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중요성 부각…반드시 뽀개야 취업문 ‘골인’

영어 스피킹·PT 면접 정복하기

본격적인 취업 시즌이다. 올 하반기 대기업 공채 요강을 보면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 토익 점수 대신 '영어 말하기 점수' 성적표를 제출하라는 것과 프레젠테이션 면접(이하 PT면접)이다.

이 바닥(?)을 주름잡던 토익 대신 토익 스피킹, OPIc 등 영어 말하기 점수의 비중이 늘고 면접도 일반 면접과 PT면접이 동시 진행되는 추세다. 준비할 게 많아졌다고 불평하지 말자. 두 가지를 확실히 정복해야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2010년 취업의 대세는 영어 말하기 시험과 PT 면접이다. 이 두 가지를 넘어야 최종 면접에 도달할 수 있다. ‘이건 또 뭐야?’ 하는 당신을 위해 짚고 넘어가보자.

영어 말하기 시험에는 ‘토익 스피킹’ ‘OPIc’과 함께 지-텔프(G-TELP) 한국위원회의 구술능력평가(GST), 서울대의 텝스 스피킹 등이 있다.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시험은 단연 토익 스피킹과 OPIc이다.

토익 스피킹은 토익으로 유명한 미국교육평가원(ETS)이 개발했고 지난해 기준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22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최대 연간 300만 명이 응시할 수 있고, 전국 7000여 명의 수험자가 동시에 iBT, CBT, MBT 방식으로 시험을 볼 수 있다.

OPIc은 컴퓨터를 통해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한다. 단순히 문법(Grammar), 어휘(Vocabulary)나 외국어 규칙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다.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영어 말하기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기업은 삼성, LG, CJ, 한화, 포스코, 두산, 현대기아자동차, STX,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공사,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다. 올해 7급 공무원 행정직 임용시험의 영어 면접에도 토익 스피킹이 활용됐다.

PT 면접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 앞에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발표를 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PT 면접을 시행하는 이유는 면접자들이 평소 가지고 있는 사고체계, 논리성, 표현력, 발표력, 문제대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보기 위함이다.

기업들이 진정 알고 싶은 것은 면접 시나리오의 특화된 답변 뒤에 가려진 지원자들의 평소 모습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장기간 시간을 투자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PT 면접을 선호하는 것이다. 삼성, LG, 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증권, 대한항공, 한화, 롯데, KT&G, KT 등 다수의 대기업이 PT 면접을 시행하고 있다.

토익 스피킹은 듣고 말한 것을 녹음해서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기 시험에서 신경 써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발음’이다. 발음이 좋으면 절반은 성공인 셈. 발음이 틀리면 들리는 것도 틀릴 수밖에 없다.

토익 스피킹은 파트가 정해져 있어서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는지, 본인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지 등을 단계별로 평가한다. 실무에 연관되는 후반부의 어려운 파트의 점수가 높아야 전체 점수가 잘 나온다.

영어 말하기 시험은 혼자서 준비할 수 없다. 반드시 삼삼오오 모여서 하는 스터디가 필요하다. 피드백이 중요한 만큼 원어민이 없더라도 서로 듣고 평가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녹음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녹음한 영어 문장이 아름답게 들릴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자.

한 가지 주의할 점으로 그웬 YBM 토익 스피킹 강사는 ‘실력에 맞는 축약어, 연음 사용’을 꼽았다. 그는 “말하기 능력은 초등학생 수준인데 발음만 굴린다면 역효과가 난다”며 “초보 단계라면 발음을 굴리는 것보다는 단문 형태로 간단히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토익과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 안에 공략하는 것이 좋다. 시험 유형이 정해져 있어서 전략만 잘 잡으면 두 달 안에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똑같은 콘텐츠 안에서 공부하다 보면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으니 재미 붙였을 때 점수를 얻도록 하자. 토익과 병행하기보다는 한 가지를 먼저 끝내고 다른 한 가지에 올인하는 것이 낫다.

토익 스피킹은 파트별로 문제 형식이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OPIc보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OPIc은 설문조사를 통해서 응시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에 질문을 한다.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되며 토익 스피킹에 비해 문제가 많은 편이다.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반면, 어떤 문제가 먼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OPIc은 파트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회화처럼 소재별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며 토익 스피킹은 유형별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OPIc과 토익 스피킹 모두 한 달에 2~3번, 취업 시즌엔 4번까지도 시험을 볼 수 있고 시간대도 다양하다.

프리젠테이션 월드 2010 행사가 27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대한프레젠테이션협회주최로 열렸다.이승일 대한프레젠테이션회장이 굿바이 스티브잡스라는 타이틀로 강연를 하고 있다. 2010.05.27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PT 면접의 목적은 면접관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시지가 단순 명료해야 하며 이해하기 쉬운 구조(플롯)와 언어로 구성해야 한다. 유창한 언변과 작성 실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명확한 메시지 전달에 실패한다면 면접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면접관들은 ‘저 사람이 얼마나 잘하나’ ‘얼마나 능숙한가’를 보는 것보다는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접근했나’를 본다. 발표할 때는 임기응변과 임하는 자세를 살핀다. PT 면접이 도입된 이유도 단순한 질문으로 사람의 인성을 파악할 수 없는 만큼, 머릿속에 갖고 있는 종합적인 생각들을 끄집어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PT 면접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다음의 4단계 과정을 알아두자.

1. 분석과 판단(40%) :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만든다.
2. 이야기 만들기(30%) : 청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엮는다.
3. 작성하기(20%) : 1, 2번의 내용을 슬라이드로 작성한다.
4. 발표(프레젠테이션)(10%) : 면접관(청중)에게 설명한다.

프리젠테이션 월드 2010 행사가 27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대한프레젠테이션협회주최로 열렸다.이승일 대한프레젠테이션회장이 굿바이 스티브잡스라는 타이틀로 강연를 하고 있다. 2010.05.27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김용석 비즈니스 컨설턴트는 “이 전체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1번과 2번”이라고 강조하며 “취업 준비생들이 3, 4번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 전체 노력의 70% 이상을 1, 2번에 쏟으라”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PT 면접에서는 지원자에게 특정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면접관이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메시지 구조는 결론, 명분(이유), 증거다. 먼저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을 지지하는 2~3가지의 이유를 들어야 한다.

또 그 2~3가지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확보해야 ‘면접관이 원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명분과 증거는 가장 핵심적인 것 2~3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명분이 단순·명쾌해야 면접관들이 잘 기억할 수 있다.

프리젠테이션 월드 2010 행사가 27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대한프레젠테이션협회주최로 열렸다.이승일 대한프레젠테이션회장이 굿바이 스티브잡스라는 타이틀로 강연를 하고 있다. 2010.05.27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PT 면접 시 슬라이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의 키포인트는 작성 속도와 발표 울렁증이다. 이를 위한 최선의 트레이닝은 직·간접적인 경험이다. 직접적인 경험은 실제로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을 계속 반복하며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또한 발표 태도나 매너 등에 대해 피드백을 받기 이전에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됐는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도움이 된다. 간접적인 경험으로는 남들의 작품을 되도록 많이 감상하면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PT를 단기간에 끝내려는 생각은 금물이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기업들이 채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PT 면접은 종합적인 인성과 사고력을 판단하기 위한 수단이다. 작성 잘하고 발표만 잘하면 된다는 착각을 하루빨리 없애도록 하자.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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