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젊고 친절하고 착한 기업! '다음(Daum)’에서 만나요

다음 커뮤니케이션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는 대한민국 인터넷 서비스가 걸어온 길과 맥을 같이한다. 전자 우편이 종이 우편을 대체하던 때 그 중심에는 ‘한메일’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가 붐을 이뤘던 시기에는 ‘다음 카페’로 새로운 소통 문화를 이끌었다.


이뿐 아니다. 입체 세계지도인 구글어스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을 때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국내 최초의 360도 파노라마 지도 서비스인 ‘로드뷰’를 내놨다. 하늘의 시선이 아닌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는 모바일 영역은 ‘마이 피플’로 공략 중이다.

인터넷 서비스, 나아가 모바일 영역까지 엿보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곳일까?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다음 커뮤니케이션 본사를 김종민, 박혜인 두 대학생 기자와 함께 찾았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의 사옥은 두 군데다.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 그리고 서울 ‘다음 한남오피스’다. 이번에 찾은 곳은 한남오피스. 서울 서초동에 있다가 지난 2009년 7월 사선 격자무늬 외벽이 돋보이는 한남동 ‘일신 빌딩’으로 이전했다. 다음은 이곳의 3개 층(4~6층)을 사용하고 있다.

한남오피스는 ‘나눔(share)’ ‘기록(log)’ ‘전달(message)’이라는 세 가지 콘셉트로 이뤄져 있다. ‘나눔’은 제주와 서울로 나뉜 오피스 간의 긴밀한 공유와 비전의 나눔을 꾀한다는 의미이며, ‘기록’은 다음 직원들의 일·생활·감성을 공간의 기록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전달’은 ‘즐겁게 생활을 변화시킨다’는 다음의 철학을 공간을 통해 이야기한다는 의미다. 한메일, 카페, 마이 피플 등의 서비스에서 볼 수 있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을 중시하는 다음의 기업 문화가 이 세 단어를 통해 고스란히 업무 공간에도 반영돼 있다.

먼저 발을 들인 곳은 회의 및 휴식 공간이 위치한 5층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으로 뻗어 있는 통로의 벽에 미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안내를 맡은 홍보실 이슬기 씨는 “이곳이 한남오피스의 미니 갤러리”라고 소개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10여 작품을 전시해 직원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고 있다. 우리가 찾았을 때는 판화가 엄정호 씨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이전에는 유명 화가 훈데르트바서의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미니 갤러리는 사회공헌 활동과도 연결된다. 훈데르트바서의 그림은 다음 직원들에게 경매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금을 ‘지구촌 희망 학교 짓기’라는 프로그램 진행에 쓰기도 했다.

사회공헌 분위기는 사내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미니 갤러리를 지나면 한국 인터넷 포털 기업 중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음료는 아메리카노·카페라테 등 총 20여 가지.

고급커피 전문점 수준의 맛과 양인데도 가격은 일반 자판기 커피 수준인 300원에 불과하다. 기왕 싸게 파는 것 무료로 제공하면 안 될까? 굳이 300원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미니 갤러리의 경매 수익금처럼 음료 판매금 전액을 ‘지구촌 희망 학교 짓기’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있는 것.

음료 한 잔으로 지구촌을 도울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올해 벌써 3000만 원 이상이 모였다. ‘지구촌 희망 학교 짓기’ 프로그램이 학교를 세운 국가는 캄보디아·네팔·스리랑카 등 총 5곳. 올해는 태국에 또 하나의 희망을 뚝딱뚝딱 지어낼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은 환경보호운동도 펼치고 있다. 카페테리아 한쪽에는 하얗게 칠해진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수백 개의 종이 나뭇잎이 가지마다 달려 있다. 한 나뭇잎을 자세히 보면 한쪽에는 “나는 지구를 살리는 머그컵을 사용합니다”라고 쓰여 있고 반대편에는 머그컵을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손글씨로 예쁘게 적혀 있다. 휴식도 친환경으로 누리자는 것이 다음 사람들의 생각이다. 커피 한 잔 마실 때도 환경을 생각하는 곳, 그래서 보람찬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다음이다.

‘자유와 평등’이 있는 회사

다음은 사원의 마음만 푸근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몸도 편안하게 해준다. 같은 층 한쪽에 마련된 안마방·수면방은 업무에 지친 사원들의 심신을 풀어주는 곳이다. 대학생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려 했을 때 쉬려는 사람이 계속 들어와 삼고초려 끝에 겨우 찍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지금은 근무 시간. 홍보실 이슬기 씨에게 물어보니 “쉬고 싶다면 언제든지 와도 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안마방뿐 아니라 성별에 따라 마련된 수면방 두 곳도 모두 쉬고 있는 사람들로 차 있었다. 단순히 침대만 준비돼 있는 것이 아니다.

‘아씨방’이라 불리는 여성 수면방에는 화장대가 갖춰진 파우더룸이 있으며 아기를 둔 엄마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젖병소독기, 모유보관용 냉장고도 구비돼 있다고 한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세심한 배려다.

4층 업무 공간 한쪽에는 직원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설레는 도서관’이 있다. 3000권 정도가 책장에 빼곡하게 꽂혀 있는데 소설·시 등 문학뿐 아니라 전문 도서도 있다. ‘20세기 소년’ 같은 만화책도 100여 권 준비돼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음은 인터넷 기업답게 ‘자유’와 ‘평등’이 있는 회사다. 우선 회사 차원에서 정한 출근 시간이 없다. 부서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출근 시간이 비교적 늦은 부서의 직원은 아침에 학원을 수강해 개인 발전을 도모하기도 한다.

출근 시간뿐 아니라 복장도 자유롭다. 수십 명이 있던 카페테리아에서 정장을 입은 사람은 기자 혼자였다. 다음에서 정장 차림은 ‘외부인’ 혹은 ‘외근이 많은 직원’으로 인식된다고 한다.

서로 간의 호칭도 남다르다. 직급·직책을 붙이지 않고 이름 끝에 ‘님’만 붙여서 부르면 된다. 이는 후배 직원, 선배 직원 모두에게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면 “김다음 차장님 전화왔습니다”가 아닌 “다음님 전화왔어요”라고 하는 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세훈 대표에게도 ‘세훈님’이라 부른다는 사실이다. 수직이 아닌 수평을 지향하는 다음 기업 문화의 전형적인 사례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herejun(Twitter)│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전현성 HR팀 과장과의 솔직 토크!

Q 2011년 채용 계획은?

A 작년에 70명 정도 선발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계획이다.

Q 인턴십 관련 계획은?

A 예전에는 서머 인턴십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부서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선발하고 있다. 인턴십과 실제 채용 연계를 위해 서머 인턴십 부활을 검토 중에 있다. 서머 인턴십이 시행되면 인턴십 종료 후 가을 공채와 바로 연결시킬 수 있다.

Q 학력·나이·외국어 능력 제한은 있나?

A 다음은 학력·나이·외국어 실력을 중시하지 않는다. 해당 부서에 잘 융화돼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Q 면접 때 주로 하는 질문은?

A 주로 과거의 경험을 많이 물어본다. 미래 구상·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기업 특성상 과거 경험이 실무에서 어떻게 발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Q 면접에는 지원자가 몇 명 들어가는가?

A 신입 공채 때는 4명 정도가 들어간다. 경력 수시채용은 1명씩 들어간다.

Q 다음 입사를 위해 첫 번째로 준비해야 할 것은?

A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창의력을 키워라. 다음의 고객들은 니즈가 계속해서 바뀐다. 따라서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고, 기존 서비스에 새로운 가치를 계속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력의 바탕은 과거의 다양한 경험이다. 한 가지 경험에 집중한 사람은 시야가 넓지 못해 창의적이기 힘들다.


기업 탐방 후기

김종민 _ 부산대 경제 2

매일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만나는 Daum이라는 네 글자. 가까우면서도 자세히 알지 못해 멀게 느껴졌던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 언젠가 문득 떠올랐던 ‘다음 세대의 기업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바로 다음에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왔던 미니 갤러리, 카페테리아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다음의 가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수평적인 사내 분위기와 ‘아씨방’ ‘도령방’ ‘안마방’ 등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관계없이 재충전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곳에서라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마구 쏟아질 것 같다.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지닌 기업만 보았던 탓인지 다음의 사내 분위기는 마치 오염된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의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듯한 신선함 그 자체였다.

박혜인 _ 충북대 철학 2

다음 한남오피스는 건물 전체가 유리로 덮여 있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유리, 다음 탐방의 느낌 또한 이와 같았다. 회사 특성상 수평적 질서와 자율성이 우선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여기에 다음만이 가진 ‘다음스러움’이 더해져 있었다. 사내 직원들에게선 경직된 모습이 아닌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회사에 출근한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과 자율성을 최대한 허락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것 또한 큰 매력이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사람을 중심으로 한 구조는 다음이라는 회사를 하루하루 새롭게 만드는 듯했다. 소비자의 욕구와 시대적 경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고유의 색을 잃지 않은 비법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가능성과 솔직함을 인정받고 그 이상을 끌어낼 수 있게끔 도와주는 곳, 다음은 그야말로 ‘자기 인생의 다음’을 펼쳐갈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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