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헤매는 즐거움, 연세대 옆 연희동 산책

남의 학교 앞 나들이 가이드-연세대 서문

한적하기만 했던 연희동은 2009년 서울문화재단이 ‘연희 문학 창작촌’을 조성하면서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하나둘 아티스트들의 작업 공간이 생겨나면서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연희동을 찾는 발길도 많아진 것.

연희동 산책의 시작점은 연세대 서문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연희삼거리’ 버스정류장이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잘 정돈된 주택가가 나오는데 산책의 진정한 재미는 이때부터다.



연희동의 랜드마크 연희 문학창작촌



연희 문학창작촌은 절로 시(詩) 한 구절이 터져 나올 것 같은 문학의 기가 가득한 곳이다. 2009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서울문화재단이 만든 창작공간으로, 문인들의 집필실을 비롯한 문학 교류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끌림’, ‘울림’, ‘흘림’, ‘들림’ 등 4개 동에 20개의 집필실이 있으며, 이 중 3개 집필실은 해외 문학 교류를 위한 국제 레지던스로 활용하고 있다. 문인들만 문학창작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야외무대, 문학미디어랩 등의 공간을 통해 연희문화학교, 가을 문화축제 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글의 자모가 새겨진 철문부터 벽, 나무, 건물 곳곳에 문학의 흔적이 묻어나는 문학창작촌은 연희동 산책에 빠져선 안 될 코스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증가로2길 6-7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토, 일 휴무)
문의 02-324-4600



맛있어서 자꾸 웃음이 나는 크크 레스토랑




눈에 힘을 주지 않으면 지나칠 만한 아담한 공간에 ‘크레이지 셰프(Crazy Chef)’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5개 남짓의 테이블이 전부인 ‘ㅋㅋ(라고 쓰고 ‘크크’라고 읽는다) 레스토랑’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고등어 파스타다. 이름만 듣고 비린 맛이 날 것 같다며 손사래를 치던 사람도 한 입이면 금세 생각이 바뀔 정도로 맛이 좋다. 고등어 파스타를 포함해 토마토 파스타, 크림 알프레도 파스타, 스테이크, 브라우니, 카프레제 샐러드가 메뉴의 전부. 셰프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하는 탓도 있지만, 자신 있는 것만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연희동에서 이렇게 거룩한 가격의 고품격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산책길을 즐겁게 한다. 매장을 가득 채우는 셰프의 친절함은 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5길 27
운영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월요일 휴무)
문의 070-8290-8954 가격 고등어 파스타 9000원, 프레쉬 토마토 파스타 9000원, 카프레제 샐러드 7000원, 수제 브라우니 3000원



감성 가득한 공간 래핑폭스(LAUGHING FOX)




문을 열면 보이는 요염한 표정의 ‘래핑폭스’ 그림이 손님을 맞는 곳. 훈내 풀풀 나는 두 청년이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연희동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은 디저트 카페다. 아는 사람만 아는 아지트 같은 곳이었지만, 입소문을 타 연희동 마니아들에게는 꽤 인기가 좋다. 래핑폭스의 내로라하는 메뉴는 과일주스. 과일의 싱싱함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일부러 만들어놓는다는 ‘알갱이’가 핵심이다. 무화과 피자, 타르트, 스콘은 직접 만드는 정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매장 인테리어도 두 대표의 작품이다. 벽에 걸린 그림부터 아이디어 소품, 테이블마다 꽂혀 있는 꽃까지 매장 곳곳에서 세심함이 우러나온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1나길 5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문의 070-4139-5225 가격 아메리카노 4000원, 플랫화이트 4500원, 생자몽 주스 6000원, 스콘 2500원, 타르트 5000원대



핸드메이드 작품을 한곳에서 디자인 프리마켓




지난해 9월 문을 연 디자인 프리마켓은 핸드메이드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은 아니다. 디자인 프리마켓은 카페, 갤러리 ‘소유’, 아카데미 작당(作黨)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우선 1층에 자리한 카페는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해 디자이너와 소비자가 작품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웰컴데이’를 통해 디자인 프리마켓의 문을 두드리는 디자이너 중 창의성과 상업성을 고려해 전시할 작품을 선정한다. 2층 갤러리 ‘소유’는 2주에 한 번 조소, 동양화 등 작가들의 기획전을 진행해 누구나 전시회를 찾을 수 있도록 한 공간. 아카데미 ‘작당’에서는 소이캔들, 캘리그래피 컵, 패브릭 작품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클래스가 운영된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29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월요일 휴무) 문의 02-325-6248, www.designfreemarket.com


글·사진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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