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국외 인턴십 체험기]기획재정부 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 인턴십 外

국내
기획재정부 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 인턴십 2010년 2~5월



예측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자

졸업 후 일본에서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으로 도전했다가 쓴맛을 보고 돌아왔다. 막연한 재팬 드림만으로는 어림없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던 중 평소 행정 인턴을 뽑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기획재정부의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최종 면접에 합격한 후 기쁨과 함께 공직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밤을 꼬박 새우고 출근을 했다.

외국어·국제 전형으로 합격한 나는 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에 배치됐다. 당시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한창 긴박했던 시기였다. 사회 변화의 큰 틀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대변인실에서 작성한 보도 자료를 샅샅이 읽어봤다. 신문에 실리기 전의 보도 자료는 해당 직무와 정부의 방침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내가 맡은 업무는 공무원들이 작성한 회의 자료나 외부 대응 자료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이었다.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한 기억이 하나 있다. ‘Free Trade Agreement in Asia’라는 일본어로 된 문서였는데, 일반 소책자 한 권과 맞먹을 정도로 분량이 많았다. 처음에는 ‘왜 이런 일을 나한테 시키나’ 하며 내키지 않아했지만, 차근차근 번역을 하다 보니 속도가 붙고 성취감도 맛볼 수 있었다. 일이 끝날 무렵이 되자 이어서 해야 할 일을 찾는 나를 발견했다.

이 계기를 통해 소중한 것을 얻었다. 바로 직장 생활의 교훈이다. 정식으로 취업에 성공한 뒤 나의 모습도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입사시험 합격 통지를 받는 게 전부가 아니라 시작이듯, 결재·승진 등 예측 가능한 후속 목표에 미리 대응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다는 점도 배웠다. 어떤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다음 행보까지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인턴십이 끝난 후 나는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에 입사했다. 지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인턴십 기간을 통해 얻은 교훈이 정확하다는 생각을 한다. 매월 내가 직접 기획한 로드맵에 따라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나를 만드는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다.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나의 경험을 일러주고 싶다. 한번 주어진 일을 끝까지 해내는 근성과 예측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있다면 어느 곳을 가든지 취업 기회는 있다고 말이다. 물론 이런 특성을 가지면 조직 생활에도 잘 적응할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는 오로지 취업만을 위해 회사에 지원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자신의 삶을 일궈 나가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질 직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취업에 성공한들 별 의미가 없다.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스스로 씨를 뿌리고 성장시켜 열매를 맺는 자의 것이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큰 꿈과 열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도전하면 어느새 성공이 코앞에 와 있을 것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자의 것이 아니고 창조하는 자의 것이다.





국외

아모레퍼시픽 일본 도쿄 지사 인턴십 2010년 9월~2011년 2월
나는야 아시아 뷰티 전도사!


내가 인턴으로 활동했던 곳은 아모레퍼시픽 도쿄 지사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HERA, IOPE, Mamonde, Laneige, Innisfree 등의 브랜드로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회사다. 2006년 일본 도쿄에 지사를 설립하고 ‘한국 기업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내가 소속된 부서는 마케팅 지원팀이었다.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본사에 일본 시장의 동향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부서별 특성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고, 출장자와 동행해 백화점과 전문 매장들을 돌아보며 일본 시장의 현재와 향후 변화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주 업무 중 하나였다. 또 신상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화장품 시장인 만큼 타 브랜드의 신상품 리스트를 작성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이렇게 모은 정보는 책으로 만들어 본사에 보냈다.

인턴십을 하며 가장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던 것은 ‘아시아 뷰티 전도사’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자긍심이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아름다운 피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변해가는 모습을 접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화장품 시장을 여러 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과 일본의 독특한 시장구조를 배울 수 있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반면 업무에서 느낀 어려움은 매달 쏟아지는 신상품이었다. 일본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1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한국보다 2배 이상 크다. 규모가 큰 만큼 어마어마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어 매달 수백 가지의 신상품이 출시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화장품에 우선순위를 매겨 정리하고 체크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화장품의 종류와 판매 형태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업을 통해 일본 화장품 시장의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하고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읽어낼 수 있었다.

해외인턴십에 지원하기 전,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밖에서 활용해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었다. 인턴십 기간 동안 일본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전공인 일본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고, 마케팅 이론이 실무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 배울 수 있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뷰티’에 관한 업무였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즐겁게 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다.
<Digimax S1030 / Kenox S1030>

교환학생,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는 외국 생활의 즐거움, 타 문화 경험, 외국인 친구 사귀기 등 ‘재미’의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해외인턴십은 이런 것들과 조금 거리가 있다. 일을 배우려는 자세와 업무를 통해 무언가를 얻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이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를 정한다면 실무를 경험하는 기쁨과 함께 자신의 것으로 소화된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까지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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