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인터뷰] 총출동! 웹툰 그리는 대학생

누구나 만화가가 되는 시대가 왔다. 그림 실력이 조금 떨어져도, 비싼 장비가 없어도 퐁퐁 솟는 아이디어와 ‘칼 마감’을 지키는 책임감만 있다면 OK. 그래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웹툰계에 먼저 입성한 평범한 대학생 작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볼 것.



대학생이 그리는 공감툰



- 임건(한양대 국제학부 09)

나의 작품은 ‘대학생이 그리는 공감툰’.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 때 공감.jpg’ 같은 만화다. 많은 사람들이 “맞아, 나도 그래” 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 목표.

필명은 ‘흔대’. 흔한 대학생의 준말이다. 평범한 대학생 중 한 명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사실 이제 곧 졸업인데 만화 제목도 대학생, 예명도 대학생이라니…. 아이고~ 두야.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학기 프로젝트 과제 발표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프로젝트 주제를 자유롭게 정해 진행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때 만화 연재를 선택했다. 그후 ‘네이버 도전 만화’에 연재를 하고 인기를 얻으면서 모 회사와 협업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직접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연재 중.

평균 수입은 0원. 가족들이 수고하라고 용돈을 준다.

웹툰을 그릴 때 아이디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 한 화를 완성해 업로드하고 나면 바로 ‘다음 화는 뭘 그릴까’ 고민한다.

웹툰 그리고 싶은 친구들아 내가 만든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멋진 일이다. 부담 없이 취미 삼아 한다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해보길.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



바로잡는 순애보



- 이채영(세종대 만화 애니메이션 09)

나의 작품은 네이버 일요웹툰 ‘바로잡는 순애보’. 평범한 일상을 원하는 주인공 ‘바로’가 사람이 되고 싶은 곰과 호랑이를 만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필명은 없다. 다들 필명을 쓰는 것을 보니 나도 만들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재미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으로 전부 작업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 있다. 재작년부터 진행된 대학만화 최강자전이라는 공모전을 통해 데뷔했다. 3위 안에 들면 정식 연재의 기회를 주는데, 다행히 좋은 상을 받아 연재 기회를 얻었다.

평균 수입은 작가에 따라 천차만별. 나의 경우는 먹고 살기에 문제없을 정도다.

웹툰을 그릴 때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을 그릴수록 성장할 것이라는, 적어도 어제보단 나아질 거라는 믿음!

웹툰 그리고 싶은 친구들아 되든 안 되든 일단 시작해라. 큰 목표를 갖고 시작하든, 잉여백수 탈출을 위해 시작하든 계기는 중요하지 않다.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할 뿐. 그리고 마감을 잘 지키도록!



제 3경호팀




- 카리보(ㄱ대학교, 22세)

나의 작품은 ‘제 3경호팀’. 이준우라는 주인공이 가상 국가 에스콜타의 ‘CODE’라는 사설 경호팀에 입사 후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엮어낸 이야기다. 무겁고 우울한 주제였던 전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만화를 그려보고 싶었다.

필명은 카리보. 별 의미 없다.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 필명을 고민하다가 평소 좋아하는 북유럽의 카리부 사슴이 떠올랐다. 카리부라는 필명은 이미 사용 중이라 ‘카리보’라고 지었다.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부터. 집에 돌아와 자기 전까지 남는 시간을 활용해 취미였던 만화를 아마추어 게시판에 연재했다. 한 달쯤 지나니 연재처에서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와 기회를 냉큼 잡았다. 현재는 레진코믹스에서 연재 중.

평균 수입은 연재처에 따라 다르다.

웹툰을 그릴 때 스케줄 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주 1회 연재 시스템이기 때문에 7일을 잘 분배해 스케줄을 짜야 한다. 오랫동안 장기 연재하는 작가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웹툰 그리고 싶은 친구들아 밤샘 작업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 번 건강이 나빠지면 이후의 스케줄에도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모두 건강한 작업하길!



Baba의 그림이야기



- 최설(단국대 전자전기공학 13)

나의 작품은 ‘Baba의 그림이야기’. 페이스북 페이지에 일상툰을 올리고 있다. ‘헤어데이’라는 어플의 광고 만화도 연재 중.

필명은 Baba. 실명을 사용하면 스스로 부담스러울 것 같아 필명을 만들었다. 만화를 통해 보이는 내용 중 일부는 나의 사생활이기도 하니 실명을 쓰고 싶진 않다.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태블릿을 구입하면서부터. 물론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태블릿을 구입하면서 더 열심히 그리게 되었다. 네이버에 누구나 자신의 만화를 올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소나기’를 연재했는데 만화를 본 고등학교 동창의 소개로 어플 광고 만화까지 그리게 됐다.

평균 수입은 많지 않다. 웹툰 작가의 수입이 높다는 말은 인기 배우의 몸값이 비싸다는 이야기와 같다. 수입 높은 배우는 손에 꼽히듯, 돈을 많이 버는 작가 또한 웹툰계에서 극소수다.

웹툰을 그릴 때 그림 실력의 부족함을 느낀다. 정식으로 만화를 배워서 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 만화가들에 비해 표현력이 떨어질 수밖에. 하지만 요즘은 자신감이 생겼다. 실력이 늘어서가 아니라 배우지 않아도 충분히 나만의 표현이 나온다고 생각을 바꿨기 때문이다.

웹툰 그리고 싶은 친구들아 학과는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당장 시작하길. 그리고 이건 우리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인데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한마디 덧붙인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점점 나아지는 사람은 많다.”


글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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