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ship] 국내 ; 해외

인턴십 체험기

국내

이수아 "더크고 넓은 생각을갖게 한 시간"

아시안 브릿지 인턴십(2010년 8~11월)

.1987년 생
.한국외대 경영·언어인지과학 4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서슴없이 ‘Experience teaches(경험이 가르쳐준다)’라고 말한다. 어떤 일을 두고 망설일 때면 한 번씩 떠올리곤 하는데, 어쩌면 인턴십을 한 것도 이 문장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예전에 뉴질랜드에서 주말마다 양로원으로 봉사활동을 다녔다. 조금 서툴긴 했지만 봉사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졸업 후 나의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NGO 인턴십을 신청했다.

봉사활동 외에는 NGO와 관련된 경력이 없던 내가 운 좋게 합격한 곳은 ‘아시안 브릿지’라는 국제 NGO다. 이 단체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단체로 인도 빈민층 지역인 바라나시에 대안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과 필리핀에 정기적인 급식 지원, 여성계발교육 지원이 이곳의 대표적인 활동이다. 국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문화 가족의 자녀와 어머니를 위한 교육, 비닐하우스촌 같은 빈민 지역의 자연재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내가 담당했던 프로그램은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다. 일반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좌로 국제 이슈와 관련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와 토론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나와 내 동기 인턴에게 주어진 미션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3일간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를 여는 것. 우리는 강의 콘셉트 선정부터 강사 초청, 장소 협찬, 홍보, 진행까지 모든 것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밤낮없이 매달린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강의 2주일 전 강의 장소가 취소되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면서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3일간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느꼈던 보람과 희열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다.

그간의 고생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고 그것이 ‘생각의 나눔’이라는 큰 가치와 함께한 것이었기에 두 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비록 서툴렀지만 인턴들이 프로그램을 독립적으로 진행했기에 많은 경험을 도전적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나눔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물질과 시간의 나눔이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것이라면 인턴십은 ‘우리가 가진 생각을 나누는 것’을 경험하게 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움’의 범위와 틀을 깰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 또 다른 나눔을 위한 사업을 계획 중이다.

많은 이들이 인턴십을 원하는 취업 분야로 가는 발판이자 예습이라 여기지만 내게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문과 같은 역할이었다. 그래서 가끔 ‘인턴십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하는 상상에 아찔해하곤 한다.

무언가가 두려운 것은 그것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와 경험이 필요하다. 미래가 두려운가? Experience teaches!



많은 이들이 인턴십을 원하는 취업 분야로 가는 발판이자 예습이라 여기지만 내게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문과 같은 역할이었다. 그래서 가끔 ‘인턴십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하는 상상에 아찔해하곤 한다.


해외

전은정 “인턴십은 초콜릿이다”
독일 세라젬 인턴십(2010년 9월~2011년 2월)

.1987년 생
.전북대 무역 4
.무역협회 글로벌
.무역전문가 양성 해외인턴십 4기

유럽 경제 대국 독일의 경제 중심지 프랑크푸르트. 이 도시에 위치한 세라젬은 온열기 업체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에서도 유명한 헬스케어 기업이다. 나는 기획홍보팀에서 홈페이지 관리, 배너 제작, 고객 행사 보조 등 홍보 업무와 신규 아이템 시장조사와 같은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유럽에서 근무하는 해외인턴십의 장점은 파견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걸쳐 비즈니스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라젬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유럽 각지에서 고객 대잔치를 개최하고 있어 스위스, 헝가리, 이탈리아, 세르비아 등 다양한 국가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접촉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고객 대잔치 행사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각 국가의 행사 부품 주문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다른 국가의 직원들과 처음 일을 진행했을 때는 실수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익숙해지자 나라별 비즈니스 문화와 에티켓을 알 수 있었다. 또 영어권 출신이 아닌 사람들과 많이 접촉하다 보니 각 나라 특유의 억양이 섞인 영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원활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비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인턴십을 하다 보면 ‘이런 일까지 내가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투정을 부리게 된다. 하지만 소소한 업무라 할지라도 열의를 갖고 임하면 회사의 기본 틀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어느 날 본사 임원의 방문으로 하루 종일 선물 포장만 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투덜거리며 ‘왜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선물 포장을 하면서 주요 임원들의 이름을 자연스레 외우게 됐고, 후에 회의 준비나 회식 자리에서 빠르고 실수 없이 업무를 보조할 수 있었다. 인턴에게 잡무를 맡기는 데는 이런 깊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항상 업무에 열의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 우중충한 독일 날씨와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이따금 힘이 부칠 때면 왜 그토록 해외인턴십에 참가하고 싶었는지를 다시 생각했다.

‘유럽 경제의 중심인 독일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생각했다. 나의 오랜 꿈인 ‘해외 영업 전문가’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있다고 말이다.

해외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인턴십이란 ‘초콜릿’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쓰기도 하지만 달콤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낯선 타국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언어·문화 장벽에 부딪힐 때면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난관을 잘 극복하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어느덧 글로벌 인재로 발돋움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래서 인턴십은 ‘초콜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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