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활용하는 기업들] ‘따끈따끈’ 채용정보·실시간 질의 응답
입력 2011-08-05 16:58:13
수정 2011-08-05 16:58:13
“지원자와 ‘맞팔’하니 소통의 효과 대단해”
1만 250명. 삼성전자 채용 트위터(@samsungjob) 팔로어 숫자다.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다. CJ인재개발위원회, LG디스플레이, SK그룹에서 운영하는 트위터도 각각 2000~6000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대표적 채용 SNS다.이곳에는 공채가 진행되지 않는 시기에도 공채 일정과 지원 자격, 어학 점수 등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질문이 꾸준히 올라온다.
젊은 지원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기업 채용 SNS가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IT·유통 분야나 소비자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한 서비스업, 금융업계에서 채용과 SNS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채용 전용 SNS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담당자들에게 물었다. 기업은 SNS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그 효과는 어떠한가. SNS를 통해 지원자가 기업에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원자와 친밀한 유대관계 형성이 장점
기업의 채용 SNS 채널은 크게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로 나뉜다. 기업 SNS를 대체로 홍보팀에서 전담하는 것과 달리, 특화된 채용 SNS는 인사부서 담당자가 직접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채용 일정을 안내하고 지원 자격, 상세 업무 내용 등 지원자들이 올리는 모든 질문에 성실히 응한다.
채용 SNS가 개설되기 전, 인사담당자와 지원자의 소통은 캠퍼스 리크루팅이나 채용박람회 등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온라인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을 통해 주로 이뤄졌다. 실시간 답변이 힘들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는 지원자들이 많았다.
이랜드 채용 트위터 담당자 신원석 대리는 “지원자들의 문의에 이메일로 답하던 기존의 방식보다 속도에서 크게 개선됐다”는 말로 SNS 운영의 의의를 설명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문답을 주고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
기업 내 문화와 직장 분위기를 전하며 기업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랜드그룹의 경우 올 상반기 채용 당시 임직원 80여 명이 모여 서류 심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트위터를 통해 중계했다.
“이랜드는 자기소개서를 다 읽는다고 하시더니 진짜네요” “땀으로 범벅된 제 자소서도 저기서 읽히겠죠?” “알면 알수록 가고 싶은 기업” “감동적인 회사”라는 지원자들의 멘션이 뒤따랐다.
지난해 5월부터 채용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는 KBS는 전형이 진행되지 않는 시기에도 팔로어들과 안부를 주고받는다. 인사담당자가 “오늘 날씨가 덥네요” 하고 안부글을 올리면 “제가 있는 지하철 안도 덥습니다”라고 답변이 도착하는 식이다.
회사 내부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미래의 직장 일이기에 지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KBS 인사담당자는 “인사담당자라고 하면 아무래도 딱딱한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며 “채용 트위터 개설은 기존의 경직된 이미지에서 탈피해 지원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회사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구직자 간 쌍방향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경우 채용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해를 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KBS 인사담당자는 “경쟁이 치열한 방송사 시험은 흔히 말하는 ‘카더라’가 난무하는데, 트위터가 이러한 루머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으론 공정하게 채용 제도를 운영하지만,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기엔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채용에서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SNS를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운영해온 페이스북이 상반기 채용을 원활히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LG유플러스 김아나 대리는 서류 접수 마감일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지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문제가 생겼죠. 서류 접수가 잠시 지체되면서 불안해하는 지원자들이 많았는데 인사기획팀에서 새벽 2시까지 모든 질문에 답을 달아줬어요. 동요하던 지원자들도 인사담당자의 답변을 보고 진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시간 소통의 힘을 느꼈습니다.”
SNS를 통해 접한 지원자들의 의견을 채용 제도에 반영하기도 한다. 김아나 대리는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 시험 일정을 알려주며 채용 일정을 문의해온 한 지원자의 의견을 일정에 참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인사담당자들은 이처럼 SNS가 지원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고 의견을 모았다.
SNS 활용력 보는 이색 전형 도입
정보 공유 차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SNS 채널을 직접 채용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카페베네의 경우 올 하반기 뉴욕 1호점에서 근무할 인턴사원을 페이스북을 통해 선발했다.
서류 전형 단계에서 지원자가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면 그 밑에 달린 댓글과 좋아요 숫자를 평가에 포함한다. 카페베네 홍보실 김동한 과장은 “뉴욕에 가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정보를 전할 수 있도록 친화력 있는 인재를 찾는다”며 “지원자의 SNS에 나타나는 그 사람의 인간관계, 인프라 구축 능력도 평가 항목이 된다”고 말했다.
고객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한 증권사의 경우 지원자들의 SNS 활용능력을 더 관심 있게 지켜본다. 신영증권의 올 상반기 채용에서는 자기소개서에 ‘본인이 운영하는 SNS를 주소와 함께 소개해달라’는 문항이 포함됐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잘 드러나지 않는 면모를 블로그, 트위터 등 SNS로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신영증권 브랜드전략팀 김지민 대리는 “지원자의 관심사, 활동, 대인관계 등을 통해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광고대행사 하우즈크리에이티브는 지난해 인턴 채용에서 ‘SNS로 연재소설 쓰기’라는 이색 전형을 실시해 화제가 됐다. 2차 전형의 참가자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140자 이내로 소설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다.
하우즈크리에이티브 손우정 대리는 “채용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지원자들이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순발력을 평가할 수 있었고, 지원자의 관심사나 이야기 구성 능력도 자연스럽게 평가하게 돼 실력 있는 인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색다른 채용방식이 어렵다는 지원자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참신하고 재밌다는 반응이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크리에이티브한 형식의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NS를 채용 전면에 활용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지원자의 SNS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LG유플러스의 채용 페이스북 구축에 참여한 김아나 대리는 “지원자들이 문의한 내용에는 적극적으로 답하지만 그들의 SNS를 모두 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원자들도 자신이 남긴 글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인사담당자들이 다른 의도로 SNS를 살피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같다”며 “지원자의 SNS를 보게 되는 경우에도 그것이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사담당자는 채용 트위터를 운영하며 만났던 ‘호감형 지원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KBS 인사담당자는 “회사 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지원자를 보면 입사 후에도 적응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지민 대리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온 인재”에게 호감이 간다고 대답했다. 채용 SNS를 질의응답용으로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회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통로로 활용하라는 조언이었다.
기업이 운영하는 채용 SNS
신입 채용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채용 SNS’를 운영하는 대표 기업들을 정리했다. 취업준비생 또는 대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가 올라오고, 구체적인 질의응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 CJ인재개발위원회 @CJrecruiting
- IBK투자증권 @IBKS_recruit
- KBS @KBSrecruit
- KT @hello_olleh
- KT&G @ktng-recruit
- LG디스플레이 @LGD_recruit
- LG실트론 @LG_Siltron
- OCI @oci_career1
- SK C&C @Welcome_SKCC
- SK그룹 @skcareers
- 네오플 @neople_hr
- 넥슨 @join_nexon
- 넥슨SD @SD_HR
- 다음 @daum_hr
- 대우정보시스템 @DIS_Jobs
- 대웅그룹 @daewoongrecruit
- 동양그룹 @TY_recruiting
- 동양시스템즈 @TYS_Recruit
- 삼성SDS @SDSjobs
- 삼성전자 @Samsungjobs
- 삼양그룹 @SamyangRecruit
- 안철수연구소 @AhnLab_Recruit
- 이랜드그룹 @elandrecruit
- 인터파크 @interpark_insa
- 하나투어 @hanatourHR
- 한샘 @JobHanssem
- 한화무역 @Sihwanryu (이상 트위터)
- IBK기업은행 blog.naver.com/ibk_recruit
- 롯데그룹 blog.lotte.co.kr (이상 블로그)
- LG디스플레이cafe.daum.net/lgd.hambak (카페)
- LG유플러스www.facebook.com/recruit.lguplus(페이스북)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이병인 인턴기자(미국 러트거스 뉴저지 주립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