, 갑자기 차내 전등이 절반쯤 꺼졌다. ‘사고가 난 건가.’ 깜짝 놀란 그를 보며 그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4호선은 당고개역부터 사당역까지였어요. 후에 기존 철도 구간인 안산선과 연결되면서 지금의 노선이 된 거죠. 두 노선을 연결하는 데 문제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통행 방향이에요. 기존 4호선 지하철 구간은 우측통행인데 안산선은 좌측통행이었죠. 이걸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입체교차터널’ 즉 ‘꽈배기굴’이에요. 터널을 한 번 꼬여 있는 형태로 통과하게 만들어 선로 방향을 바꾸었죠. 전류 문제도 있었어요. 기존 지하철 구간은 직류 1500V인데 안산선은 교류 25000V를 쓰고 있기 때문에 맞지 않았죠. 그래서 이 꽈배기굴을 지날 때 전류가 바뀔 수 있게 했어요. 문제는 전류가 바뀔 때는 열차가 동력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이 꽈배기굴을 지날 때는 동력을 받지 않고 그때까지의 관성으로 움직이죠. 이때 사용 전력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차내에 일부 전등이 소등되는 거예요.”



NO. 2How Much? 지하철 내 광고 단가

다시 모든 전등이 켜졌고 그의 눈에 비친 그녀는 한층 아름다웠다. 그녀의 머리 위에는 최고의 대학생 매체 ‘캠퍼스 잡앤조이’의 차내 광고판이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물었다. “이런 광고를 하는 데 어느 정도 비용이 들까요?” 오케이, 이제 그가 멋지게 보일 차례, 그가 말했다. “지하철 광고 단가는 노선마다 다릅니다. 당연히 승객이 많은 노선이 비싸고 승객이 적은 노선일수록 싸죠. 2호선, 4호선이 비싼 편이고 3호선, 6호선이 저렴한 편입니다.

차내 복도 중앙 천장에 붙은 ‘천장걸이형’의 경우 1매당 3만~6만 원, 차내 벽면과 천장 사이 모서리에 위치한 ‘모서리형’은 1매당 1만~3만 원, 문 옆의 ‘액자형’은 1매당 3만~5만 원 수준이에요. 보통 월 단위, 일정 수량 이상이어야 계약이 됩니다. 최근에는 조명 광고가 인기인데 1매당 4만~7만 원 정도예요. 지금 우리 머리 위의 캠퍼스 잡앤조이 조명 광고는 6만 원 정도일 겁니다.” 말을 끝냄과 동시에 과천역에 도착했다. 서로의 똑똑함에 감동을 받은 그들은 하차와 함께 눈꼴신 포옹을 시작했고, 그것은 지나가던 할아버님이 그들의 머리를 신문지로 때릴 때까지 이어졌다. 할아버지 파이팅.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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