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진의 위로하는 책, 위로 가는 책] 김태원같은 멘토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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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취업 포털에서 젊은 직장인이 가장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을 설문조사했습니다. 1위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뽑혔습니다. 안 교수에게 꽤 영광스러운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2위는 반기문 총장이 차지했고요.

3위가 좀 놀랍습니다. 현재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활약 중인 김태원 씨인데요. 김 씨의 경우 또 다른 취업 포털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이 멘토 삼고 싶은 연예인 1위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멘토’,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지도자·스승·선생의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멘티들의 드러나지 않은 재능을 일깨워줄 것 같은 안철수, 김태원 두 사람에게 멘토라는 이름과 역할이 매우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이런 멘토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사실 사회나 조직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성장이나 발전에 눈곱만치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보스와 선배들입니다. 후배의 아이디어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갈취하거나, 남의 생각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독설을 내뱉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고요.

이상하게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선배나 다른 부서 상사도 나의 조직장이 되는 순간 나쁜 보스로 전락하고 맙니다. 내가 속해 있는 조직 안에서 상사나 선배를 멘토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어쩌면 언감생심(焉敢生心)일 수 있습니다.

‘세 사람이 함께 걸으면 반드시 그 안에 스승이 있다(三人行 必有我師)’. 잘 알려진 공자의 말씀입니다. 항상 내가 멘토로 삼고 싶을 만한 사람과 동행한다는 보장이 없는데 어째 공자께서는 이런 말씀을 한 걸까요?

이는 동행한 사람의 좋은 점은 좋은 점대로 배우고, 나쁜 점은 반면교사(反面敎師)를 삼으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배울 것이 없다고 투덜대는 것보다는 그들의 단점이나 잘못된 언행을 반면교사로 삼아봅시다. 어쩌면 좋은 멘토에게 멘토링을 받는 것 이상으로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이끌어 줄지도 모릅니다.

훌륭한 멘토가 많은 세상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쉽게도 멘토보다는 반면교사가 넘쳐나니 반면교사라도 교사로 삼아야지 않겠습니까?


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

폴 바비악, 로버트 D. 헤어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양복 입은 독사(Snakes in Suits)’로 표현된 직장 내 사이코패스에 대해 알려주는 책. 조직 사회의 허점을 노려 ‘유능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기업과 조직에서 인정받는 엘리트 사원’으로 위장한 그들의 정체를 폭로한다.

직장인 사이코패스라는 생소한 주제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며 그들에게 물들지 않을 수 있는 자기 처세의 비결을 알려준다.



나를 키우는 독종 나쁜 보스

최경춘 지음 | 위즈덤하우스

직장인 대부분이 직장 생활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는 ‘나쁜 보스’. 이 책은 나쁜 보스에 맞서는 비결을 담은 매뉴얼이다.

직장 내 나쁜 보스의 행태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면서 전격 해부하고 있다. 나쁜 보스와 공존하는 방법은 물론 그를 뛰어넘어 좋은 보스로 성장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눈에 띄는 책

[인문] 해럴드 블룸의 독서 기술

해럴드 블룸 지음 | 을유문화사

예일대 인문학 교수 해럴드 블룸이 서양 문학 작품 60여 편을 엄선하고 우리가 왜 문학을 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셰익스피어부터 이반 투르게네프, 토니 모리슨 등의 주요 작품을 통해 즐거운 책 읽기의 방법과 목적을 보여준다. 일반인을 위한 문학 비평을 통해 일반 독자들의 ‘문학의 품’을 넓혀주고 있다.



[과학] 100 디스커버리-과학적 발견들

피터 매시니스 지음 | 생각의날개

인류 역사를 바꾼 100가지 위대한 과학적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도구·기술’ ‘의학’ ‘원자·물리학’ ‘전기·전자’ ‘유리·광학’ ‘지구과학·천체물리학’ ‘생물·유전·진화’ ‘수학·문자’ 등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과학 발견의 배경, 연구 과정, 당시의 발견이 현재에 끼치는 영향 등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예술·대중문화]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다니엘 지라르댕 지음 | 미메시스

사진가가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역사를 통해 법과 윤리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큰 격론을 불러일으켰던 이미지 73장을 선정해 그 사진에 얽혀 있는 논쟁과 이야기를 소개한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사회가 어떻게 사진 이미지를 받아들이게 됐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

제공 : 교보문고 북뉴스 (news.kyobobook.co.kr)



허영진

교보문고 북뉴스(news.kyobobook.co.kr)에서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는 북 리포터. 삶을 위로(慰勞)하고, 삶의 위(高)로 갈 수 있는 책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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