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레이 크록은 어떻게 지금의 맥도날드를 만들었을까

정대용 교수의 기업가 정신 강의

거의 모든 성공적인 사업의 중심에는 강력한 운영 시스템이 있다. 만일 맥도날드가 가치 창조(value creation)를 회사 내부에 두어, 사업 목표를 햄버거 사업으로 정했다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햄버거를 만드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아마도 더 맛있고 더 비싼 햄버거를 ‘만들고 파는(make and sell)’ 회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빠르고 값싼 햄버거를 파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가맹자들에게 햄버거 만드는 법을 가르친 것이 아니다. 햄버거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시스템인 ‘사업을 운영하는 법’을 가르쳤다.
즉 맥도날드 햄버거 대학이라는 사내 훈련원에서 조리와 서비스, 표준화된 기술과 조직력을 연마시켰다. 햄버거 안에 넣는 피클의 배열, 햄버거 빵을 데우는 방식, 고기의 두께 등 차별적인 경쟁 요소들은 맥도날드 공동 창업자인 레이 크록(Ray Kroc)이 60년 전에 만들어냈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독창적인 가치를 찾아 전달하는 프로세스와 글로벌 사업 역량에 체계적으로 초점을 맞춘 프랜차이즈(franchise)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초기 성장단계에서 미국 최초로 드라이브 인(drive-in) 가게를 오픈해 성공적으로 운영해냈다. 이를 통해 ‘제대로 사업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점포의 통일성, 표준 메뉴, 규격 재료에 의한 신속한 서비스, 같은 가격, 동일 품질의 표준화를 통해 미국식 식당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화를 꾀했다.

전 세계 누구에게든지 원하는 고객가치를 항상 똑같이 제공하는 비즈니스 시스템이 맥도날드의 놀라운 성공의 토대가 된 것이다. 사업주가 자신의 꿈과 그가 가지고 있던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가정들을 창조적인 생각을 통해 현실성 있는 사업혁신 모형으로 확대·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 맥도날드 모델은 고객만족의 신속하고 표준화된 서비스의 패스트푸드점 프랜차이즈 모형으로 등장했다. 레이 크록은 사업이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통합하고, 기업을 공동의 이윤 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로 만들어냈다. 여기서 시스템을 관리만 해주면 되는 비즈니스 시스템이 맥도날드 성장과정에서 생겨났고, 결국 세계시장에서 널리 인정받게 됐다.

새로 창업을 하는 소자본 사업의 50%가 창업 1년 만에 실패한다. 반면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은 95%가 살아남는다. 새로 시작한 사업의 80%가 창업 5년 내에 실패하지만, 프랜차이즈 방식은 75%가 살아남는다. 이런 놀라운 성공률 뒤에는 프랜차이즈 모형이 있다.

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이후 그 실행 가능성을 토대로 모방적 사업 기회를 발견해 조직적으로 성공시킨 사례가 많다. 서브웨이 샌드위치, 피자헛, 놀부, BBQ치킨, 카페베네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누가 고객이고, 고객이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와 누가 더 나은 가치를 어떻게 제공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생각해보는 직관적 통찰력이 창업 성공 모형의 출발이며 핵심적인 추진력이다.



정대용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벤처·중소기업 연구로 유명한 숭실대에서 ‘정주영 창업론’ 등 강의를 맡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학, 기업가 정신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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