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t’s Kiss Time!

키스는 사랑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사람, 키스는 그저 섹스의 전주곡일 뿐이라 말하는 사람.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키스를 할 거라면 즐겁게 그리고 감미롭게 해야 한다는 것! 곧 다가올 키스데이를 맞아 당신이 생각하는 키스, 그 이상의 키스를 알려드릴게요.


키스란 로맨틱한 스킨십의 대명사다. 첫 키스의 애잔한 추억은 문득 뇌리를 스쳐갈 만큼 강렬하고, 격정적인 키스 한 번에 미지근하던 사이가 한 방에 정리되기도 하며, 키스가 뜸해지는 시기와 관계가 소원해지는 시기가 거의 비슷한 것을 보아도 키스란 결코 단순히 넘겨버릴 그 무엇이 아니다.

인간은 어쩌다 이렇게 로맨틱하고 섹슈얼한 ‘키스’란 걸 하게 됐을까? 여기에는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어머니가 어린아이에게 입으로 물과 음식을 주던 습관에서 시작됐다는 설, 원시 시대에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아내가 음식을 몰래 먹지 않았는지 검사하는 습관에서 시작됐다는 설 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그럴 듯한 것은 서로의 페로몬을 감지해 내 배우자로서 적합한지 그리고 건강한 자손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적 자질을 가졌는지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설이다. ‘키스만 해봐도 알아요’라고 말하는 연애 고수들의 경험담은 바로 이런 키스의 유래에 가장 설득력을 실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키스가 어떤 연유로 생겨났는지와 별개로 우리는 키스란 것을 갈구하고, 그 순간을 즐기며, 또한 아직은 허락되지 않은 키스를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한다. 키스의 의미가 완벽히 사랑의 표현으로 굳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키스의 의미와 유래 따위는 잊고 한 가지에만 집중하자. 바로 ‘지금보다 즐거운 키스를 하기 위해서 무엇을 알아야 할지’에 대해서다.

이 정도는 기본이죠, 키스의 기본형 3

프렌치 키스

키스 흔히 ‘키스’라고 말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프렌치 키스다. 촉촉한 입술을 기본으로 상대방의 입술, 치아, 혀를 관능적으로 맛보듯 키스하는 것이 프렌치 키스의 기본.

하지만 무척이나 감미로울 수 있는 프렌치 키스를 그야말로 막무가내로 하는 사람이 꽤 많다. 마음만 급해서 무작정 입을 벌리고 공격적으로 접근한다면 상대방은 황당함을 넘어 불쾌함만 느낄 것이다.

테크니컬 포인트는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서 리듬과 호흡을 맞추라는 것, 그리고 혀에 너무 힘을 주고 있으면 오히려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으니 최대한 힘을 빼라는 것.

키스의 기본이지만 너무 흔하게 하는 키스라는 생각에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키스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두 사람이 키스하던 날을 상상하며 조금은 수줍게 다가가는 건 어떨까?

수중 키스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하는 꽤 육감적인 키스. 특히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니콜라스 케이지와 엘리자베스 슈가 나눴던 슬프고도 격정적인 수중 키스 때문에 여러 사람 수영장 물 좀 먹었을 거다.

그 정도로 수중 키스는 키스 좀 해봤다는 사람들에겐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종의 미션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신이 수중 키스에 초보라면 이것을 하기가 마냥 쉽지는 않을 것이다.

잠수 준비를 할 때처럼 두 사람이 수면 위에서 숨을 깊이 들이마신 다음 물속에 들어가 입을 맞추면 되는 간단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따금 코로 숨을 내뿜지 않으면 안 되기에 키스의 타이밍을 맞추기가 썩 쉽지 않다.

입술과 입술을 꼭 맞닿은 채로 잠시 숨을 참았다가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 물이 전혀 들어오지 않을 수 있게 해서 프렌치 키스가 가능할 순 있겠지만, 흠 과연 그게 쉽겠냐 이 말이다.

먹는 키스

‘먹긴 뭘 먹는다는 거지?’라며 의아해할 사람도 있겠다. 먹는 키스란 한마디로 음식을 키스에 응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것 역시 영화에서 나왔다. ‘나인 하프 위크’에서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가 했던 키스도 일종의 먹는 키스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쉽게 먹는 키스를 해보고 싶다면, 한 사람이 음식을 입에 넣고 맛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다른 한 사람에게 키스를 하는 방법부터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단계 발전한 방식을 택하길 원한다면 입에서 입을 통해 음식을 주고받는 것도 OK.

하지만 이렇게 먹는 키스를 할 때는 어떤 음식을 선택할 것인지 살짝 고민해봐야 한다. 과일이나 상큼한 과일 향의 화이트 와인 정도가 먹는 키스에 곁들이기 무난하다.

간혹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초콜릿이나 생크림을 먹는 키스에 응용하려는 사람도 있는데 영화 속이나 아이돌 가수 뮤직비디오에서 볼 법한 비주얼이 현실에서 그렇게 쉽게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끈적한 생크림이나 시커먼 초콜릿으로 뒤범벅된 침대 시트를 보고 싶지 않다면 굳이 그 재료를 선택할 이유가 없단 얘기다.

좀 더 신선한 키스를 원한다면 시도해보시라

1 공기 키스

상대방의 입 안에 공기를 불어넣어 부풀렸다가 자신의 입으로 다시 공기를 넘겨받는 키스. 서로의 숨을 주고받으니 그 자체로 섹슈얼한 느낌이 무척 강하다. 하지만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면 하기 힘든 키스인 것도 사실.

2 스파이더맨 키스

건물 외벽에 거꾸로 매달린 스파이더맨에게 여주인공이 다가가서 하던 키스. 서로의 아랫입술(보통 아랫입술이 더 두껍고 섹시하지 않던가)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키스를 하기 위해 남자가 거꾸로 매달릴 필요는 없으니 주의.

3 블라인드 키스

키스를 할 때는 보통 눈을 감으니 ‘블라인드’ 상태가 되는 것은 맞지만, 진정한 블라인드 키스는 눈가리개를 해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시각을 완전히 차단하면 다른 감각이 살아나고 에로틱함은 배가된다.

키스할 때 이런 사람 꼭 있더라 worst 3

1 키스를 할 때마다 마치 ‘서프라이즈 박스’라도 된 듯 무작정 혀부터 내는 사람 분명히 있다

“키스를 글로 배웠습니다”라는 유행어 기억나시는지?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면 오버하지 말고 상대방의 리드에 적절히 따라가는 것이 오히려 나은 방법. 최소한 다음의 오버만 하지 않아도 분위기는 망치지 않을 것이다.

2 입을 너무 크게 벌리는 사람 분명히 있다

키스의 시작은 감미로운 눈빛, 그리고 부드러운 입술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할 것. 상대방과 호흡을 맞추지 않은 채 마치 ‘혀로 너를 무너뜨리겠어’라는 식의 태도는 성별을 막론하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걸 잊지 말 것.

영화 속에서 감정적으로 달아오른 두 주인공이 키스를 할 땐 입을 크게 벌린다 해도 멋진 비주얼이 탄생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입을 크게 벌려봤자 상대방 입술 언저리에 애꿎은 침 세례만 남길 뿐이다.

입을 많이 벌린다고 해서 감미로워지는 것이 아니며 상대방의 기분이 달아오를 일도 없다. 분위기가 매우 격정적이 되기 전까지는 입은 적당히 벌릴 것.

3 그냥 상대방에게 맡겨두고 나 몰라라 하는 사람 분명히 있다

솔직히 키스 경험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리 키스에 대한 글을 읽어도 느낌이 확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실전에서 상대방이 이끄는 대로 무념무상의 경지에서 소극적인 키스를 해도 되는 건 아니다.

키스도, 섹스도 결국은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고 감정의 교류라는 걸 잊지 말자. 상대방이 지금 뭘 원하고 있는지, 지금 이 순간 좋은 감정을 증폭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부지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지금보다 20%만 적극적으로 해보자. 분명 즐거운 키스 타임이 찾아올 테니.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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