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의 희망칼럼] 어느 미래학자의 조언 “계획 세우지 마라”

저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2009년 ‘위클리비즈’와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답했다. ‘어떻게 미래학자가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충고하느냐?’고 기자가 다시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스무 살에 무엇을 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하고, 이런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난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는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먼저 계획을 세우고 행동해야 할 텐데 오히려 계획을 세우지 말라니 상식 밖의 말로 들린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라. 그가 세우지 말라는 계획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뜻한다.

가령 한 달 후엔 바다에서 수상스키를 즐기고, 일 년 후엔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겠다는 계획은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때문에 그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날씨에 상관없이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직접 시도해보며 배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바로 그것이 훌륭한 미래의 자산이 된다. 필자는 ‘실수를 통해 배우라’는 다니엘 핑크의 말을 좋아한다. 직접 체험하는 것보다 좋은 스승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날씨가 변덕스러워도 변화의 큰 물결은 거스를 수 없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대표적인 변화로 ‘직장의 변신’을 꼽았다. ‘어디에서 일하느냐’가 중요했던 ‘직장 중심’에서 벗어나 ‘무슨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직업 중심’으로 일의 세계가 바뀐다는 것이다. 무슨 일(직업)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사무실이든 집이든 커피숍이든 어디(직장)에서 일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앞으로는 조직이나 기업보다 개인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기업과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예전에 없던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가 미래를 읽을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일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의 마인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세상 누구와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쓰레기 같은 계획이라면 세우지 마라. 실행이 따르지 않는 계획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정했다면 그 일을 반복해 시도하라.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반복해 경험하라. 무엇보다 직장을 믿지 말고 자신을 믿어라. 평생을 기대도 배신하지 않을 유일한 주체는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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