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취직하면 다 사내연애 할 것 같죠?

곽정은의 달콤살벌 연애 코치

얼마 전 한 인터넷 업체가 2,30대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기사화된 적이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동료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남자의 경우 90% 이상, 여자의 경우 50% 이상의 수치가 나왔던 것. 남자 동료의 10명 중 9명은 여자 동료를 단순히 동료로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역시 남자들은 늑대야’ 혹은 ‘여자들은 내숭이 심하군’이라고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그보다는 희망 어린 메시지를 가슴에 품어야 하지 않을까. 캠퍼스에서 의미 있는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고 해도, 사회에서 얼마든 연애를 할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그러나 사내연애가 오히려 까다로운 부분이 훨씬 많을 수 있다는 걸 먼저 생각해두자. 사내연애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첫 번째 포인트,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성 직원과의 이야기가 가십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거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미혼의 두 남녀가 특별한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당사자에게 꽤나 부담스러운 일이고, 특히 남자들은 그 사실을 더 부담스러워한다.

결혼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특정한 누군가와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게 알려지면 자칫 남자들 사이에서 ‘연애하러 회사 다니는 놈’으로 찍힐까봐 겁내는 게 남자들이다.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여자들도 둘 사이의 관계가 알려지는 걸 부담스러워할 건 뻔한 일이다.

자, 그럼 첫 번째 작업 포인트가 나온다. 당신이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절대로 알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런데 남자는 뭔가 확실한 관계가 될 때까지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여자는 동료들과 비밀을 공유하면서 친해지는 버릇이 있어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 생겨도 그 사실을 동료에게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둘 사이가 완전히 궤도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 어떤 이야기도 노출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서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

두 번째 포인트는, 동료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쟁자까지 견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그 뻔한 멤버 중에서 당신이 마음에 들어한 이성이라면 분명 군계일학이라 부를 만큼 꽤 괜찮은 이성일 확률이 높다. 사람 마음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일 테니까.

그런데 그 경쟁자보다 잘 어필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버해서는 절대 안 된다. 오히려 인기가 많은 사람일수록 자기한테 데면데면하게 굴고, 도무지 마음을 알 수 없게 행동하는 이성에게 오히려 호기심을 가진다는 걸 기억하라.

2~3일 정도는 무심한 콘셉트로 밀고 나가고, 하루쯤은 마주칠 때마다 아주 반갑게 그리고 은근히 섹시하게 눈웃음을 건네보자. 그럼 상대방은 당신의 감정이 확실히 어떤 건지 호기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자신의 매력지수를 업그레이드해두는 것은 기본.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지녀야 하는 건 필수라는 얘기다.

캠퍼스 연애보다 훨씬 까다로운 사내연애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대전제는 바로 ‘당신 스스로가 매력 있는 동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트할 때만 만나고 헤어지는 남녀들과 달리,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보일 꼴 못 보일 꼴 다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평소 이미지 관리를 잘해둬야 작업도 쉽고, 뒤탈도 없다. 갑자기 이미지에 신경 쓸 때는 이미 늦었을 확률이 높단 얘기다.

당신이 맡은 일에 열정을 다하는 모습, 동료 직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 망가질 땐 망가질 줄 아는 인간적인 모습… 당신의 드라마틱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당신이 점찍은 그 사람은 어느 순간 당신의 소중한 반쪽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캠퍼스에서도 못다 했던 러브 모드를 취직 후에 꼭 이뤄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원칙을 실천에 옮겨보시길.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이자 연애·성 칼럼니스트.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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