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남자친구가 섹스를 하다 움찔 놀라더니 어느 날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나 처음 아니지?”
Q 재미삼아 남초 커뮤니티를 엿보다가 충격을 받았어. 어떤 이가 말하기를, “여자친구가 경험이 많은 것 같아 실망했다”라는 거야. 충격 받은 이유는 여자친구의 경험을 잠자리 기술이나 애티튜드 때문이 아니라 ‘처녀막’과 ‘음부’로 판단을 했다는 거야. 그 모양과 색깔이 상상하던 것과 많이 달랐대. 그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는 헤어지라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그 여친을 욕하는 사람도 있었어. 상상을 초월하는 남자들의 생각과 반응에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 그러면서 살짝 궁금해졌어. 정말 섹스를 많이 하면 몸에 티가 나는 걸까?
A 여자의 음부의 모양과 색깔을 보고 ‘섹스를 많이 해 본 여자’라고 판단하는 남자들이 있다. 물론 바보 같은 소리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대로 따져보면 야동 배우들의 음부는 모두 검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배우가 더 많다.
음부의 색이나 소음순, 대음순의 크기는 ‘섹스를 했느냐, 안 했느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색이 짙어진다. 보통 사춘기 때 색소 침착이 시작되는데, 이때 유두도 색이 검어지는 경우가 있다. 사람마다 얼굴 모양새, 피부색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남자들은 ‘핑크빛’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음담패설을 늘어놓을 때도 ‘핑크빛’을 빼놓지 않고, 야동을 고를 때도 이왕이면 ‘핑크빛’ 음부와 유두를 가진 야동 배우를 선택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어렸을 때 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은 이의 성기가 분홍빛을 띤다는 게 팩트다. 이 사실만 알고 있더라도 인터넷에서 무식을 자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음부나 유두의 색깔로 ‘섹스 경험이 많은 여자’라고 판단하는 것은 여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색이 검다는 것에 콤플렉스를 가지게 되면 섹스를 꺼려 하는 것은 물론, 대중목욕탕조차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섹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헤어지는 것은 엄밀히 말해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정확한 근거도 없이 멋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굳이 ‘증거(?)’를 찾아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경험의 많고 적음에 따라 좌우되는 얄팍한 사랑이기 때문이 아닐까? 잊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과 몸으로 대화하는 지금이 무엇보다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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