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승의 희망칼럼] ‘평생 직장’ 사라지고 ‘평생 일거리’ 뜬다

나는 직장인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은 대학이다. 직장인으로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연구 활동을 수행한다. 하지만 나는 직장에만 얽매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자이면서 리더십 및 동기부여 강사이고, 책을 쓰는 저자이자 자신의 천직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다.

이처럼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오래전부터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난 이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물론 다른 어떤 곳보다 수명이 긴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젠가 이곳을 떠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난 후에도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여러 가지 직업을 준비하는 주된 이유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직장 다니면서 경제문제를 해결하던 시대는 퇴조하고 있다. 자진 퇴직을 했든 명예퇴직을 했든, 아니면 강제 퇴직을 당했든 50대 초반 또는 40대 후반으로 앞당겨진 퇴직 시기와 그 이후의 삶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막막한 미래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농후해졌다.

이는 비단 4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30대 직장인의 내일이기도 하며, 직장을 준비하는 20대 역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딱 집어서 ‘이것을 이렇게 준비하라’고 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고 지닌 능력이 다를 뿐 아니라, 각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다르므로 ‘이렇게 하라’고 단언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취업이든 창업이든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고려해야 할 한 가지 진실이 있다. 그것은 지금부터 ‘평생 할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평생 할 일이란 자신이 좋아하고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일임과 동시에 시간이 갈수록 더 잘하는 일을 의미한다. 평생 할 일이 반드시 고소득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풍족할 정도의 물질적 보상을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 일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수입도 따라준다면 그것으로 괜찮다. 돈을 보고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만족도를 보고 일을 선택해야 정신적 풍요로움과 함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질적 풍요로움도 얻을 수 있다.

이제 정말이지 직장에 매달려 사는 시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은 두말할 필요 없거니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불철주야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젊은이들 역시 21세기 직장의 의미와 직장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아무 준비 없이 직장 다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직장을 뛰어넘는 ‘평생 일거리’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해야 한다. 직장의 종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일을 하는가’가 더 중요했던 직장(場)의 개념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가 점점 중요해지는 직업(業)의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대적 대전환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자기 삶의 정체성과 직업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확립하지 않으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격동기는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위기의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질 것임에 틀림없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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