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체험기] 회화·비즈니스 실무 ‘쑥쑥’… 취업 성공으로 이어져

일본

처음 일본어의 매력에 빠진 것은 고등학교 시절 ‘전국 고등학생 한일 교류’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대학에 와서는 주 전공인 신문방송학 외에 일본어를 복수전공할 정도로 언어 공부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한국에 온 일본인들을 만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워킹홀리데이를 접하게 됐다.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활동계획서를 준비했고 비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미 JLPT 1급이 있었으므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하고 싶었다. 나의 목표는 유급 인턴십이었다.

워킹홀리데이협회에서 진행했던 홋카이도의 스키리조트 인턴십 설명회에 참석하면서 방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홋카이도 스키리조트 측에서는 일본어 성적보다 회화 실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다행히 일본인에게 배운 회화 실력을 인정받아 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하게 합격했다.

홋카이도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막상 2008년 11월 말에 홋카이도에 도착하니 살을 에일 정도로 추위가 매서웠다. 영하 27도의 경험해보지 못한 추위와 그 이상으로 아름다운 설원을 만났다. 산 속 스키장에서 근무할 때는 정말 입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다. 때문에 야외 근무는 20분 단위로 교대가 이뤄졌다.

현장과 숙소, 사무실에서 일본인, 호주인, 캐나다인 등 다양한 외국인과 만났고, 그 즐거움으로 추위도 잊을 수 있었다. 근무자에게는 리프트 이용권이 무료 지급되기 때문에 쉴 때마다 친구들과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겼고, 인턴십을 끝마칠 즈음인 2009년 3월에는 수준급으로 스노보드를 탈 수 있게 됐다. 깊이 쌓여 있는 천연 설원 위를 마음껏 질주할 때의 짜릿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4개월간의 리조트 인턴십을 마치고 나고야에 위치한 한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기로 했다. 다시 모든 게 새롭게 느껴졌다. 도요타 생산방식과 관련한 경영컨설팅을 중심으로 기업 연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업에서 영상 편집과 교육사업 기획업무 및 통·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사무직 근무를 하면서 비즈니스 회화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현지에서 응시한 BJT(비즈니스 일본어 능력시험)에서 800점 만점에 740점, 응시자 중에서 최고 수준의 성적이었다.

또한 회사의 보증으로 집을 계약하고,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출퇴근을 위해 오토바이를 사고, 현지에서 면허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는 등 여러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외국인 신분으로 일본 사회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과 한일 양국 간 비즈니스 업무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는 점이다. 내가 참여한 아이디어들이 실현되고 좋은 평가를 얻어냈을 때의 보람과 기쁨은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얻은 최고의 선물이다.

지금은 졸업을 앞두고 STX 지주회사에 채용이 결정돼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경험 덕에 서류 전형을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고 이후 면접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경험한 1년간의 워킹홀리데이는 취업이나 스펙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넓은 세상에서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나만의 소중한 재산이자 추억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주기태
- 1985년 생
-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 인턴십 기간 : 2008년 11월~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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