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tary&Job]군 복무 때문에 특기를 잃을 것 같다면?

‘전문사관’이 있다!


대한민국의 군인 수는 약 65만 명(2010년 국방백서 기준)으로 전체 인구(4858만 명)의 1.33% 수준이다. 비율 자체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나 절대치로 따지면 국내에 존재하는 어느 조직보다 많다. 어떤 기관이나 기업도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인원을 갖고 있는 조직은 없다.

웬만한 소규모 국가의 인구 수에 육박하는 규모이기 때문에 군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각 전문 분야를 담당하는 특수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선발한 것이 ‘전문사관(옛 특수사관)’이다.

전문사관 제도는 분야별 우수 전문가가 장교로 복무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 지식이나 기술을 갖고 임관해 일반적인 전투병과가 아닌 특수병과에서 복무하는 장교다. 사관학교, 학사사관, 학군사관 등은 전투병과 장교를 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이를 담당할 인력을 외부에서 선발하는 것이다.

전문사관이 활동하는 분야는 경리, 전산, 군악, 통역, 법무행정, 군의, 치의, 수의, 간호, 의정 등 다양하다. 군 복무 기간 동안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 가장 높은 분야는 ‘통역’으로 3 대 1 정도 수준. 지원 문턱이 다소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낮지 않은 경쟁률이다.



전문사관의 매력

전문사관의 의무 복무 기간은 3년으로 병사로 복무하는 것보다는 약 1년 정도 길다. 하지만 장교로 근무하기 때문에 근무 환경이 다소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사관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특기에 맞는 곳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통역’ 특기를 가진 병사도 있지만 통역병과 통역 장교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장성수 육군본부 인사사령부 중령은 “복무 기간 동안 쌓을 수 있는 경험의 차이뿐 아니라 전역 후 재취업 시 경력 인정 부분에서도 장교로 복무한 것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장교에게 주어지는 복지 혜택도 매력적이다. 장 중령은 “전문사관의 봉급, 복지 혜택은 일반 사병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우선 5~7평형 원룸식 독신자 숙소가 제공돼 주거비 걱정을 덜 수 있으며, 특히 대위 이상 기혼자는 18~32평형 아파트를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군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28개소에 달하는 전국 골프장과 65개소의 호텔·콘도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연봉 수준은 연가보상비 등을 포함해 소위(2호봉) 2200만 원, 중위(3호봉) 2500만 원, 대위(4호봉) 3700만 원이다. 이는 중견기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장기 복무를 선택한다면 혜택은 더욱 높아진다.



전문사관 되는 길

전문사관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연령이 20~27세인 사람이 가능하다. 이미 군 복무를 마친 경우 2년 이상 복무자는 3세, 1~2년 복무자는 2세, 1년 미만 복무자는 1세를 더한다. 박사과정 수료자, 외국 변호사, 공인회계사 및 군·치의, 수의사는 만 29세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이 중 전문의 과정을 마친 군·치의, 수의사는 만 35세까지 지원 가능하다.

전문 영역을 다루는 병과인 만큼 학력 제한도 있다. 국·내외 대학 학사학위 취득자(혹은 예정자)나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가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의정 사관(약사, 물리치료, 임상병리 등과 관련) 중 물리치료사 면허소지자는 3년제 대학 졸업자도 가능하다. 교과부 인정 학위인 독학사(국가가 시행하는 독학사 시험에 합격해 학사학위를 취득한 자), 방송통신대, 사이버대 출신자도 지원 가능하다.

기타 지원 자격은 과정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경리는 한국공인회계사의 경우 자격 소지자나 2차 시험 합격자, 미국공인회계사는 자격 소지자나 합격증 교부 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행정·입법 고시의 재경직렬 합격자도 지원 가능하다. 통역은 다른 지원 분야보다 다소 문턱이 낮은데, 학사학위 취득에 더해 일정 수준의 영어 어학시험 성적을 갖추면 된다. TOEIC은 900점 이상, TEPS·FLEX는 870점, TOEFL은 100점(IBT 기준), G-TELP는 레벨 2의 90점 이상을 획득하면 된다.

지원자 평가는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되며 평가별로 50점씩 배정돼 있다. 1차 평가에서는 전공 평가, 대학 성적, 자격증, 경력, 학력 등을 수치화해 검증한다. 배점은 특기별로 달리 적용되는데 통역사관은 1차 평가에서 전공 평가만으로 평가하며 법무행정은 전공 평가가 20점, 대학 성적·경력·학력이 각 10점씩 배정된다. 전공 평가는 실기 평가(혹은 선발고사)와 유사한 것으로 통역사관은 인터뷰(10점), 통역(20점), 번역(영한·한영 총 20점)으로 구성되며, 법무행정사관은 국사(10점), 논술(영어기술 포함 10점)이 시험 과목이다. 경력 부문에서 인턴십 경력은 보조 임무 수행에 해당하므로 50%만 인정된다.

2차 평가는 1차 평가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과 인성, 신체검사 및 신원조회로 이뤄진다. 지난해 모집에서는 체력 검정이 있었으나 올해부터 폐지됐다. 면접은 50점 만점으로 채점되는데, 5급 공채 전형의 경우 1차 평가를 따로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면접에 100점 모두가 배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인성과 신체검사 및 신원조회는 합불 여부로 판단한다. 모든 전형이 끝나면 1차 평가 결과와 면접 평가 점수를 종합해 심의 후 예비 자원을 포함해 모집 인원의 150%가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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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사관 이런 일을 한다

경리 : 군 내 회계, 경리를 담당.
전산 : 전산 관련 전문 분야를 담당.
군악 : 군악대의 지휘, 교육을 담당.
통역 : 군 관련 통역 업무를 담당.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법무행정 : 군 관련 법률 분야의 행정직을 담당. 군 내부에서 판·검·변호사로 활동하는 군법무관이 여기에 속함. (※ 2012년도 전문사관 선발에서는 남자만 지원 가능)
군의·치의 : 의과, 치과, 한의과로 선발. 군의관으로 군 내부에서 의사 임무 담당.
수의 : 군대에서 운용되는 가축인 군용견과 군마의 진료. 군대에 납품되는 유제품이나 축산물의 위생 상태를 검사하고 점검. (※ 2012년도 전문사관 선발에서는 여자만 지원 가능)
간호 : 간호장교로서 군 내 간호사 임무를 담당.
의정 : 약사, 물리치료, 병원행정 등 군의관과 간호장교 이외 분야를 담당.
ADD(국방과학연구소) 박사 : 기계공학(제어), 전자공학(신호처리·초고주파)
(※ 2012년도 전문사관 선발에서는 남자만 지원 가능)
교수 : 육군사관학교, 육군제3사관학교와 국군간호사관학교 사관생도들에게 국어, 영어, 스페인어, 경제학, 수학, 통계학, 전자공학, 화학, 토목공학, 컴퓨터공학(정보과학), 역사학, 정치학, 무기공학, 체육학 등을 강의.
군종 : 부대 내 종교 시설에서 목사·신부·스님 등으로 임관해 종교 활동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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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도 살리고 군 복무도 마치고 ‘2012 전문사관 모집’

접수 기간 : 2011년 10월 17일~11월 11일
1차 평가 : 11월 18일(법무·통역·군악 대상 전공 평가)
1차 합격자 발표 : 12월 2일
2차 평가 : 신체검사·인성(12월 13~14일), 면접(12월 20~21일)
최종 합격자 발표 : 2012년 2월 20일(법무행정은 1월 17일)
임관일 : 법무행정(2012년 4월 초), 군의·치의·수의(2012년 4월 말),
기타(2012년 6월 초)


CAMPUS Job & Joy 가 현역 장병 65만 명과 예비군 300만(2009년 기준) 명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20~30대 청년과 현역 군인들을 위한 맞춤형 취업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
사진제공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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