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채용데스크_아모레퍼시픽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라는 화장품 제조업체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선진기술 습득과 기술 개발에 힘써, 1960년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화장품 회사로 성장했다. 1990년대부터 뷰티와 헬스 분야에서도 역량을 집중하며 외환 위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고, 그 결과 매출액 2조585억 원, 영업이익 3042억 원의 기업으로 발전했다(2010년 12월 기준).국내 1위라는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프랑스를 비롯한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원하는 인재는 개방(Openness)과 혁신(Innovation), 친밀(Proximity)과 정직(Sincerity), 도전(Challenge)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서류부터 면접까지 모든 전형에서 이 다섯 가지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아모레퍼시픽 채용 절차
아모레퍼시픽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SCM, 영업, 국제, 마케팅, 디자인, 기획재경, 인사총무 등 직군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데 지난해 하반기에는 160여 명을, 올 상반기에는 70여 명을 선발했다.
올 하반기 채용은 9월 말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해 1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및 기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일반직군의 경우 학점 3.0 이상(4.5 만점), 토익 점수 700점 이상의 지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인 서류 전형에서는 지원자의 학점 및 전공, 어학능력, 인턴 및 아르바이트 경험,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동기 및 역량, 과거 경험, 포부 등 다섯 가지 문항에 대해 각각 800자 분량으로 작성해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비전인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를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서술”하거나 “아모레퍼시픽의 5대 가치 실현을 위해 직무를 수행할 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서술”하라는 문항처럼 인재상과 부합되는 경험과 가치관을 자기소개서에 드러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인사팀의 신입채용 담당자는 “직무별로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기업 자체보다는 직무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화장품 회사라고 해서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쓰는 화장품을 보며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식의 진부한 지원동기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지원한 직무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 관련 역량을 쌓기 위해 해온 노력을 구체적이고 참신하게 풀어낸 자기소개서가 설득력을 얻는다.
서류 전형 이후에는 전문성 면접, 역량 면접, 최종 면접으로 이어지는 세 단계 면접 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1차 전문성 면접에는 지원 분야의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지원자 4~5명이 한 조를 이뤄 30~40분간 면접관과 이야기를 나누는 다대다(多對多) 방식의 면접이다.
1차 면접에서는 ‘아리따움의 장단점과 개선점을 이야기하라’ ‘아모레퍼시픽의 생활용품 종류를 말해보라’처럼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역량을 묻는 질문이 주로 나온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부서로 발령 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처럼 조직 적응력을 보기 위한 질문도 주어진다.
2차 면접은 협상 면접과 Case Study 면접으로 진행된다. 아모레퍼시픽 입사에 필요한 공통 역량을 보기 위한 전형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재개발원에서 하루 동안 치러진다.
협상 면접은 주어진 상황에 대해 조원들과 결론을 도출하는 협상 과정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인사담당자는 “협상안의 도출 여부와 관계없이 그 과정에서 지원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Case Study 면접은 일종의 프레젠테이션 면접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주제에 대한 답안을 준비해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아모레퍼시픽이 뷰티 헬스 분야에서 글로벌 10이 되기 위한 블루오션 전략’ ‘아모레퍼시픽이 마트 및 인터넷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처럼 기업 관련 이슈가 문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면접에 임하기 전 기사 검색을 통해 기업 자료를 충분히 수집하고 주력 사업, 최신 이슈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종 면접은 임원진이 참여해 지원자 개개인의 인성과 인재상 부합 여부를 살핀다. ‘동아리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보라’ ‘아모레퍼시픽이 자신을 뽑지 않으면 후회할 이유를 설명해보라’ ‘경쟁사에 대한 아모레퍼시픽의 대응 전략을 말해보라’ ‘피카소 그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처럼 다양한 질문이 주어진다. 최종 면접은 앞서 진행된 모든 전형의 점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선출한다.
‘공채가 아니어도 괜찮아’ 그 밖의 채용 제도
4년제 대학(원)을 졸업한 이들이 아모레퍼시픽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넓은 문은 알려진 대로 매년 상·하반기에 진행되는 공개 채용이다.
하지만 공개 채용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부서별 수요에 따라 진행하는 인턴십 및 수시 채용, 공모전 수상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인턴십 및 입사 특전,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채용 제도가 그것이다. 규모가 작고 시기도 일정치 않지만 지원자의 역량에 따라 도전해볼 만한 기회다.
① 신입사원 수시 채용
부서별 수요에 따라 수시로 모집 공고를 올리고 신입사원을 선발하기도 한다. 올해는 3월과 7월에 재무전략, 국제 영업 관리, 인테리어 지원, 디자인, 마케팅, 인사총무, 영업 등 부문에서 수시 채용을 진행했다. 지원 자격, 채용 절차가 공개 채용과 동일하다. 대신 채용 규모가 적고 모집 시기가 일정치 않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아모레퍼시픽 채용 홈페이지(recruit.amorepacific.co.kr)를 통해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서류 전형과 1·2·3차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상시 채용 인재풀에 미리 이력서를 등록해놓고 채용 공고가 올라왔을 때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수시 채용에 지원해 전형이 진행 중일 경우 인턴십 등 다른 채용에 중복 지원할 수 없다.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경우엔 지원이 가능하다.
② 인턴사원 채용
부서별로 모집하는 인턴십에 지원하면 3개월간 실무를 경험하고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올해 3월과 8월엔 마케팅 및 영업부서에서 인턴사원을 모집했다. 채용 규모가 한 자릿수로 적은 편이지만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이라면 인턴십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
해당 부서와 조율을 통해 모집 시기와 규모가 결정되면 아모레퍼시픽 채용 홈페이지(recruit.amorepacific.co.kr)에 공고가 올라온다. 서류 전형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신입 공채와 같다. 서류 전형 합격자에 한해 1차 실무진 면접을 진행하고 인턴사원을 선발한다. 3개월간 해당 부서에서 실습을 하는 동안 2, 3차 면접인 역량 면접과 임원 면접이 치러진다. 면접 결과에 따라 3개월 후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인턴십 기간 동안 소정의 실습비도 받을 수 있다.
③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공모전
지난 2005년 시작된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공모전은 재능 있는 예비 마케터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통로로 알려져 있다. 대학원생 부문과 대학생 부문으로 나누어 공모전을 진행하는데 대학원생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팀에게는 임원 면접만을 거쳐 입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장려상 이상 수상자의 경우 공채 지원 시 서류 전형 면제). 대학생 참가자의 경우 우수상 이상 수상자에 한해 여름방학 동안 마케팅 부서 인턴십 기회를 부여한다.
공모전 수상이 바로 입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마케팅 부서에서의 실무 경험은 공채 지원 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서 합격한 신입사원 중에는 아모레퍼시픽 공모전 수상 경험을 바탕으로 인턴십을 거쳐 입사한 사례가 있다. 아모레퍼시픽 공모전은 매년 3~4월 접수를 시작하며 최종 수상자가 발표되는 시기는 7월경이다.
④ 글로벌 채용
해외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 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채용을 진행한다. 올해는 5월 말 미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 고객관리, 마케팅 등을 담당할 한인 유학생을 채용했다. 서류 심사와 전문성 면접을 거쳐 선발된 이에게 인턴십을 거쳐 정규직 전환 기회를 부여한다.
아모레퍼시픽 연봉·복리후생·기업 문화
아모레퍼시픽의 초임 연봉은 3700만 원 수준으로 기본급에 인센티브(팀 성과 및 회사 경영 성과급 반영)를 포함한 것이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알려진 바대로, 자녀 교육에 관한 다양한 복지 제도가 마련돼 있다. 중학생부터 대학생 자녀까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한다.
만 1~3세 자녀가 있는 직원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서울, 용인, 수원 등의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 및 기술연구원, 스킨케어 사업장에도 사내 보육시설을 두고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유연하고 수평적인 기업 문화로도 알려져 있다. 직급별 호칭을 파괴하고 모든 직원이 ‘~님’ 호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직된 상하 체계가 아닌 수평적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으로 아모레퍼시픽을 만나자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채용에서 지원자들의 편의 증진과 소통 강화를 위해 내세운 두 가지 변화가 있다.
◎채용 트위터 운영
지난 4월부터 운영해온 채용 트위터(@Amorepacific_HR)의 팔로어 수는 1400명을 넘어섰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의 인사담당자와 지원자가 만날 수 있는 자리는 상·하반기 한 차례씩 진행되는 캠퍼스 채용설명회로 제한돼 있었다. 채용 트위터 개설로 입사 희망자들은 채용 일정과 지원 자격, 직무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구직자를 위해 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 최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회사 소개, 인재상, 직무 소개, 선배사원 인터뷰 등이 들어 있다. 공채 및 수시 채용이 시작되면 각 전형의 상세 일정과 합격 여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채용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폰용으로 개발됐다. 앱스토어(app store)에서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채용’ ‘recruiting’ 등으로 검색하거나, 아래 QR코드를 이용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인사담당자는 “아모레퍼시픽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채용 트위터와 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좀 더 쉽게 회사에 접근하길 바란다”고 트위터 운영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인사담당자에게 묻다
아모레퍼시픽의 채용 절차와 입사 후 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모아 인사담당자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질문 취합은 취업의 달인(cafe.naver.com/jobtong) 회원들의 협조로 이뤄졌다.
Q 신입사원 공개 채용 시기가 궁금하다
A 일반적으로 상반기는 5~6월, 하반기는 10~11월에 진행한다. 올해는 공채 시기를 조금 앞당겼다. 9월 26일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을 거쳐 11월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Q 학점 및 어학 필터링 기준이 있나?
A 일반직의 경우 학점 3.0 이상(4.5 만점 기준), 700점 이상의 토익 점수가 있어야 하고 영어 말하기 점수(OPIc 및 토익스피킹)도 필요하다. 다만 영어 말하기 점수의 경우 성적에 제한이 없고 2차 면접 전까지 제출하면 된다.
Q 서류 전형에서 우대하는 자격이나 경력이 있나?
A 직군별로 우대 사항이 다르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분야의 경우 공모전 수상자를 우대하고 구매 부서에서는 구매 관련 자격증 취득자를 우대한다. 그러나 우대 사항은 필수가 아니라 말 그대로 우대 사항일 뿐이다. 관련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Q 재지원 시 불이익이 있나?
A 입사 지원 횟수가 제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신입사원 중에 2~3차례 재도전해 합격한 이도 있다. 다만 다시 지원할 때는 본인이 탈락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Q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A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도 좋지만 직무별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직무 분석을 충분히 한 뒤 직무와 연관된 자신의 역량을 중점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는 비결이다. 자신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쓸 때는 다른 사람들이 흔히 쓰지 않는 참신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
Q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A 1차 면접에선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인지를 판단한다. 따라서 지원한 직무에 대한 준비를 충실히 하는 것이 좋다. 2차 면접은 공통 역량을 평가하는 과정이므로 회사 관련 이슈가 문제로 출제된다. 신문기사나 회사에 대한 분석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Q 1차 면접에서 영어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나?
A 1차 면접은 실무진 면접으로 진행되며 직무별로 면접 유형이 다르다. 해외영업 부서처럼 해당 직무에서 영어 능력이 필요하다면 영어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Q 2차 면접에서 협상 면접과 Case Study 면접의 비중은?
A 2차 면접은 하나의 상황을 주고 조원들과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협상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협상 면접과, 주어진 주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Case Study 면접을 함께 진행한다. 각 면접의 비중은 5 대 5로 같다.
Q 각 전형은 제로베이스로 진행되나?
A 2차 면접까지는 제로베이스로 진행된다. 하지만 3차 임원진 면접은 최종 면접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결과를 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합격자를 결정한다.
Q 학사 출신이 연구직에도 지원할 수 있나?
A 연구직 채용도 신입사원 공채와 같은 시기에 진행한다. 하지만 연구직군은 기본적으로 석사 이상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는 지원할 수 없다.
Q 입사 후 신입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A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재개발원에서 3~4주가량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한다. 중국사업 부문 탐방 목적으로 중국 연수를 떠나거나 제주도 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Q 입사 후 해외 근무 기회가 있나?
A 프랑스, 미국, 중국 등에 해외지사가 있다. 해외 사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파견 기회가 많은 편이다. 물론 신입사원이 바로 해외 근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업무 경험을 쌓은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근무자를 선별한다.
Q 남녀 사원 비율은 어떻게 되나?
A 화장품 회사이다 보니 ‘여성 직원만 뽑는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가 많다. 실제로는 남성 직원이 더 많다. 직무별로 성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본사에 있는 직원의 경우 6 대 4 정도로 남성이 많다.
* ‘여기는 채용데스크’는 취업준비생이 선호하는 기업의 채용 제도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매달 캠퍼스 잡앤조이 트위터(@jobnjoy)와 취업의 달인(cafe.naver.com/jobtong)에 공지하는 기업에 대해 궁금한 점을 보내주시면 인사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결해 드립니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제공 한국경제신문DB·아모레퍼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