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교수의 미국 유학 성공법] 논쟁을 사랑하라

교실에서의 논쟁은 무술 연습과 같다

‘논쟁하다(to argue)’라는 동사는 영어에서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상에서 ‘누군가와 함께 무엇에 대해 논쟁한다’는 것은 싸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종종 화를 돋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선 다르다.

무엇인가에 대해, 어떤 해석이나 관점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화를 불러일으키는 행위가 아니다. 학교에서 논쟁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한다.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논쟁에 능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문적 논쟁은 화를 불러일으키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변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논쟁은 공격성을 띤다. 그래서 어떤 학생에게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논리의 결점을 지적해 의도적으로 친구를 당황스럽게 만들거나 교수를 모욕하려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친절은 협력에 기초한 상황에서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경쟁에 따른 상황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스포츠를 하면서 친구와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하자. 두 사람은 경기를 하는 동안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대부분 누가 이기든 상관없이 여전히 친구로 남아 있다.

그런데 친한 친구 사이라서 지나치게 서로를 배려한다면 어떨까? 테니스를 치면서 상대가 잘 받아낼 수 있는 구역으로만 살살 공을 넘겨 보낸다면 두 사람 모두 실력이 그다지 향상되지 않을 것이다.

진짜 상대와 대적한다면 첫 번째 시합부터 완패할지도 모른다. 연습할 때 서로가 최선을 다해 경쟁하여 본 게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논쟁을 경쟁력 있는 사고 연습의 한 형태로 여긴다면, 최선을 다해 논쟁함으로써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이해할 것이다.

교수의 아이디어에도 도전해야 한다. 교수와의 논쟁을 피하지 말라는 의미다. 나는 젊었을 때 펜싱을 배운 적이 있다. 날마다 열심히 훈련했다. 드디어 선생님과 대적할 기회가 생겼다.

나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 선생님을 공격해야 했지만, 보호용 마스크를 쓰지 않은 선생님을 마주하고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실수로 눈을 찌르고 싶지는 않았다. 선생님은 내가 걱정하는 이유를 알고 나서 웃음을 터뜨리며 자기가 초보자에게 당할 만큼 약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선생님의 실력은 나보다 훨씬 뛰어났기 때문에 내 검으로 그의 몸을 스치지도 못했다. 하지만 내 능력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연습 상대 개념은 아이디어에도 적용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교수에게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의 강점을 향상시키고 약점을 극복하게 하는 방식으로 연습 상대 역할을 해줄 것이다. 나의 펜싱 선생님은 어느 날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내 연습 상대가 돼주었다. 그것은 내 실력이 새로운 수준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

그날부터 나는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니었다. 강의실에서 논쟁도 마찬가지다. 교수가 최선을 다해 열성적으로 학생들과의 논쟁에 참여하는 날,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지는 순간이다.

그러니 논쟁이 다소 공격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우호적이고 즐거운 공격이다. 논쟁을 실제 싸움 연습도 포함된 무술 훈련쯤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주저하지 말고 주먹을 날려라. 논쟁의 ‘근육’을 발달시키면 모든 시험의 과정, 그리고 논문 작성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서 승자가 될 것이다.


수잔 디렌데(Susan diRende)

미국 산타모니카대학 ESL 프로그램 교수. 저술가, 영화감독, 아트디렉터로도 활동 중.

수잔 디렌데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한국 유학생을 가르쳐 왔다. 이 칼럼을 통해 미국 대학에서 성공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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