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K 해외봉사단'을 아시나요?] 보람+취업 발판 만들기…젊은 그대,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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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름 심은경’으로 유명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는 젊은 시절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경력 사항 맨 밑에는 ‘1975~1977 평화봉사단 단원’이라고 적혀 있다.

평화봉사단(Peace Corps)은 1961년 3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서명해 공식 출범한 미국 국무부 산하 해외봉사 단체다.

스티븐스 대사는 평화봉사단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 국무부에 입사해 다양한 요직을 거쳐 주한미국대사가 됐다. 그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잘 알 것이다. 대사에 임명될 수 있었던 것도 한국 생활을 통해 익힌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1950~196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해외봉사 활동을 추진해 여러 개발도상국 현지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왔다. 우리나라도 1989년 한국청년해외봉사단 창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20년 동안 해외봉사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반기문 전 외교부장관이 제8대 UN사무총장 자리에 오르고 2010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지위가 더욱 높아진 것에 힘입어,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는 해외봉사단 출신

해외봉사 활동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세계시민 정신을 기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대외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관하고 있는 World Friends Korea(WFK) 해외봉사단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각 정부 부처에 분산해 시행하던 해외봉사단 사업을 통합한 한국정부 파견 해외봉사단의 새로운 이름이다. KOICA는 선발된 봉사단원을 일정 기간 훈련시켜 2년 동안 개발도상국에 파견한다. 파견된 사람은 그 지역을 잘 아는 봉사단원이자 그 지역에 능통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2011년 2월 현재 1800여 명이 WFK 해외봉사단 사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및 중동 지역 등 46개국에 파견돼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별 전문가를 상시 모집하고 있으며, 파견될 국가의 언어 및 문화 수업을 비롯한 현지화 교육을 진행 중이다. 귀국 후에는 해외봉사 활동 경험을 활용해 적재적소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WFK는 크게 7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WFK-한국해외봉사단, WFK-한국대학생해외봉사단, WFK-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WFK-개도국과학기술지원단, WFK-중장기자문단, WFK-퇴직전문가, 그리고 WFK-태권도평화봉사단이다.


‘내 손’으로 캄보디아 농촌마을을 일구다

2004년부터 2년간 캄보디아 깜뽕스프주에서 농촌개발 분야 봉사 활동을 한 이은숙 단원의 사례를 보자. 그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접목시킨 주민 참여형 농촌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10년 넘게 가뭄이 이어져 물을 쉽게 구할 수 없던 마을에 저수지 수문을 개보수하고 농수로를 정비했다. 그 결과 마을에는 처음으로 물이 가득 찬 저수지가 생겼다. 1모작도 겨우 하던 농사는 3모작이 가능하게 됐다.

이 덕분에 마을 주민들은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마을의 정비된 도로와 물이 가득 찬 저수지의 아름다운 모습이 널리 알려져 현지 방송국에서 뮤직비디오와 드라마 배경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자신의 힘으로 지역사회가 획기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았던 이 단원은 봉사단 활동이 끝난 후 봉사단 관리요원 선발에 다시 지원했다. 그 결과 2008년부터 2010년까지 KOICA 캄보디아 사무소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그는 “해외봉사 활동은 학교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나 능력이 아니라 현지인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염려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2008년부터 2년간 페루에서 태권도 봉사 활동을 한 배제영 단원은 부임 후 10개월간 현지 아이들을 훈련시켜 2009년과 2010년 팬아메리카대회에 출전, 페루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배 단원은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겨뤄 승리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면서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며, 앞으로도 계속 훌륭한 태권도 사범들이 파견돼 아이들이 훈련을 지속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배 단원은 아이들에게 태권도 기술을 전수한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따뜻한 형 역할까지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46개국에 1800여 명 파견

최근 발간된 KOICA 봉사단원 활동수기집 ‘오아시스에서 잠을 깨다’의 저자 송영일 한의사는 2007년부터 3년간 우즈베키스탄에 국제협력의사로 파견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또 한의학 전파를 위해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의학 서적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4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을 수상했다. 그는 “큰 무대에서 한의학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해외봉사를 지원했다”고 말한다. 또 “3년간의 경험을 통해 ‘나는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렇듯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거창한 기술이나 능력을 가지지 않았어도 도움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서 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해외봉사의 경험이 자신을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으며, 작은 능력을 크게 꽃피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역시 미국의 평화봉사단 활동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한 경우다.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이 없어도 도움의 손길을 건네줄 수 있는 기회가 세상 곳곳에 존재한다. WFK 해외봉사단 활동은 세계시민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기회나 다름없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 더 넓은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해외봉사 활동을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해외봉사단원 인터뷰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4월호부터 총 5회에 걸쳐 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활동한 이들을 찾아가는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한 경험담과 임무 완료 후 커리어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뛰고 싶은 꿈을 가진 여러분, 주목하세요!


글 김경아 한국국제협력단 홍보실 사원 gakim@koica.go.kr│사진제공 한국국제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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