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하는 건 아마추어, 바라는 건 프로

정균승의 희망 칼럼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 선수가 구단이 창단한 이래 11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출신 투수로서 124승의 최다승 투수로 등극한 박찬호 선수와 함께 한국인의 자긍심이 아닐 수 없다.

프로야구에서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라고 해서 무조건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는다. 상대편 투수 역시 다양한 구질의 공을 던지는 프로 선수인 만큼, 무턱대고 배팅을 했다가는 삼진 아웃을 당하거나 병살타를 날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야구의 타자들은 자기가 잘 치거나 좋아하는 코스로 공이 날아올 때 비로소 힘껏 배팅을 해 안타나 홈런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프로 골퍼들도 모든 홀에서 버디(-1)를 잡겠다고 덤비지 않는다.

18개의 홀 가운데 버디를 노릴 만한 홀 몇 개를 골라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한다. 나머지 홀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경기 운영으로 파(0)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무 홀에서나 버디를 잡겠다고 덤벼들었다가는 공이 러프에 빠지거나 벙커에 들어가 큰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은 경기에 삶을 거는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들과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다르다. 프로의 마인드와 아마추어의 마인드는 운동선수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 소중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프로의 정신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프로 선수들은 자신의 플레이 결과에 따라 ‘몸값’이 결정된다. 좋은 성적을 내면 연봉이 올라가고 다른 구단의 스카우트 대상이 된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연봉이 깎이거나 2군으로 밀려나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아예 ‘방출’되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경기 하나하나에 목숨을 건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직업 현장에만 존재하겠는가.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활동은 프로 아니면 아마추어의 대접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프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의 분야에서는 프로여야 한다. 우리는 모든 삶에서 프로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한 가지에서는 프로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무엇에선가 그처럼 목숨을 건 프로의 승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혹시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특별한 전략도 없이 막무가내로 휘두르다가 ‘헛스윙’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다운 마인드와 전략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하는 것은 아마추어처럼 하면서 대접은 프로처럼 받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양심 불량이다. 조직의 세계에서 몸값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프로의 대접을 받으려면 먼저 프로답게 활약해야 한다.

그대는 무엇으로 프로이고 싶은가? 그대는 무엇으로 프로의 대접을 받고 싶은가? 만일 아직 어떤 것에서도 프로가 아니라면, 앞으로 프로가 되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기왕이면 ‘프로’처럼 살자. 그렇지 않으면 ‘포로’와 같은 대접을 감수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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