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교수의 미국 유학 성공법] 교실에선 큰 소리로!

수줍은 말투는 도움 안 돼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다. 어떤 면에서는 언어의 특성 때문이다. 미국 영어에는 여러 개의 시원스러운 열린 모음이 있다. 물론 이 점이 목소리 큰 이유를 다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영국인도 영어를 사용하지만 목소리와 음량을 적당히 조절한다. 아마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땅이 넓고 매우 개방적이어서 서로에게 크게 말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 아닐까. 또 계급이나 신분의 구분이 없어서 바라는 것을 마음 놓고 요구하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어찌됐든 수줍어하며 뒤로 빼는 태도는 미국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수줍음은 실패로 간주되기도 한다. 미국인은 대체로 수줍음을 세상에 대한 소심한 반응으로 간주하며, 소심함은 비겁과 겨우 한 발짝 차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겁쟁이들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여기서 학생들이 기억해야 할 게 있다. 자신이 조용한 성품을 가졌다면 미국 대학에선 좀 다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 조용한 성품을 유지하되 차분하고 명료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차분하다는 것은 움츠러들거나 숨지 않는다는 의미다. 조용한 성품을 가졌더라도 상대방과 자신 있게 눈을 맞추고 꼿꼿한 자세로 자신감을 드러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목소리다. 상대방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말해야 한다. 고함이나 허풍을 떨라는 의미가 아니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속삭이며 대사를 해도 관객이 잘 알아듣는 이유가 있다. 호흡과 공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잘 되지 않는다면 연습을 하면 된다. 깊이 숨을 들이마신다. 그런 다음 모든 공기를 밖으로 내쉰다. 그러고는 보통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해보라. 그 소리가 얼마나 약하고 가냘픈지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말해보라. 가급적 모든 호흡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숨소리가 섞이지 않게 하면서 목소리의 진동 속 공기를 이용하겠다는 생각으로 발음해보라. 아마도 매우 크게 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성량을 키우는 것은 공기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은 폐로 공기를 호흡하지만, 수줍음 때문에 긴장하곤 한다. 긴장을 하면 폐 아래쪽으로 횡격막이 내려가지 않아서 공기로 가슴 전체를 채울 수 없다. 그 대신 폐의 상부로만 호흡을 하게 된다. 매우 움츠러든 호흡만이 가능하다. 이 상태로 몇 번 빠르게 호흡해보면 실제로 공황 상태에 빠진 듯 어지러움을 느낄 것이다.

몸을 이완시키고 배를 공기로 가득 채워 호흡을 해보자. 마음이 진정되는 기분이리라. 긴장의 상당 부분은 공기와 관련이 있다. 수줍음이나 두려움 때문에 어깨를 웅크리고 등을 구부리면, 마음을 진정시키고 목소리를 키워줄 공기를 넣을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

바꾸기 위해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스스로 깊은 심호흡을 하고 나서 한 문장이나 두 문장을 말하는 동안 그 호흡으로 받아들인 모든 공기를 이용해보라. 첫 단어를 말할 때 여러분의 폐는 공기로 가득 차야 한다. 마지막 단어를 말할 때 폐는 비어 있어야 한다. 소리를 높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저 공기를 이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 방법을 깨우친다면 수업 중에 큰 소리로 말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털어낼 수 있다. 심호흡 연습만으로도 공부에 자신감을 더할 수 있다.





수잔 디렌데(Susan diRende)

미국 산타모니카대학 ESL 프로그램 교수. 저술가, 영화감독, 아트디렉터로도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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