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미리보기]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外

Cinema

이 놀라운 스릴러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웨덴의 은퇴한 재벌 총수 헨리크 반예르는 40년 전 실종된 조카 하리에트가 가족 중 누군가에게 살해됐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한다. 그는 저널리스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미카엘 뉘키비스트)를 고용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하도록 지시한다. 미카엘은 수수께끼 같은 천재 해커 리스베트(노미 라파스)와 함께 하리에트가 남긴 일기와 사진을 더듬어가며 끔찍한 비밀의 핵심에 다가간다.

2005년 처음 ‘밀레니엄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출간됐을 때 이 소설의 어마어마한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스웨덴의 좌파 저널리스트 스티그 라르손이 ‘노후 보장’을 위해 써내려간 이 장대한 미스터리 소설은 곧 전 유럽을 들끓게 했다. 애당초 이 책의 목표는 최대 2만 부였지만 3부까지 이어지는 시리즈 전체는 전 세계적으로 40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곧바로 영화화됐다.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가 소설 1부를 스크린으로 옮긴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역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하리에트 실종 사건과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연쇄살인 사건을 결부시키는 복잡한 미스터리를 영화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는 740여 쪽에 달하는 소설을 2시간 반짜리 영화에 효과적으로 압축시켰고, 재벌 총수가의 추악한 가계도가 다소 낯선 스웨덴 현대사의 치부를 압축한 지옥도임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현대 미스터리 소설 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손꼽히는 ‘용 문신을 한 소녀’ 리스베트를 연기한 노미 라파스 역시 어두운 반항기와 괴팍한 열정을 뛰어나게 소화했다. 하지만 압축의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삭제가 뒤따르고, 미카엘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미묘한 갈등은 모조리 제거됨으로써 영화는 숨 가쁜 수수께끼 해결에만 만족하는 데 그쳤다.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2010년 할리우드에 공개되면서 뒤늦게 미국에도 ‘밀레니엄’ 붐이 일어났다. 영어 자막 읽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미국 관객들마저 설득시킨 이 놀라운 스릴러는 곧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세븐’ ‘소셜 네트워크’의 거장 데이빗 핀처에게 지휘봉이 넘어갔다. 미카엘 역은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리스베트 역은 신예 루니 마라가 맡았다. 핀처가 리메이크한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스웨덴 영화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보다 한 주 뒤인 1월 12일에 개봉한다. 스티그 라르손의 무시무시한 원작을 스웨덴과 할리우드에서 각각 어떻게 영화 언어로 재해석했는지 함께 보아도 좋겠다.



원스 어게인

감독 닉 어그스트 페르나,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크리스 답킨스 출연 글렌 한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영화 한 편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원스’에서 거리 뮤지션과 이민자 여성으로 등장해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선보였던 글렌 한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는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스타로 등극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명성이 부담스럽기만 한 18세 소녀 마르게타 이글로바는 점점 지쳐가고, 두 사람의 사랑은 막다른 곳에 이른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엘르 패닝


칼럼니스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벤자민(맷 데이먼)은 최근 아내와 사별했다. 그는 아이들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이사를 결정하고, 마침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 집에는 무려 200여 마리의 야생 동물이 사는 폐장 직전의 동물원이 딸려 있었다. 벤자민은 헌신적인 사육사 켈리(스칼렛 요한슨)와 동물원 재개장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밍크코트

감독 신아가, 이상철 출연 황정민, 한송희, 김미향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현순(황정민)에게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노모와 만삭의 딸 수진뿐. 어느 날 가족들은 모종의 이유로 현순이 이단 종교에 빠졌다고 결론 내린다.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시민평론가상,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