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행정직원 되기] 신이 감춰 둔 직업? ‘채용·연봉·정년’의 모든 것

25일 한경닷컴 신촌교육센터에서 열린 '대학 취업지원 담당자 역량강화 세미나'에 참가한 각 대학 취업 담당 교직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2.25

일명 교직원, 더 정확히 말해 ‘대학 행정직’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 시험이 인기 있는 것과 비슷하다. 정년 보장과 두둑한 연금이 바로 그 이유! ‘신이 감춰둔 직업’으로도 불리는 대학 행정직원에 대한 모든 것,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

◆ 국·공립 대학 행정직원

국·공립 대학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크게 교육행정직과 교육전문직으로 분류된다. 정규직의 개념인 교육행정직은 공무원으로 국·공립대학 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교육전문직은 기성회직이라고도 불리는 계약직으로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교육행정직은 일반 공무원 시험과 마찬가지로 국가직·지방직으로 나뉘는데 국가직은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직은 각 지자체 교육청에서 뽑는다. 단, 지자체 교육청에는 자체 채용권이 없기 때문에 필요하면 행정안전부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이뤄진다.

교육행정직 채용 경쟁률은 다른 공무원 시험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수준이다. 2010년 9급 교육행정직은 14명 모집에 8173명이 몰려 583.8 대 1을 기록했다. 신규 임용은 보통 20여 명 안팎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국가직은 2008년 행정직렬로 통합되었다.

교육행정직 공무원의 시험 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교육학개론, 행정법총론 등 총 5개다. 최종 합격하면 교육기관(공립 초·중·고교, 국립대,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기관 등)에 배치된다.

임용된 근거지에 따라 ‘어디로 가고 싶은지’ 본인의 의사가 존중된다고 한다. 일단 배정이 다른 곳으로 나더라도 공무원들은 순환 근무를 하기 때문에 희망하면 대학으로 이동할 수 있다.

국·공립 대학의 행정직원이 되고 싶다면 행정안전부 나라일터(gojobs.mopas.go.kr) 홈페이지를 꾸준히 챙겨보길 권한다. 교육행정직의 연봉은 공무원 급여 기준에 준한다.

연봉계약직으로 분류되는 교육전문직의 연봉은 공무원 급여 수준을 감안해 책정한다. 수당도 공무원과는 다르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S대학의 경우, 마급(학사 이상)은 초임 2140만 원, 라급(석사 이상)은 2340만 원 수준. 이 대학의 한 관계자는 “국·공립은 공공기관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사립대학에 비해 급여 수준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전문직은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인력으로 ‘기성회직’이라고도 불린다.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예산이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이 때문에 신규 업무가 늘었을 때만 한정적으로 인원을 뽑는다. S대학은 올해 6명을 신규 채용했다.

교육전문직은 우선 1년 계약을 하고 성과와 업무실적 평가를 통해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렇게 2년이 되는 시점에 무기 계약 여부를 평가하는데 무기 계약직이 되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서울 관악구의 S대는 약 10년 전부터 기성회직도 정규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행정직 공무원과 급여 테이블이 같을 뿐 아니라 육아 휴직, 근무 외 수당도 동일하게 받는다.

보통 대학 행정직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방학 출·퇴근 시간은 어떨까? 오전 10시 출근, 오후 3시 퇴근? 아니다. 방학에도 풀타임 일한다.

25일 한경닷컴 신촌교육센터에서 열린 '대학 취업지원 담당자 역량강화 세미나'에 참가한 각 대학 취업 담당 교직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2.25

◆ 사립대학 행정직원

사립대학 행정직원이 되는 방법은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학교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사립대학 행정직원은 수시 채용이 많고 채용 인원은 적기 때문에 평소 취업 사이트나 대학 교직원 채용 관련 카페를 자주 방문하여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자들의 스펙은 매우 화려하다고 한다. 외국어 능력은 필수다. 특히 중국어와 일어가 중요하고 토익 850점은 기본이다. 또한 S전자 등 대기업 경력을 지닌 신입 직원이 상당히 많은데 실제로 A대학 관계자는 “토익 950점, 일본어능력시험 1급에 스페인어까지 구사하는 지원자가 대기업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떨어진 것을 봤다”고 말했다.

요즘 대학 직원들은 석사 출신이 많다. 본교 대학원에 진학하면 등록금이 전액(또는 일부) 면제되는 혜택 때문인 듯하다. 성북구 K대학은 70%, 광진구 K대학은 100% 면제된다.

채용 경쟁률은 두말할 것도 없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은 최고 700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서울 광진구 K대학은 작년부터 대학 행정직원에게 해외 파견 기회를 주고 있다.

작년 1기생은 현재 뉴욕주립대에서 아시아 학생들의 행정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근속연수, 근무평가, 인사고과, 영어회화 능력, 학교 기여도 등을 평가해 선발한다.

사립대학 정규직 초임 연봉은 최저 1440만 원에서 3000만 원대 후반이다. 하지만 연봉이야말로 학교마다 제각각이다. 평균 2000만~3600만 원이라고 보면 된다. 기간제(계약직) 직원의 연봉은 정규직의 70~80% 수준이다.

교직원의 ‘꽃’이라 불리는 사학연금(사립학교 교직원 연금)은 어떨까. 올해 1월 1일 개정된 사학연금법에 따르면, 매월 부과되는 세액은 월급이 얼마냐에 따라 다르다.

만약 25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면 세액은 6.3%, 즉 250만 원×6.3% = 15만7500원으로 매달 15만7500원이 사학연금으로 빠져나간다. 서울 B대학에 31년째 다니고 있는 한 행정직원은 “퇴직하면 매달 300만 원 이상의 연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본교 출신이 유리하다는 소문에 대해 경기도 광주의 S대학 관계자는 “대학 직원이 되려면 그 대학 학생을 상대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본교 출신을 우대한다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K대학의 경우 본교 출신이 60% 정도라고 한다.

조교를 하면 정규직 채용에 유리할까? 아니다.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기간제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방학 때 ‘오전 10시 출근, 오후 3시 퇴근’하는 일도 거의 사라졌다. 서울 성동구 H대학도 작년부터 오후 5시 30분 퇴근으로 바뀌었다. C대학 관계자는 “워낙 대학이 많고,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 누구도 고용 보장을 장담하지 못한다. D대학은 직원 중 절반이 구조조정을 당했다”고 말했다.

25일 한경닷컴 신촌교육센터에서 열린 '대학 취업지원 담당자 역량강화 세미나'에 참가한 각 대학 취업 담당 교직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2.25

Tip
대학 행정직에 관심이 있다면 사학진흥재단(kfpp.or.kr)에서 실시하는 사이버연수 중 ‘교육법령 해설 및 학교법인 재정구조의 이해’를 수강하는 것이 좋다. 학교 조직이나 법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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