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 인터뷰] 맛·인테리어·경영 모두 폭풍간지나게 똑부러지게

장성욱 폭풍간지떡볶이 대표

‘광고회사 아트디렉터로 3년, 떡볶이 가게 사장으로 반 년.’ 대학 졸업 이후 장성욱 대표의 삶은 이렇게 요약된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로 잘나가는 아트디렉터였지만 그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자신만의 사업을 꾸렸다.


“학생 때 좋아서 하는 것과 현실은 다르더라고요. 나는 재밌는 광고를 만들고 싶은데 회사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가끔 ‘재밌는 일 리스트’를 작성해봤는데 나중에 모아서 보니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한 것이 바로 ‘떡볶이’더라고요. 아, 이거다 싶었죠.”

떡볶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밥 대신 먹기도 할 만큼 좋아했던 음식이었다. ‘너 미쳤구나’라는 주변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직서를 던졌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폭풍간지떡볶이’를 차렸다.

“가장 먼저 이름을 정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어요. 그중 70% 득표한 게 지금의 ‘폭풍간지떡볶이’예요.”

떡볶이가 좋아서 출발한 것일 뿐, 창업에는 전혀 노하우가 없었던 그는 ‘발품’으로 해답을 찾았다.

“떡볶이로 유명하다는 곳은 다 가봤어요. 꼭 떡볶이 집이 아니어도 인테리어를 어떻게 했는지,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살폈죠. 그릇을 사기 위해 그릇 전시장을 다 돌고, 전등 하나까지도 발품 팔아서 샀어요.”

남녀노소에게 두루 사랑받는 국민간식 떡볶이. 그래서 물밀 듯 쏟아지는 것이 떡볶이 가게이기도 하다. 이미 포화 시장인 곳에 진입하기 위해선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대부분 떡볶이 집의 인테리어가 비슷하더라고요. 유명한 프랜차이즈 두 개 정도를 섞어놓은 느낌이랄까? 기존에 것을 따라하면 거기서 거기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만의 콘셉트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폭풍간지떡볶이’는 외관상 칵테일바 같은 느낌을 풍긴다. 메뉴에 ‘맥주’도 있다. 장 대표는 직접 ‘인생은 맵다’는 슬로건을 만들어 떡볶이의 매운맛과 연결시켰고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포크, 그릇 등은 캐릭터가 있는 제품을 사용해 분식집의 느낌을 싹 제거했다. 또한 ‘1인 메뉴’를 만들었다.

“가게 입지를 고를 때 여러 가지 면에서 이대 앞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친구에게 들으니 여대 4년이면 혼자서 레스토랑도 간대요. 혼자 다니는 여학생이 아주 많다는 뜻이죠. 그래서 여러 메뉴를 다 맛볼 수 있는 1인 메뉴 세 가지를 만들었어요. 반응이 아주 좋아요.”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맛’이다. 가족 3명이 동원돼 레시피를 완성했고 재료는 최상급으로 사용했다.

“오픈 4개월 만에 변하지 않는 우리만의 맛을 찾았죠. 그런데 주변에 보면 아무리 맛있어도 망하는 가게가 있고, 브랜딩이 잘돼 있어도 망하는 곳이 있어요. 맛과 인테리어, 브랜딩 이 세 가지 모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폭풍간지떡볶이는 창업 반년을 갓 넘겼지만 벌써 단골 고객, 마니아 고객이 생길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고, 단골 고객을 초대해 칵테일 파티를 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올해 목표는 분점을 내는 거예요. 제일가는 떡볶이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해외에도 진출하고 싶어요. 외국인 입맛을 고려해 ‘꿀떡’도 만들어놨어요. 사업이 잘되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폭풍간지 연구소’라는 마케팅 회사를 차려보고 싶습니다.”

이것만은 기억하라

① 사전 시장 조사가 중요하다.
②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골라라.
③ 창업 후에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때를 기다려라.


장성욱

1981년 생
건국대 산업디자인 졸업
2007~2010년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아트디렉터
2010년 12월 폭풍간지떡볶이 창업
월매출 1300만 원
blog.naver.com/pockgan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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