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 인터뷰] 미친 듯 올인해야 빛 보는 게 쇼핑몰 사업이다

최지혜 인터넷 쇼핑몰 ‘사고싶어’ 대표

사람들은 종종 오해한다. 연예인이 되고 싶냐고, ‘4억 소녀’를 따라하냐고 묻는다. ‘인터넷 쇼핑몰로 돈 벌기가 쉬운가보다’라며 우습게 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속상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할 뿐인데….’


유니크한 디자인의 여성 의류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 ‘사고싶어(www.49105.co.kr)’를 4년째 운영하고 있는 최지혜 대표는 개성 넘치는 미모에 174cm가 넘는 큰 키로 모델 포스를 팍팍 풍긴다.

지난 5월에는 SBS TV ‘짝’에 여자 5호로 나와 구두디자이너 남궁태양 씨와 커플로 맺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연예인 지망생’으로 단정 내리곤 한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정체’는 7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알짜배기 인터넷 쇼핑몰의 경영자라는 것. 하루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대박 상품을 내놓는 수완 있는 MD 겸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고 3 때부터 모델 일을 했어요. 런웨이에 서면서 잡지 모델도 했죠. 모델 일에 푹 빠지다 보니 자연스레 여성 의류, 액세서리에 관심이 갔고 인터넷 쇼핑몰까지 론칭하게 된 겁니다. 모델, 쇼핑몰 CEO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에요.”

인터넷 쇼핑몰을 내기 전에는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들고 거리로 나가 팔았다. 이대, 숙대 앞은 그의 노점이 종종 나타나는 곳이었다. 눈에 확 띄는 스타일의 그를 보고 단골이 꽤 늘었다.

하지만 늘 눈치를 보며 쫓겨다녀야 하는 게 싫었다고.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지난 2008년 친동생, 그리고 동생의 친구와 함께 ‘사고싶어’를 오픈했다.

“좋아하는 일은 미쳐서 하는 편이에요. 공부할 때는 한 번도 안 하던 밤샘을 쇼핑몰 시작하면서 밥 먹듯 했죠. 독하게 몰입했더니 반응이 오더라고요. 이때 ‘사업의 맛’을 알았죠.”

노력한 정도에 따라 고객 반응이 다른 것을 경험하면서 ‘정글의 법칙’도 알게 됐다. 그렇다고 그가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아니다. 한때 13명에 이르던 직원 수를 지금은 5명으로 줄였다. 매출이 하락해서가 아니라 ‘내실 경영’으로 숨 고르기를 하기 위해서다.

“직원 관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 일인지 알았다”는 말에서 여러 가지 사연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으로 그는 경영학(한양사이버대) 공부에 도전했다. 잠시 멈추었던 모델 일도 다시 시작했다.

케이블TV 온스타일에서 방영되는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에 지원, 최종 26명에 선발된 것. “방송 출연은 모델로서 인지도와 쇼핑몰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인터넷 쇼핑몰을 쉽게 보는 이들에게 할 말이 많다. 창업 지망생의 신중한 선택과 철저한 준비도 당부했다.

“몇 십억 매출을 올린다며 화제가 되는 곳, 순수익을 따지고 들면 수치가 달라집니다. 신용카드, 현금영수증으로 매출이 거의 다 노출되는 만큼 세금 부담도 크죠. 갈수록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의 꿈은 지금 하는 일의 연장선에 있다. 모델 그리고 CEO 역할을 모두 잘해내고 싶다는, 어쩌면 ‘소박한’ 꿈이다. 인터뷰 말미에 ‘짝’으로 맺어진 남궁태양 씨와의 관계를 물었다. 최 대표는 “방송 끝난 후 정말로 친해졌다”면서 “진지하게 사귀고 있다”고 답했다.

이것만은 기억하라

① 네 자신을 버려라. 사생활을 버리고 올인하지 않으려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② 독특한 감각이 필요하다. 유행을 앞서서 이끌 만한 센스를 가진 이에게 유리하다.
③ 체력이 재산이다. 버티지 못하면 금세 나가떨어진다.


최지혜

1985년 생
한양사이버대 경영학 2(휴학 중)
2008년 4월 쇼핑몰 ‘사고싶어’ 오픈
최고 매출액 일 3000만 원
회원 수 7만여 명
www.49105.co.kr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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