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곤의 잡 멘토링]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갑론을박

대학생들은 고민한다.

1.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2. 내가 무엇을 잘하는가?

필자에게 묻는다.

“저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필자는 답한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가?” “당신은 무엇을 잘 못하는가?”

잘하고 싶은 것도,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반대로 물어도 특별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직 진로 성숙도가 낮은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진로탐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진로탐색 활동인데, 한국 대학생들은 실제로 진로탐색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진로탐색이 왕성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20대에 이런 고민은 지극히 건강한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이다. 직업심리학자 파슨스에 따르면 직업 선택은 3단계 과정을 통해 형성되기 마련인데, 1단계는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 2단계는 직업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2단계에서 탐색하면서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일어난다. 3단계는 이전의 두 단계를 통합해 가면서 직업을 선택하는 합리적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하고 싶은 것 vs 잘하는 것’의 갈등에 빠지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흥미 vs 적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아쉽게도 흥미와 적성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엔 늘 고민이 존재한다.

필자가 상담한 A란 친구는 광고를 좋아했고, 광고를 보면서 내가 만들어도 저 정도는 하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래서 광고 동아리 활동도 했고, 광고 회사를 가기 위해 공모전에 참가하고 특강도 자주 들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원했던 J기획사를 가지 못했다. 결국 입사한 곳은 서울 강남역에 있는 중소 광고회사였다. 급여와 일의 크기를 줄여서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흥미’가 직업 선택의 기준이 됐다.

그렇게 2년을 보냈다.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큰 광고 회사의 수주를 받으면 늘 납기에 쫓기며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가 하고 싶은 광고를 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은 멀게만 느껴졌다.

큰 기업으로 이직하겠다는 애초의 생각과 광고에 대한 열정도 3년이 되던 해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하고 싶은 일’은 현실에서 멀어졌다. 잘하는 사람이 부러워졌다. 광고시장에서는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그의 성과물이 트렌드가 되는 현실을 본 것이다.

그렇게 3년이 흐르면서 자신이 광고를 잘 만들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서지 않았다. 좋아하다 보면 즐기게 되고, 즐기면 잘하게 될 것이란 생각도 바뀌었다. 직장을 선택할 때 어느 누구도 그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선택을 했다. 필자는 그에게 흥미와 적성은 선택이 아닌 조합의 문제라고 답해주었고, 그는 진지한 탐색 과정을 통해서 현재 공공기관의 대외협력과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을 잘할 수 있는지는 더 중요하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직업 세계에선 일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잘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문제는 두 가지를 모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합을 해야 한다. 흥미와 적성을 조립하는 것이 진로탐색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한 진로탐색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땀을 흘려야 한다는 것이다. 잘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다 보면 땀이 난다. 그렇게 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 순간 둘 다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그 순간이 조합할 순간이다. 아직 한계를 만나지 못했다면 당신은 아직 조합할 단계가 아니다. 더 행복한 인생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지금 더 많은 조각 경험을 만들기 바란다.


이우곤 이우곤HR연구소장

KTV ‘일자리가 희망입니다’ MC.

건국대 겸임교수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