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ship] 숨죽이며 만끽했던 임원들과의 만남

인턴십 체험기_국내

내가 인턴으로 일했던 삼성인력개발원은 본래 삼성 계열사 내에서 정규 인턴을 뽑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하지만 삼성 전 계열사 임직원이 교육을 받는 곳인 만큼 소속 직원만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턴을 비정기적으로 선발한다. 마침 학교 경력개발 사이트에 올라온 공지를 보고 지원서를 냈고 운 좋게 선발됐다.

내가 속한 부서는 삼성 고위경영자과정 담당 TF팀이었다. 삼성 전 계열사의 상무급 이상 임원 중 선발된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 진행을 총괄하는 곳으로 직원 3명, 인턴 3명으로 이뤄졌다.

한 달 정도 진행되는 교육 준비와 해외 벤치마킹 과제 수행 준비, 마지막으로 교육 수료 시 진행되는 보고 진행까지 맡아서 처리했다.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는 주로 강사 섭외, 스케줄 조정, 교재 만들기에 전 인력이 집중됐다.

내가 맡은 부분은 교재 편집과 향후 벤치마킹 기업들에 대한 자료조사 및 정리 작업이었다. 조금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어느 일이든 대강 처리하지 않는 프로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기업 조사 과정을 통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과 정보를 보는 분별력을 갖출 수 있었다.

교육이 시작되고 난 후에는 임원 관리, 강사 일정 조정, 강의 준비 등 숨 돌릴 틈 없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의 연속이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된 뒤에도 강의 결과물을 남기기 위해 강의 녹취 등의 작업을 계속했다. 교육 말미에 진행될 행사 준비로 직원들 역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체 행사를 준비하면서 배운 점은 ‘어떤 돌발 상황이 생겨도 자신이 맡은 일은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당황하지 않고 큰 틀 안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기관리 능력과 상황 대처 능력을 길러야겠다고 느꼈다.

삼성 전 계열사의 임원들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접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기억에 남는다. 작게는 기업의 임원이지만 크게는 사회의 리더이기도 한 그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일반 대학생이 쉽게 얻을 수 없는 큰 행운이었다.

인턴십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단순히 취직을 위해 지원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턴십은 대학 생활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한가득 안겨준다. 하지만 그 목적이 취업을 위한 발판이 돼버린다면 인턴십이 주는 풍부한 경험은 제한될지도 모른다.

회사 이름, 분야를 미리 결정하고 인턴십을 지원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턴십 기회를 잡아 개인의 가능성을 발견·확장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인턴십은 대학 생활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한가득 안겨준다. 하지만 그 목적이 취업을 위한 발판이 돼버린다면 인턴십이 주는 풍부한 경험은 제한될지도 모른다.


김도균

1987년 생
연세대 노어노문·경제 3
삼성인력개발원 고위경영자과정 인턴십(2008년 4~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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